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57. 떠나가는 래충빠

Extra Form

No Attached Image


57 . 떠나가는 래충빠

 

 



 미라래빠의 마음의 아들인 래충빠는 지역에서 귀부인 란짬뎀위와의 관계로 인하여 곤경에 처해 있었다. 미라래빠는 이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자신의 몸을 거지로 화현하여 래충빠를 찾아가 구걸하였다.

 한편 이때 래충빠는 약데르 골짜기에 사는 어떤 약탈자로부터 매우 커다란 비취옥 하나를 받아 지니고 있었다. 그는 '거지'에게 비취옥을 주면서 말했다.

"이것으로 음식을 사먹는 데 쓰도록 하시오."

미래래빠는 옥을 받아들고 생각했다.

'나의 아들은 재물에는 집착하지 않는구나. 게다가 큰 자비심을 지니고 있구나.'

이렇게 보시한 이후로 래충빠는 귀부인 뎀위에 대한 애착이 사라지게 되었다. 실망하고 지친 그는 여인을 떠나 스승에게 돌아가기로 했다.

래충빠는 스승에게 돌아가는 먼 여행길에서 어떤 부자 집에 들렸다가 마른 고기 두 꾸러미를 보시 받았다. 그는 이것을 스승에게 예물로 드리려고 아주 소중히 간직하였다.

당시 미라래빠는 제자들 몇 명과 함께 추와르에 머물고 있었는데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래충빠가 지금 오고 있다. 그는 우리들에게 주려고 엄청나게 커다란 것을 가져오고 있다. 그의 예물은 어찌나 큰지 이 골짜기 전체로도 그걸 받아들일 수 없구나."

제자들은 모두 이 말씀에 놀랐다. 그 후 오래지 않아 래충빠가 도착하여 스승에게 건육 한 자루를 바친 뒤 안부를 여쭈었다. 미라래빠는 게송으로 응답하였다.

 

 

        명상자 미라는 정처없이 속을 헤매고 다니니

        거대한 만달라처럼 육신은 기쁨에 젖어 있네.

        욕심과 자존심이 정화되어 건강하고 행복하다네.

        세상락을 구하는 마음 사라져

        고요한 적정처에서 즐거이 지내네.

 

        세속일을 떠났기에 인적 드문 곳에서 행복하다네.

        친족 관계 끊었기에 모으고 쌓느라 염려하지 않나니

        행복과 환희 속에서 살아간다네.

        학식과 경전 공부 버렸기에 열등감은 사라져

        마음의 본질에 젖었나니 나는 오직 행복만을 느낀다네.

 

        잡담과 수다 없어 건강하고 행복하나니

        뽐내는 이야기는 바라지 않기 때문이네.

        계획도 꾀함도 없어 건강하고 행복하나니

        마음속에 거짓은 사라졌다네.

 

        명성도 영화도 구하지 않고

        비방하는 대화에 끼이지 않아

        건강하고 행복하다네.

        무얼 입든 무얼 먹든 어디에 머물든지

        진정 행복을 느낀다네.

        언제나 나는 행복하고 건강하나니

        아들, 래충빠야!

        그대 돌아오는 길에 무고했느냐?

 

 

이때 래충빠는 마른 고기를 모든 수행자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주었다. 그들  가운데 어느 수행자가 미라래빠에게 이렇게 여쭈었다.

"존경하는 스승이시여, 선생님께서는 조금 전에 래충빠가 온 골짜기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 큰 예물을 갖고 온다고 하셨는데 그건 어디에 있는가요?"

미라래빠는 미소지으며 대답하였다.

"골짜기란 그대들의 위장을 뜻한다. 고기가 이렇게도 크니 그 위장에 쑤셔 넣기도 힘들지 않느냐?"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은 모두 한바탕 웃었다.

 

그러자 스승은 말하였다.

"나는 그대들 모두에게 입문식을 베풀고자 하는데, 예법에 의하면, 스승에게 예물을 바치는 것이 상례이다. 그대들은 각자 지니고 있는 것을 갖고 오도록 하려라. 그러나 래충빠는 특별한 경우이니 예물이 없이 참여하여도 좋다."

래충빠는 이 말을 듣고 의아하게 여기면서 입문식에 참례하였다.

