[3부] 58. 차시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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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 차시쩨 이야기



 

 

한때 진 지방의 라조에 미라래빠가 머물고 있었다. 이때 그는 차시쩨의 공양을 받으며 지냈다. 많은 보시자들의 모임이 있는 자리에서 차시쩨는 일어나 스승에게 여쭈었다.

"선생님! 진리를 설하는 법회에 참석하면 저는 항상 기쁨니다. 하지만 저는 훌륭한 수도자나 학식 있는 승려가 될 수 없습니다. 선생님께서 오로지 수행에만 몰두하시는 걸 보니 큰 신심이 저의 가슴속에서 일어납니다. 과연 저 같은 사람도 수행에 전념할 수 있겠습니까?"

"진리를 설하고 공부하는 것은 다만 수행을 위한 것이다. 명상하고 수행하지 않는다면 진리를 공부하고 배운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자, 노래를 들어보렴."

 

        수행을 동반하지 않고 설법하면

        자만심을 낳을 뿐이네.

        손으로 기르지 않으면 양자는 언제나 원수가 되네.

 

        스승의 가르침(은총) 없는 경전 보따리는 짐이 뿐이니

        위선자와 허풍쟁이가 아닌 다음에야

        무슨 이득을 있으랴!

        잔꾀 많은 방편 교의를 듣고

        사람들은 기뻐하고 칭송하나

        진정한 스승의 구경 교의(究竟敎義) 듣고

        따르는 사람은 참으로 적네.

 

        친애하는 보시자들아, 제자들아,

        신심으로 거룩한 진리를 수행하렴.

        속이지 말고 자랑하지 말며

        겸손하고 정직하며 솔직하렴.

        이제 그대에게 진리를 설하리라.

 

미라래빠는 계속 말하였다.

"만약 진리를 수행하기로 결심한다면 그 사람은 많은 것을 배우게 되리라. 그러나 만약에 본질적인 진리를 잠시 동안만이라 명상할 수 있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말이 많은 사람을 소중한 가르침을 자신의 낮은 소견으로 파악하여 그 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부동의 경지에 머물게 하지 못한다면 선하게 보이는 모든 행동들은 스스로를 속이는 결과가 된다.

만약 세속에 대한 큰 집착과 욕망을 지니고 있다면 어떤 형태의 진리를 수행하든지 그것은 다만 말뿐인 진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처음에는 기쁜 마음으로 불교를 연구하다가가 학식을 얻게 되면 끝내 큰 자부심을 가지고  과거의 위대한 스승들에 대한 신심을 저버린다. 이로 인하여 축복을 받지 못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진리를 수행할 시간이 넉넉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그들이 미처 깨닫기도 전에 죽음은 갑자기 찾아와 수행의 기회를 영원히 빼앗아 가게 된다.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므로 그대들은 불교의 지식을 모조리 입 안에 가둬 두고 명상에 전념하라. 지식과 명상을 하나로 심화시키지 못하고 많이 배운 뒤에 명상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마침내 길 잃게 되리라. 왜냐하면 지식은 끝이 없고 그것을 모두 습득할 가능성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불교 지식이 풍부한 존경할 만한 성직자(승려)에게 묻는다면 그는 '불교의 가르침 중에는 어느 하나 필요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리하여 그로부터 수많은 가르침들을 배우게 되지만, 어느 것을 수행해야 할지 끝내 알지 못하게 된다. 비록 한 가지를 선택해서 한동안 수행해 보겠지만 수승한 체험을 얻지는 못하리라. 그러면 의심과 의혹이 마음속에 스며들어 이렇게 생각하게 되리라.

'다른 수행법을 행하면 어떨까? 이것보다 저런 행법이 더 낫지 않을까?'

결국 그는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쏘마 식물을 연구하는 학자에게 비유될 수 있다.  그는 본래의 목적을 잊어버린 식물의 취성(醉性) 즐기고 마니 마치 어린애가 꽃을 즐기지 못하고 그저 손에 쥐고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미라래빠는 자신의 훈계를 노래로써 거듭 강조하였다.

