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49. 죽어가는 양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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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죽어가는 양의 교훈




 

 미라래빠와 마음의 아들 래충빠가 냐낭 마을의 복부현 동굴에 머물고 있을 때 래충빠에게는 아직도 세상의 쾌락에 대한 미세한 갈망이 제거되지 않았다. 미라래빠가 미련을 버리도록 자주 충고하자 래충빠는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이미 고향과 세속의 여덟 가지 욕망을 다 버렸는데도 스승님은 아직도 불충분하다고 여기시는구나. 진리 수행의 반 정도밖에는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하시니 과연 그럴까?'

그는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아 미라래빠에게 여쭈었다. 스승은 대답하였다.

"그대가 말한 것은 대개 사실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자체로서 충분한 건 아니다.

자, 나의 노래를 들어보렴."

 

        지복의 궁전에 거하시면서

        미라의 머리 위에 앉아 계시는 임은

        청정하신 ,

        만덕(萬德) 영광이신 마르빠 스승님.

        임은 스승들의 정수,

        그칠 모르는 영감의 원천이시니

        임에게 신실히 예배드리고 찬미합니다.

 

        그대 비록 고향 떠나와

        은둔처에 홀로 머물지라도

        계율은 반드시 지켜야 하네.

        세상의 명예에 연연하는 이는

        또다시 세상에 떨어지고 말리라.

 

        그대 비록 좋은 음식을 포기했을지라도

        보시를 받을 때는 항상 조심하라.

        여전히 음식 맛에 이끌리는 자는

        또다시 이세상에 떨어지고 말리라.

 

        비록 예복이 평복보다 화려할지라도

        마름질의 원리를 따라 예복은 만들어지네.

        부드럽고 근사한 옷에 집착하는 수행자는

        또다시 세상에 떨어지고 말리라.

 

        '거대한 농장' 포기하고 자신의 '작은 ' 경작할

        농사의 원리를 지켜야 하리라.

        순식간에 많은 수확 바라는 이는

        또다시 세상에 떨어지고 말리라.

 

        윤회계는 본래 근원이 없고 실재하지 않나니

        찾으려고 애쓰지만

        파악하기 어렵고 정의하기 어렵네.

        하지만 실체를 깨달으면

        윤회계는 바로 열반 자체이네.

        만물은 본래 공하나니

        명상 수도자는 아무것도 집착 않네.

 

래충빠는 여쭈었다.

"저는 지금 딴뜨라의 방편도(方便道) 따르고 있으니 수행을 심화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 안락과 기쁨을 취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미라래빠가 그에게 응답하였다.

"만약 그대가 정말로 기쁨과 쾌락으로 수행을 진전 시킬 수 있다면 기쁨과 쾌락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다면 그대의 세속적인 욕망을 더욱 키울 뿐이리라. 스승 마르빠께서 내게 부촉하시기를, 진정한 수도 생활을 위해서는 모든 세속적인 욕망을 버리고, 아직 기회가 남아 있는 동안 명상에 전념하여라.자,그럼 노래를 들어보렴!"

 

        래충빠야,

        스승이 어떻게 사는지 기억하고

        꿀이 담긴 말씀을 가슴속에 지니렴.

 

        진리의 기회 놓치면 다시 오기 어렵나니

        붓다의 가르침, 가슴속에 지니고

        끊임없이 수행하라,

        세상 잡사에 집착하면

        내생에는 고통을 받으리라.

        쾌락을 추구하면

        어려움만 커지리라.

        진리의 기회 놓치는 ,

        진정으로 가장 어리석어라.

        죽음이 두려우면 열심히 수행하라!

        죄악을 저지르면

        그대, 하천한 세계로 떨어지리라.

        위선과 가식은

        그대를 속이고 그릇 인도하리라.

        사악한 생각이 커가면

        공덕은 줄어드네.

        내생이 염려스러우면

        그대, 부지런히 수행에 임하라.