만달라에 가까이 다가간 래충빠는 순간 보았다. 그곳에는 거지에게 보시했던 큰 비취옥이 만달라 중앙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그는 아연 실색했다. 그러나 그 거지가 실은 자신과 귀부인 뎀위와의 관계를 끊으려고 나투셨던 스승의 분신이었음을 깨달았다. 래충빠는 과거를 돌이켜 보면서 스승에게 깊이 감사를 드렸다. 미라래빠는 말하였다.

"래충빠야, 이 보옥을 나에게 주지 않았더라면 이로 말미암아 그대는 파멸에 떨어졌으리라. 그대가 이번 난관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나에 대한 끊임없는 믿음과 존경, 그리고 일체 중생에 대한 그대의 대자대비심 때문이다.

자, 이제 그대는 감사하고 기뻐하며 나의 노래를 들으렴."

 

        아버지 스승의 축복은 가없고

        미라의 초능력은 수승하며

        래충빠의 자선과 사랑은 생기에 넘치네.

        거지에게 보시한 비취옥은 미라가 지니고 있다가

        오늘 저녁 입문식에 뎀촉불에게 바치려 하네.

     

        가난한 자에게 자비심으로 보시함은

        삼세 제불(三世諸佛)에게 공양함이요,

        사랑으로 걸인에게 보시함은

        미라에게 예물을 바침이네.

        일체 중생은 부모 같나니

        차별하면 무지하고 해로운 일이네.

        참다운 성자와 학자들은 언제나 화합하나니

        종파에 집착하면 불타 가르침[佛敎]오염시켜

        대자유로 나아가지 못하네.

        자기가 지닌 행복은 실은 타인으로부터 가져온 것,

        남에게 도움을 베풀면

        보답으로 행복을 가져다 주네.

        남에게 해로운 행위는 다만 그대 자신을 해칠 뿐이네.

 

        대자대비심으로 만달라에 들어가라!

        지은 죄를 고하고 참회할지며

        결단심으로 계율을 준수하라!

 

 

래충빠는 큰 감동을 받고 후회하며, 스승과 진리의 형제들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다음과 같은 노래로 고백하였다.

 

 

        래충빠는

        육체의 즐거움을 갈망하여 쾌락에 탐닉했나이다.

        유혹에 빠져 불행으로 이끄는

        타락한 행위를 범했나이다.

        아버지 스승의 거룩한 몸 앞에서

        잘못을 온전히 고백합니다.

 

        말하기 좋아하면 기만과 거짓에 떨어집니다.

        입담 좋은 혀와 능란한 말솜씨는

        지옥으로 떨어뜨립니다.

        술과 고기를 즐기면 굶주린 귀신으로 태어납니다.

        수치를 모르는 모든 말을

        아버지 스승의 거룩한 앞에서

        온전히 고백합니다.

 

        쾌락을 구하여 사악한 생각을 일으키고

        명예을 구하면 가장 더러운 악업을 짓게 됩니다.

        욕심과 탐욕으로 모든 죄행을 저질렀나니

        아버지 스승의 거룩한 마음 앞에

        온전히 잘못을 고백합니다.

 

        도시와 마을을 왕래하다가 수행이 끊어졌습니다.

        분별없이 굿을 행하느라 만뜨라의 능력은 약해졌습니다.

        활동에 분망하여

        선량한 삼매(三昧) 수승한 체험이 사라졌습니다.

        만달라의 신들이여,

        지금 같은 잘못을 고백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집에서

        '나의 ' '너의 ' 차별했나니

        나의 왜소하고 저열한 마음을

        진리의 형제들에게 고백합니다.

 

 

이때 미라래빠는 적시 행법으로 제자들을 입문시켰다. 의식이 끝난 뒤 시와외래빠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렇게 여쭈었다.

"래충빠는 '생명 에너지ㅡ 마음'을 완전히 통달한 훌륭한 수행자입니다. 그런 그가 딴뜨라 수행을 위해 귀부인을 선택했는데 왜 아직도 스승의 보호와 배려가 필요한지요? 그리고 왜 스승의 앞에서 아직도 그 행위를 참회해야 하는지 들려주십시오."

"그것은 적절한 때와 적절한 조건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 나의 노래를 들어보라."

미라래빠는 노래하였다.

 

        자애로운 스승 마르빠께 예배를 올리나니

        임을 다함 없이 축복을 내리사

       진리의 길로 인도하소서!

        제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하소서!

 

        수행의 적절한 때를 알지 못하면

        행법이 흩어지리라.