 

        들으렴, 신실한 보시자들아.

        많은 사람들조차

        까르마의 힘을 깨닫지 못하고 해탈의 성취를 꿈꾸네.

        날이 가고 해가 가면 인생은 흘러가 버리건만

        쾌락을 구하면서 사람들은 삶을 허비하네.

        그들은 묻나니

        " 달은 좋아질까. 올해는 좋아질까?"

        속절없이 인생의 흐름을 알지 못한채

        우둔한 이들은 어리석은 질문을 던지네.

 

        진실로 진리 수행을 원한다면

        지존자들에게 공양올리고

        삼보(三寶) 귀의하며,

        스승에게 봉사하고, 부모에게 공경하며,

        대가를 바라지 말고 보시하라.

        필요한 자들을 도와주고

        진리의 가르침대로 살아가야 하리라.

        불자(佛子) 수행에는 많은 지식이 소용없네.

        많은 맹세는 자신을 속일 뿐이니

        사랑하는 보시자들아, 나의 말을 실천하렴!

 

 

보시자들이 말하였다.

선생님의 가르침은 쉽게 이해가 되니 저희들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저희는 올바르게 말씀을 실천하겠습니다. 청컨대 저희에게 더욱 필요하고 적절한 가르침을 들려주시지 않겠습니까?"

미라래빠는 응답하였다.

"그대들이 반드시 수행하려 한다면 훌륭한 가르침들이 많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가르침을 줄 필요가 없겠지."

"반드시 수행하겠습니다. 제발 저희들에게 가르침을 베풀어 주세요!"

"좋다. 그렇다면 그대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수행해야만 한다."

 

        사랑하는 보시자들아,

        나의 가르침 실천하여 궁극의 경지를 경작하고자

        결심했다면 기억하라!

        만물이 죽어 멸하고 마는 것이 이치요,

        진리 수행만이

        삶의 선량한 노정(路程)임을!

 

        세상 부귀는 미혹하나니

        설령 그대 산더미처럼 쌓을지라도

        마침내 모든 버리고 떠나야 할진대

        보시함이 한결 낫지 않겠느냐?

 

        연인을 향한 애착이 아무리 깊을지라도

        마침내 떠나보내야 하나니

        비이원의 진리 수행이 한결 낫지 않겠느냐?

 

        아무리 탄탄한 가옥이라도

        마침내 무너져 내리나니

        인적 없는 대지에서 지내는 것이 한결 낫지 않겠느냐?

 

        어떤 음식을 저장한들

        때가 되면 먹어서 없어지나니

        진리의 양식을 저장함이 한결 낫지 않겠느냐?

 

        세상 만사 믿을 없나니

        모두 포기하는 일이 한결 낫지 않겠느냐?

        어리석은 대화는 끝이 없나니

        입을 다물어 버리는 것이 한결 낫지 않겠느냐?

 

        교의(敎義) 타인의 살갗에 기름칠하는 기술 같나니

        차라리 대가(大家)이신 스승에게 의지함이 나으리라.

        일시적인 영적 체험은

        달빛이 구름 속에 잠시 나툼과 같나니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부단히 수행함이 한결 낫지 않겠느냐?

 

        가지 구절이 마음 속에 떠올랐네.

        지방의 선남선녀 보시자들아,

        진리속에서 한결같이 좋은 성과 얻으라!

 

 

미라래빠는 그들에게 삼보에 귀의하는 법과 보리심을 일깨우는 법, 헌신하는 법,그리고 보살의 대원(大願) 발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가르침은 그들을 크게 고무시켰다. 그 후 참례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명상 수행을 하게 되었으며 마침내 그 중 몇 사람들은 훌륭한 체험을 증득하게 되었다.

 

 이 장은 신실한 보시자 차시쩨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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