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50. 술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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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 술의 노래



 

 

미라래빠와 아들 래충빠가 라치 설산의 '악마 정복 동굴'에 머물고 있을 때의 일이다. 아수라들이 만들어 내는 무서운 형상들이 어찌나 거센지 래충빠는 그만 동굴 뒤편으로 숨어서 삼매 속으로 달아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날 많은 천신과 유령들이 몰려와 무시무시한 모습을 시현하면서 미라래빠를 겁주려고 수없이 많은 무기를 던졌다. 그러면서 위협적인 목소리로 외쳤다.

"저 자를 붙잡아서 살을 뜯어먹고 피를 마시자!"

그러나 미라래빠는 아무런 마음의 동요 없이 노래하였다.

 

        스승들께 비오니

        증오와 악의를 물리치소서!

 

        가엾도다, 그대 악마와 유령들이여!

        사악한 생각과 행동에 길들여져

        신이 나서 중생을 들볶는구나.

        육식을 탐닉하고

        살생과 교살(絞殺) 즐기는 도다!

        추악하고 혐오스러운

        굶주린 귀신으로 태어나

        그대, 많은 악행을 저지르는구나.

        그대들은 지옥으로 운명.

        해탈의 씨앗을 망각했기에

        언제나 닫혀 있는 해탈의 문을 보는구나.

        아아, 얼마나 불쌍하고 슬픈일이냐?

 

        자비의 공성 보좌(寶座) 앉아

        나는 모든 기적을 행하네.

        너희들이 미라를 잡아먹을 수 있다면

        더욱 기쁘고 행복하리라.

        자비의 보리심을 지녔으니

        이곳에서 그대들을 만남이 나의 기쁨이도다!

 

이때 미라래빠는 수성 삼매(水性三昧) 들었다. 오래지 않아 많은 악마와 마군들이 시현하였다. 그들 가운데 지극히 소름끼치는 마녀가 소리질렀다.

"이 인간은 누구냐?"

한 악마가 대답했다.

"우선 물가로 옮겨 놓고 보도록 하자."

악마가 미라래빠를 옮기다가 발로 조약돌을 툭 찼다. 그 순간 미라래빠는 돌연 모습을 나타내어(삼매에서 깨어남)말했다.

"내가 여기 있다!"

그리고 나서 벌거벗은 몸뚱이를 들어내자 악마들은 기겁하며 달아났다.

얼마 후 마군들은 돌아와서 한번 더 마법으로 마라래빠를 공격하였다. 그러나 허사였다. 마침내 마군들은 포기하고 나서 소리쳤다.

"우리 모두 화해합시다!"

미라래빠는 대자비심으로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렀다.

 

        경청하라, 비인간들아!

        악업 쌓는 마군들아!

        악행은 자신을 헤칠 뿐이다.

 

        만상은 나에게 법신이요,

        마군조차 미라의 영광이다.

        들으라, 모든 악마와 신들이여!

        만약 그대, 삼보에 귀의하면

        좋은 곳에 태어나게 되리라.

        만약 그대, 육식과 흡혈을 그치면

        고귀한 태생과 자유를 성취하리라.

        만약 그대, 중생을 해치지 않으면

        깨달음의 대도로 들어가리라.

        만약 그대, 악행을 버리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달을 있으리라.

   

        가지 선행을 실천함으로써만

        스승의 견고한 가르침을 이해할 있으리라.

        몸과 말과 마음이 정화됨으로써만

        진리의 수호자들과 만날 있으리라.

        계율을 지키기로 맹세함으로써만

        우리, 친구로서 만날 수 있으리라.

        싸마야 계율을 지킬 때에만

        그대, 나의 제자가 있으리라.

 

이에 악마들은 참회하며 모두 마음을 돌이켰다. 그들은 미라래빠에게 청하였다.

"지금부터 저희들은 선생님의 명령에 순종하겠습니다. 저희들에게 진리를 가르쳐 주소서!"

미라래빠가 그들에게 인과응보와 삼귀의와 발보리심(發菩提心) 관한 진리를 설해 주자 악마들은 굳건한 신심을 지니게 되었다. 그들은 맹세의 표시로 목숨을 바치기로 하고 떠났다.

그 이튿날 미라래빠는 래충빠에게 가서 물었다.

"간밤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았느냐?"

"저는 명상을 하다가 재미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잠자리에 계시던 스승님에게 돌멩이를 던졌는데. 혹시 맞지 않으셨는지요?"

미라래빠는 대답했다.

"간밤에 나는 기쁨에 젖어 물로 변하였는데 돌멩이에 맞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가슴이 조금 불편하구나. 한번 확인해 보렴."

미라래빠는 이렇게 말한 뒤 자신의 몸을 다시 물의 원소로 변화시켰다. 래충빠가 그안에서 작은 조약돌을 찾아내어 제거하자 미라래빠는 곧 편안해졌다.

당시 많은 제자들이 미라래빠를 친견하러 왔다. 어느 날 미라래빠는 모두 함께 라치 설산 앞에 있는 높은 산정까지 등반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자 제자들이 말하였다.