        말해야 적절한 때를 알지 못하면

        연장자는 타락하리라.

        음식 베풀 적절한 때를 알지 못하면

        선량한 안주인은 타락하리라

        임무를 수행할 적절한 때를 알지 못하면

        하인들은 타락하며

        적에 맞설 적절한 때를 알지 못하면

        군인은 타락하며

        상황에 대한 적절한 때를 알지 못하면

        고상한 승려는 빗나가며

        남을 도울 적절한 때를 알지 못하면

        보시행은 타락하리라.

 

        불굴의 정신과 결심이 없다면

        속에 사는 일은 시간 낭비요.

        사람이 서로 돕고 생각지 않으면

        우정과 형제애는 사라지리라.

        제자가 스승의 훈계를 지키지 않으면

        스승과의 관계는 순식간에 깨어지네.

        아아, 잘못과 일탈(逸脫) 다함이 없나니

        어찌 모두 열거하리?

        사랑하는 아들아, 나의 훈계를 따라 수행해야 하리라.

 

 

이 노래를 듣고 모든 제자들은 확고한 지견을 얻게 되었다. 래충빠는 이때 스승의 가르침에 복종하면서 굳게 지킬 것을 스승 앞에서 엄숙히 맹세 하였다. 그 뒤 그는 전보다 한층 헌신적으로 미라래빠에게 봉사하였다.

 

 어느 밤 래충빠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는 양모 한 짐을 개의 잔등에 올려 놓고 외쳤다.

"글을 쓰렴! 글을 쓰렴!"

그 뒤 래충빠와 개는 길을 떠나 산등성이에 이르렀다. 이때 산의 이 편에서 여든여덟 명의 사람들이 나와 그들을  호위하였고 맞은편에서도 여든여덟 명의 사람들이 나와 환대하였다.

래충빠는 스승에게 이 꿈을 해석해 주시도록 청했다. 미라래빠는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 그대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김이요,

        '양모' 그대가 자애롭고 온순하게 될 것을 암시하네.

       

        '글을 쓰라' 함은 학식이 많음을 뜻하고

        '외침' 놀라운 체험으로 노래함을 뜻하네.

 

        '여든여덟 ' 무리는

        많은 사람들이 그대를 호의하며 환대함을 암시하네.

       

그 뒤 어느 날 밤 래충빠는 또 이 같은 꿈을 꾸었다.

그는 옷을 벗어 던지고 몸을 씻었다. 목욕이 끝나자 그의 몸은 한마리 큰 새로 변하더니 큰 나무가지 위에 날아가 앉았다. 그리고 거울을 발견하고 그 속을 들여다보았다.

미라래빠는 다음과 같이 해몽하였다.

 

 

        '옷을 벗어 던짐' 모든 욕망을 버림이요,

        '맑은 물로 몸을 씻음'

        가르침으로 영혼을 정화할 것을 암시하네.

 

        ' '는 대자대비를 상징하고

        ' 날개' 지혜와 복덕을 의미하여

        '나뭇가지에 앉는' 일은

        깨달음의 거목에 앉을 것을 암시하며

        '거울' 천녀들의 계시를 상징하네.

 

또 어느 날 밤에 래충빠는 '희망'이라 불리는 예복을 입고 당나귀를 타고 돌아가는 꿈을 꾸었다. 스승은 이 꿈을 다음과 같은 노래로 해몽하였다.

 

        윤회 세계 등지고

        수레[大乘] 나귀 타고

        나르바나[涅槃]로 돌아가네.

        하여 만인의 소원은 성취되리라.

 

그 뒤 어느 날 밤에 래충빠는 또 다시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그는 머리 위에 보석을 하나 올려 놓고 하얀 법복(法服) 입고 있었다. 그리고 티없이 맑은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오른손에는 금강 보옥을 쥐고 왼손에는 선혈이 가득 찬 해골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또한 꿈을 꾸었는데 연꽃 방석 위에 다리를 포개고 앉아 있었다.

이때 그의 등에서는 빛이 뿜어져 나왔으며, 전신은 거대한 화염 속에 불타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샘물이 용솟음쳤고 해와 달은 가슴속에서 빛을 발하여 끝없는 세계를 비추었다. 왼편에는 선남선녀들이 무수히 서 있었고 오른편에는 한 소년이 새끼 염소들을 몰고 있었는데 염소들은 후에 무수한 염소떼를 번식시켰다.