        수행자가 좋은 옷을 바라면

        이내 마음을 잃을 것이요,

        좋은 음식 바라면

        이내 악행을 범할 것이며,

        재미있는 말을 즐기면

        얻음이 없고 손실만 있으려니

        래충빠야, 세속을 쫓는 일 그만두고

        명상 수도에 전념하라.

        만약 그대, 부유한 보시자를 구하려 애쓰면

        그대는 적을 만나게 되리라.

        군중에게 둘러싸이기를 좋아하는 ,

        이내 실망하고 말리라.

        수 많은 재산과 돈을 쌓는 자,

        이내 악덕한 생각에 사로잡히리라.

        명상하라, 아들 래충빠야!

        진리 속으로 마음을 쏟아부어라.

     

        수행하는 자는 끝끝내

        깨달음을 쟁취하리라.

        많고 허풍만

        수행하지 못한 자는

        언제나 거짓말만 일삼네.

        ,오래도록 수행할 시간과

        기회를 찾기란 진정 어렵나니

        래충빠야, 일심으로 명상에 전념하라!

 

        진리에 그대 마음 녹아들면

        영원토록 즐겁고 기쁘리라.

        은둔처에 홀로 머문다면

        기쁨이 더욱 것을 알게 되리니

        아들 래충빠야,

        존귀한 '빛나는 공'의 삼매를

        영겁토록 그대 마음속에 기억하라!

 

노래를 끝내고 난 후 미라래빠는 생각하였다.

'나의 설득으로 세속의 쾌락을 향한 래충빠의 욕망은 어느 정도 줄어들었지만 아직 나쁜영향이 모두 제거되지는 않았다. 그의 출가 정신을 더욱 확고히 해줘야겠구나.'

이리하여 래충빠를 데리고 보시를 구하기 위해 냐낭 시장터로 갔다.

그곳에는 많은 도살자들이 모여 있었다.살코기는 벽처럼 쌓여 있었고,짐승의 머리는 수복이 포개져 있었다. 벗겨낸 껍질은 사방에 널려 있고 시뻘건 피는 연못에 고인 물처럼 흥건하였다.그리고 아직 도살되지 않은 가축떼가 차례를 기다리며 줄지어 말뚝에 묶여 있었다.

때마침 묀 출신 왼손잡이 늙은이가 커다란 흑양을 도살하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미처 숨이 끊어지지도 않았는데 그 늙은 도살자는 양의 내장을 끄집어내고 있었다. 흑양은 죽음의 문턱에서 끔찍한 비명을 지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미라래빠를 향해 도망쳤다.그는 즉시 흑양을 위해 전이(轉移)행법을 행하여 깨달음의 길로 영혼(의식) 인도했다. 이때 미라래빠는 넘쳐나는 자비의 마음으로 이렇게 노래하였다.

 

        가엾어라, 윤회 세계 중생들이여!

        해탈대도(解脫大道) 우러러 보매

        죄업 중생에게 자비심 느끼지 않을 없도다.

        행운과 선업(善業)으로 인간의 몸을 받아

        살생에 탐닉하니 어리석고 슬프도다!

        끝내는 자신을 해치고 일을

        자행하니 어찌 슬프지 않는가!

        죽어가는 부모의 살점으로

        많은 벽을 쌓고 있으니 어찌 슬프지 않는가!

        고기를 먹고 피를 뿌리매

        이를 지켜보자니 어찌 슬프지 않은가!

        혼란과 미망이 인간의 마음에 넘쳐나매

        이를 보게 되니 어찌 슬프지 않은가!

        사람의 가슴 속에 사랑은 없고

        오직 악이 들끓고 있나니 어찌 슬프지 않는가!

        악업을 품에 안은 모든 자들이

        맹목을 너울을 쓰매

        이를 지켜보자니 어찌 슬프지 않는가?

 

        갈망은 불행의 원인이요,

        세속 행위는 고통을 불러오네.

        생각하니 슬픔이 가득 차오네.

        구제를 찾게 하네.

        미래의 생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악행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더할 없이 심란하고 슬퍼져

        그들을 향해 깊은 연민을 품게 되네.