"선생님은 연로하시니 산정에 올라가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쉽게 올라갈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이렇게 대답하면서 미라래빠는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스승들께 예배를 올리나이다.

 

        미라는 산정에 오르고 싶건만

        너무나 나이 먹어

        육신은 나약하고 지쳐 있네.

        나의 형제 산이여!

        그대처럼 , 가만히 누워서 휴식을 취하련?

 

 

노래를 채 마치기도 전에 미라래빠는 이미 낭떠러지 위에 있는 바위에 모습을 나타냈다. 거기서 점점 높이 올라가 정상에 도달한 뒤 무지개 장막에 둘러싸여 산정에 잠시 편안히 앉아 있다가 날아서 동굴로 돌아왔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저 꼭대기에 있을 때 나에게 술을 따라 줄 사람이 필요하더구나."

"하지만 저희들이 어떻게 저기 도달하여 선생님에게 술을 따라 드리겠습니까?"

"그대들이 산꼭대기에 오르자고 한다면 이렇게 수행해야 한다."

 

 

        아들들아, 들으렴!

        경치를 즐기고자 산정에 오르려면

        진아심(眞我心) 광명을 지녀야 하리니

        '매듭'으로 묶고

        튼튼한 '갈고리' 잡아매렴.

        이렇게 수행하면 정상에 올라

        경치를 즐길 있으리라.

 

        오너라, 근기가 무르익은 선남선녀야!

        체험의 술을 마시자꾸나.

        전망을 즐기러'내면'으로 오너라.

        보고서 마음껏 향유하라.

        능력없는 자는 바깥에 남아 있으렴.

        지순(至純) 술을 마시지 못하면

        약한 과일주라도 들이키렴.

        깨달음을 열망하지 못하면

        훌륭한 태생을 위해 정진해야 하리라.

 

 이때 래충빠가 여쭈었다.

"저는 진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순한 술을 마시고 싶습니다. 제가 어찌해야 좋을지 가르쳐 주십시오."

"술을 마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르빠 스승의 훌륭한 충고를 따르는 일이란다."

이렇게 대답한 후에 미라래빠는 노래하였다.

 

 

        본생의 실체에 상주하는

        진리의 스승, 역경사 마르빠께 예배드리옵니다.

        임을 형언하기란 쉽지 않네.

        하늘처럼 밝고 깨끗하여

        해와 달처럼 두루 나투시네.

        '높고 낮음' 구별하지 않으시니

        습지의 관목 같으시네.

        임은 나의 , 붓다!

        머리 위에 거하시니

        나의 영광이어라, 광채이어라.

 

        육도 세계의 우두머리는

        , 가을에 빈약한 곡식으로 빚는 인간들이네.

        하나 진리의 추종자들은 스스로 술을 빚나니

        () 가진 화덕 짓고

        공성(空性) 가마 걸고 배색정화의 곡식을 넣고

        자비의 물을 채우네.

        지혜의 불을 지펴 달여내네.

 

        평등의 중앙 대평원에

        지복의 깃발을 높이 올리고

        교의의 누룩이 첨가될

        사무량의 침상에서 편히 잠드네.

        '다중일(多中一)' 발효한 술밥을 꺼내어

        항아리에 담아서

        비이원의 지혜 방편으로 도수를 높이면

        오성지(五聖智) 술은 무르익으리라.

        소원 성취 집의 문전에서

        순결한 감로주(甘露酒)는 정화되네.

        지순한 헤루까는 그것을 일으키고

        전체성의 헤루까는 조절하며

        연꽃 헤루까는 색을 내네.

        향기는 변화의 헤루까요,

        향미는 금강의 헤루까요,

        감촉은 열락(悅樂)의 헤루까이네.

     

        나는 이런 술을 마시는 명상 수행자,

        술은 법신을 비추며

        보신을 완성하며

        일체의 화신에 형상을 주네.

        단련된 머리를 가진 사람만이

        부단(不斷) 과육으로부터

        감로수를 마실 있으리라!

 

        또한 다른 비유도 있나니

 

        진리의 본질을 양조하면

        진귀하고 짜릿한 술이 생기네.

        삼종 성취(三種成就) 붓다와 스승들께 올릴

        지고한 봉헌주이네.

        방편과 지혜의 중도를 따라

        싸마야 계율을 지키면

        만달라 신들은 기뻐하리.

 

        보편과 특수의 교의를 양조하면

        은밀한 감각을 얻으리니

        자신의 소원도 성취되고

        타인의 소원도 이뤄지리라.

 

        여섯 장신구 술잔에서

        법통 교의의 지순한 술을 마시는 이들

        누구라도 대지복이 솟구치리라.

        지복의 술 한모금은

        모든 비탄과 슬픔을 몰아내리라.

        이는 명상 수행자가 마시는 감로술.

        극소수 사람만이 나누는 특별한 진리요,

        지극히 놀랍고 눈부신 행이요,

        웅대하고 불가사의한 행이네.

 

        노래를 듣고 제자들은 모두 확고한 지견을 얻었다.

 

이 장은 라치의 동굴에서 악마를 정복하고 제자들과 산책하면서 부른 술의 노래에 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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