래충빠는 스승을 찾아가서 이 꿈을 풀어 주도록 간청했다. 미라래빠는 대답하였다.

 "꿈의 뜻은 다음과 같단다."

 

        보석은 머리 위에 스승을 명상함이요,

        새하얀 법복은 구전의 법계요,

        은거울을 들여다 봄은 적시 행법이며,

        오른손의 금강 보옥은

        흩어지는 사념을 깨뜨림이요,

        왼손의 해골잔은

        지복 공성의 체득을 암시하네.

 

        연꽃 자리는 모든 결점에서 벗어남이요.

        가부좌는 삼매의 지속을 뜻하네.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은 깨달음[正覺]이요,

        앞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는 징표와 체득이며,

        온몸에 타오르는 불길은 생명 에너지의 불꽃이네.

        해와 달은 깨달음[大覺] 증거요,

        왼편에 봉위한 선남선녀들은

        그대를 환영하는 남녀 천신들이요,

        오른편의 소년과 염소들은

        제자들을 돌보게 되리라 암시함이요,

        염소떼 무수히 증식함은

        구전 법계의 전파를 예언하노라.

 

이어서 스승은 말하였다.

"그대는 이러한 경지에 도달했기 때문에 나의 곁에서 더 이상 머물 필요가 없다. 이제는 그대가 몸소 중생들에게 크게 유익을 베풀 때이니 여기서 떠나야 한다. 자, 나의 게송을 들으렴."

미라래빠는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들으렴, 아들 래충빠야!

        윤회계와 열반 세계의 연기(緣起) 알아

        만일 그대, 스승에게 의지하면

        구태여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심오한 교의는 주어지리라.

         

        들으렴, 아들 래충빠야!

        도시 생활 떠나 적정처에 머물면

        구태여 이루려 애쓰지 않아도

        성취는 저절로 이뤄지리라.

        악행과 집착을 앞지를 있다면

        그대 모든 욕구와 갈망을 포기할 있다면

        집착과 갈구가 없이도 복락의 대도를 밟으리라.

 

        아들아, 들으렴!

        윤회의 근원은 '품음' 있나니

        자식 향한 애착을 끊어버리고

        은둔처에 조용히 머물 있다면

        평온하게 불국토에 들어가리라.

 

        아들아, 들으렴!

        티벳 전역에 진리가 유포될지라도

        수많은 자들은 부정을 저지르리.

        사람들은 저마다 스승이라 제자라 칭하겠지만

        교활한 혀는 추한 말에 탐닉하게 되리라.

        떠나라, 아들아! 가서 그들을 가르쳐라.

        법통의 바름 가르침을 그들에게 베풀라.

 

        들으렴, 아들 래충빠야!

        진정으로 거룩한 진리를 수행하고 싶다면

        불교란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욕망을 정복케 만드는 것임을 기억하라.

 

        들으렴, 아들 래충빠야!

        불타 경지 성취하려면

        이생의 모든 쾌락을 잊어버리고

        내면의 깨달음을 이루어

        진아심의 근원에서 결코 떠나지 마라!

 

 그리고 스승은 덧붙여 말하였다.

"래충빠야, 지난날 그대는 한 곳에 머물러 있어라 할 때 떠나기를 원했다. 하지만 지금은 티벳 국경의 삼뽀 설산 근처에 있는 자르뽀 삼림 근처 로로의 도 지방으로 가도록 하여라. 거기서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베풀라."

 

        래충빠여, 장성한 아들아!

        그대는 이제 지역으로 가야 하네.

        명의 아들 가운데

        그대는 가장 담대한 아들,

        여러 법계 전수받은 친애하는 아들아!

        머리 위에 스승을 생각하고 떠나렴.

 

        싸마야 계율을 지키며 떠나렴.

        구전 법통의 횃불을 든 자야,

        가서 무명의 안개를 걷어버려라.

        자격 없는 자들에겐 진리를 들어내지 말고

        가서 근기가 무르익은 제자들을 영글게 하라.

 

        근기 수승한 자들을 사랑으로 돌보면서

        가서 진리의 생명나무를 심으라.

        남쪽 경계지로 가서 삼뽀 설산에서 명상하라.

 

        아들, 래충빠여!

        그대는 장차

        티벳과 경계지에서

        자신의 사원을 갖게 되리라.