   

        래충빠야, 이런일을 보고 있자니

        거룩한 진리가 기억나지 않느냐?

        여태 윤회계를 사랑하고 있느냐?

        출가의 정신을 되찾으라, 래충빠야!

        명상하러 동굴로 가라!

 

        스승의 은혜를 잊지 말고

        모든 악을 멀리 하라.

        세속사를 물리치고 수행에 굳건하라.

        선량한 서원을 굳게 지켜

        명상에 매진하라.

 

래충빠는 서글픔이 가득 차올라 세속을 철처히 떠나려는 열망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일어났다. 이에 눈물을 흘리며 맹세했다.

"친애하는 스승이시여, 지금부터 저는 세상의 모든 욕망과 쾌락을 포기하고 수행에 전념하겠습니다. 스승이시여, 시자(侍者) 함께 멀리 떨어진 속으로 갑시다.일러주소서, 어느 곳으로 가야 하는지를!"

미라래빠는 노래로 응답하였다.

 

        아아, 악업의 덫에 걸려

        어둠 속에서 중생은 윤회계를 방황하네.

        방황하는 사념의 도둑떼가

        그들을 거칠게 몰아대며

        정화의 기회를 앗아가나니

        일어나라, 지금 명상하라, 모든 이들이여!

        우리 두 래빠들은 라치 설산으로 명상하러 가자.

 

        윤회의 길은 멀고 험한데

        오독(五毒) 산적은 치명적이네.

        아들 래충빠야,

        각성의 아기를 껴안고

        지혜의 호위병을 구하렴.

        많은 중생들은 죽음이 다가옴을 생각지 않네.

        우리 래빠들은 라치 설산으로

        명상을 하러 지금 나서자.

 

        결점(缺點) 산은 높고

        사냥꾼과 사냥개는 무섭게 날뛰네.

        '선정(禪定) 짐승' 언제 잡힐런지 위태하니

        현명하라, 그리고 평화의 땅으로 달아나라.

        죄 많은 중생들은 죽음이 다가옴을 생각지 않네.

        우리 래빠들은 라치 설산으로

        명상하러 지금 나서자.

 

        육신의 집은 내려앉고

        음식물에 부대껴 나날이 허물어져 가네.

        속에 사는 것은 위험하니

        즐거이 죽을 있도록

        안전한 곳으로 달아나라.

        죄많은 중생들은 죽음이 다가옴을 생각지 않네.

        우리 래빠는 라치 설산으로          

        명상을 하러 지금 나서자.

 

        윤회의 바다는 깊고 험하나니

        각성의 배를 타고

        지금 건너는 것이 현명하리라.

        혼란의 거친 풍랑은 두렵나니

        '불이(不二) '으로 당장 달아나라.

        죄 많은 중생들은 죽음이 다가옴을 생각지 않네.

        우리 래빠는 라치 설산으로

        명상을 하러 지금 나서자.

 

        욕망의 늪은 넓고 거치네.

        가정은 고달픈 진흙수렁이라,

        해탈의 마른 땅을 향해

        출가의 코끼리를 타고 현명하게 달아나라.

        많은 중생들은 죽음이 다가옴을 생각지 않네.

        우리 래빠는 라치 설산으로

        명상을 하러 지금 나서자.

 

        스승의 지견과 행위에 집착하면 위험하네.

        무지한 자들만이

        아무것도 아닌 일에 야단법석 피우네.

        죄 많은 중생들은 죽음이 다가옴을 생각지 않네.

        우리 래빠는 설산으로

        명상을 하러 지금 나서자.

 

 이 노래를 듣고 시장터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미라래빠와 그의 아들에게 신심을 지니게 되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여러 가지 음식을 바치려 하였다. 하지만 미라래빠는 그 음식들이 여덟 가지 세속적은 욕망으로 더럽혀진 것이라고 말하면서 받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래충빠와 함께 라치 설산을 향해 여정에 올랐다.

 

이 장은 미라래빠가 래충빠에게 죽음을 염두에 두고 수행할 것을 충고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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