 

 

 래충빠는 여행 준비를 마치고 스승에게 와서 절을 올리며 노래하였다.

 

        아버지 스승이시여,

        임의 명령 따라 아들은 위로 떠납니다.

        임이시여, 금강의 몸으로 여행길을 축복하소서!

        지순한 말씀으로 모든 장애물에서 보호하시고.

        무심한 마음으로 진리의 길로 인도하소서!

        아버지 스승이시여,

        평안하고 건강하소서!

 

        아들은 위로 갑니다.

        청컨대 지존자시여, 여행길 인도하소서!

        모든 중생들의 피난처요, 삼세 제불의 화현이시여!

        평안하고 건강하소서!

 

        청컨데 전지자(全知者)시여!

        법의 눈으로 기적을 시현하는 분이시여!

        평안하고 건강하소서!

 

        지존자시여,

        임에게 빚을 내 어찌 다 갚으리!

        청컨대 온갖 어둠 몰아내시며,

        건강하게 지내소서!

 

        전능자(全能者)시며,

        진리의 길로 이끄는 인자한 길잡이시여!

        청컨대 평안하고 건강하소서!

 

 

미라래빠는 래충빠를 떠나보내면서 정견과 수행과 정행에 관한 노래를 불러주었다.

 

        아들아, 정견이란 종파심을 버림이요,

        수행이란 적정처에 머무름이요,

        정행이란 나쁜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음이요,

        수련이란 만물과 조화함이요,

        성취는 죽음을 생각하면 얻어지리라.

 

스승은 계속 말하였다.

"을묘년, 말의 달 열나흗 날에 그대는 돌아와야 한다. 그 날은 매우 중요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래충빠에게 가장 소중한 가르침을 베풀고 황금 한 덩어리를 주었다.

"저는 차마 선생님 곁을 떠날 수 없지만 명령에 순종하여 이제 위 지역으로 가겠습니다."

래충빠가 이렇게 말할 때 그의 두 뺨으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스승 미라래빠를 다시 뵙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노래불렀다.

 

        인도와 네팔의 강물들은

        제각기 골짜기에서 나뉘어져

        제각기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하지만 강물로선 어느 것이나 똑같아

        바다에서 그들은 다시 만납니다.

 

        사대주로 나뉘어져

        해는 동쪽에서 돋고 달은 서쪽으로 기울지만

        빛을 발하기는 한결같아서

        구름 없는 가을 저녁에 이따금 서로를 보게 되지요.

 

        무명(無明) 가리어

        중생과 부처의 마음은 다른 듯 보이지만

        일심의 본질에선 가지 맛이랍니다.

        언젠가 무변 법계(法界)에서 서로 만납니다.

 

        마야[] 때문에

        아버지 스승은 능선에 머물고

        아들 래충빠는 먼 곳으로 떠나지만

        법신(法身)에선 결코 분리되지 않나니

        옥민 하늘에서 다시 만나겠지요.

 

        사랑하는 아버지 스승이시여,

        평안하소서!

        래충빠는 위로 떠납니다.

 

래충빠는 미라래빠에게 엎드려 예배드린 뒤 스승의 발을 자신의 머리 위에 올렸다. 그리고 한번 더 소원을 빈 후에 그는 위 지역으로 출발하였다.

 

  래충빠가 자르모의 숲속 수도원에 머물고 있을 , 지난날의 귀부인이 사죄하려고 찾아왔다. 그는 처음에는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후에 린첸자의 간청을 듣고 자비심을 지니고 그녀를 만나 주었다. 당시 그녀는 버림받아서 여러 가지 육체적 . 정신적인 시련을 겪고 있었다. 이렇게 비참한 상태에 처한 그녀를 보고 래충빠는 깊이 동정하며 눈물을 흘렸다. 래충빠는 그녀에게 황금 한 덩이를 주면서 노래하였다.

 

        수승하신 미라의 앞에 예배드리오니

        가엾이 여기시어 지난날 임의 은혜 깨닫게 하소서!

 

        열정적인 화자(話者)!

        이전처럼 나를 보지는 말아주시오.

        스승에게 돌아가서 나는 보았소.

        우리의 다툼을 일으켰던 큰 비취옥은

        만달라 가운데 있었다오.

        순간 전신의 털은 곤두섰소.

 

        스승께선 예전에 말씀하셨소.

        "위로 가지 마라, 위로 가지 마라."

        하지만 나중에는 말씀하셨소.

        "이젠 위로 가거라."

        생각컨대 전율을 금치 못하겠소.

 

        아버지 스승은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시지요.

        내게 황금을 주면서 말씀하셨소.

        "가져가라, 이제 가져가라."

        생각컨대 전율을 금치 못하겠소.

 

        황금으로 불상을 만들어 몸의 죄업을 정화하시오!

        이 황금으로 의식을 행하고 만뜨라를 수행하여

        입의 죄업을 정화하시오!

        황금으로 탑과 '차차' 만들어 마음의 죄업을 정화하시오!

 

        모든 일을 내변의 진아심에 맡기고

        구전 법통의 가르침을 수행하시오!

       

        출가의 생각을 일으키면서

        그대의 스승께 기도하고 또 기도하시오!

        이렇게 행하면

        그대 마침내 위대한 성취를 이루게 것이오.

 

 

래충빠는 귀부인과 그녀의 숙부에 대하여 깊은 연민의 정을 지니고 그들을 보살폈다. 그들에게 가르침을 베풀고 명상 수행을 하도록 인도하였다. 이리하여 숙부는 문둥병을 고치고 귀부인은 수승한 체험과 깨달음을 얻었다.

후에 그녀는 훌륭한 명상녀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이 장은 위 지역으로 떠나는 래충빠의 마지막 이야기이다.


경전 읽는 하루

매일 20분, 부처님 말씀으로 감로수에 젖어봅니다

List of Articles
경전대분류 카테고리 제목 조회 수
맛지마니까야,쌍윳따니까야,화엄부,반야부,방등부,논서,어록 등 지장경 2729
대승경전 원각경 3 보안보살장 990
맛지마니까야,쌍윳따니까야,화엄부,반야부,방등부,논서,어록 등 승만경 - 승만사자후일승대방편방광경勝鬘獅子吼一乘大方便方廣經 771
불설인왕반야바라밀경 상하 전문 607
담마빠다-법구경 법구경 제6장 현명한 이 695
꿋따까니까야 담마빠다-법구경 법구경 제5장 어리석은 이 file 758
담마빠다-법구경 법구경 제1장 오늘 975
담마빠다-법구경 법구경 제 4장 꽃 607
담마빠다-법구경 법구경 제 3장 마음 file 735
담마빠다-법구경 법구경 제 2장 깨어있음 709
밀라래빠 십만송 미라래빠 생애 979
묘법연화경 묘법연화경 1. 서품 682
[문수성행록] 문수보살의 10대 서원 927
60화엄경 [60화엄] 34장 입법계품 588
밀라래빠 십만송 [3부] 61 . 기적과 최후의 가르침 612
밀라래빠 십만송 [3부] 60. 대성취의 증거 1315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9. 선량한 벗의 노래 762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8. 차시쩨 이야기 530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7. 떠나가는 래충빠 693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6. 의사 엥게에게 주는 충고 file 558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5. 다끼니의 예언을 성취하다 907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4. 죽은 자를 구원하다. 1034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3. 담빠쌍게를 만나다 file 671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2. 위 지역으로 떠나는 래충빠 782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1. 래충빠에게 주는 충고 611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0. 술의 노래 955
밀라래빠 십만송 [3부] 49. 죽어가는 양의 교훈 668
밀라래빠 십만송 [3부] 48. 센도르모와 레쎄붐 657
밀라래빠 십만송 [3부] 47 . 입문식에서 기적을 보이다 file 617
밀라래빠 십만송 [3부] 46. 뵌뽀 산에서 진리를 설하다. file 686
밀라래빠 십만송 [3부] 45. 짧은 이야기 아홉 편 646
밀라래빠 십만송 [3부] 00. 전해지는 이야기들 527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4 . 회의주의자의 귀의 file 602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3 . 뙨곰래빠에게 들려주는 행복의 노래 638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2 . 논리학자 로뙨 이야기 file 629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1 . 법의 상속자 감뽀빠 이야기 1138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0 . 괴로움을 떠나 즐거움을 얻는 노래 file 946
밀라래빠 십만송 [2부] 39. 래충빠의 참회 file 1146
밀라래빠 십만송 [2부] 38. 야크 뿔 이야기 file 883
밀라래빠 십만송 [2부] 37. 싸레외래마를 만나다 65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