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41 . 법의 상속자 감뽀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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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법의 상속자 감뽀빠 이야기



   마르빠 스승은 일찍이 마라래빠의 '네 기둥'에 대한 꿈풀이를  하면서 위대한 명상자 금강미소인(金剛微笑人)의 '심장의 제자' 가 될 사람이 찾아올  것을 예언하였다. 그는 자질이 매우 뛰어난 사람으로 이름은 감뽀빠라  하며 훗날 비할 데 없는  성자가 되리라고 하였다. 
수호여신 금강다끼니도 해와 같은 제자 한  명과 달과 같은 제자 한 명, 별과 같이 빛나는 제자 스물다섯 명이 있을 것을 예언하였다. 감뽀빠는 그들 가운데 가장 수승한 제자로, 해와 같은 제자였다.
위대한 완성자 석가모니불께서도 《최승왕삼매경(最勝王三昧經)》이나 기타 경전에서 장차 감뽀빠가 올 것을 예언하셨다. 그 하나의 예로 부처님은《대비연화경(大悲蓮華經)》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아난나야, 장차 내가 열반한 뒤, 북방에서 약사(藥師)라고 불리는 승려가 세상에 나리라. 그는 과거세에 수십만 부처님들을 공양한 후에 바로 지난 세상의 부처님을 지극히  섬겼느니라. 그는 공덕과 정념(正念)의 기초를 튼튼히 하여 일체 중생들의 복덕과 기쁨을 위해 대승의 청정한 진리의 길에 들어서게 되리라. 그리고 대승 보살의 경전에 통달하여 완전하고 흠없는 대승의 가르침을 전파하리라."
이리하여 오탁악세(五濁惡世), 북방의 눈덮인 나라 티벳에서 닥뽀라제(닥뽀 출신 의사)가 태어났으며 그는 모든 나라에 두루 명성을  날리다 마침내 십지(十地)에 이른 대보살(大菩薩)이 되었다.
미라래빠는 삼매를 통하여 그를 예견하고 삼매의 은총으로 축복해주고 마음의 힘으로 끌어당겼다. 그후 불교를 꽃피우고 많은 중생들을  깨달음의 대도(大道)로인도한 자가 바로 이 위대한 감뽀빠였다. 그의 생애 이야기는  바다처럼 광대하기 때문에 이처럼  요약된 전기는 다만 하나의 물방울에 지나지 않는다.

감뽀빠는 티벳의 넬 지방에 있는 쎄빠 골짜기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문은 나와 집안이었고 아버지는 위쪼가바르겔뽀라고 불리는 의사였다. 아버지에게는  양라싸와 쌈댄괸마라는 이름의 두 아내가 있었다.이들은 한 명씩의 아들을 두었는데 감뽀빠는 형이였다.이때  감뽀빠는 뙨빠다마자로 불렸다.아버지는 의사이면서도 세상사에 통달한 훌륭한 상담가였다. 감뽀빠는 아버지의 교육을 받아 대화와 상담에 뛰어난 청년으로 자라났다.
감뽀빠가 열다섯 살이 되었을 때  그는 이미 닝마빠종(宗)의 많은 교의들을  습득하였다.그 중에는 쌍와닝뽀와 헤루까갤뽀의 기본 딴뜨라와,분노와 평화의 수호불 딴뜨라, 그리고  대자비 집망불(執網佛)딴뜨라와 그외 여러 가지 구밀교(舊密敎)의 교의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로부터 팔종(八種)의학에 관한 가르침을 받아서 통달하였다.스물두 살 때 감뽀빠는 당시 지방 장관인 세도가  다르마외의 누이동생과 결혼하였다. 그녀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자질을 모두 갖춘여인이었다. 그들은  슬하에 아들과 딸을 한 명씩 두었다. 그러나 당시 유행하던 흑사병이 어린 아들의 목숨을 앗아가버렸다. 감뽀빠는  아들의 시체를 매장,하고 돌아왔다. 집에 도착해 보니 딸이 또 죽어 있었다. 딸의 시를  파묻은 뒤 며칠이 지나자 아내가 또 흑사병으로 눕게 되었다.  그는 의학적인 온갖 처방으로 치료해보았다.그러나 효과가 없었다. 이에 거듭 기도를 올리며  거룩한 의식을 베풀었다. 그러나 아내의 질병은 차도가 없었다.
아내는 오랜 기간 동안 모진 고통을 겪으면서도 필사적으로 목숨을 부지하려고 애썼다. 감뽀빠는 하는 수 없이 그녀의 배갯머리에 앉아 거룩한 경전들을 낭독하여 주었다. 이때 그에게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지금 가혹한 시련을  겪으면서도 이토록 생명에 애착하고  있다. 필시 무엇인가를 향한 극단적 집착이 있기에 편히 눈을 감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이리하여 감뽀빠는 아내의 마음을 달래려고 말하였다.
"윤회계의 실상(實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윤회계를 떠나지 않으려고 무거운 짐을 짊어지는 법이오. 이처럼 사람들은 윤회계에서 방황하며 떠나지 않으려 하니 이 얼마나 불쌍하고 비참한 사람들이오!  이 환몽(幻夢)세계에서 배우자나  친척들을 애착하는 무지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나는 참으로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소. 이렇듯 오랫동안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당신은 편히 떠나고 싶어하지 않소. 필시 어떤 물건이나 누군가를 집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오.  만약에 집이나 토지를 버리고 떠날 수 없어 그러하다면 나는 그것을 모조리 수행자들에게 보시하도록 하겠소. 보석을 두고  떠날 수 없어 그러하다면 모두 성직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겠소. 그 밖에 또한  버리고 떠날 수 없는 것이 무엇이 있겠소?
우리는 전생에 서원한 바 있었기에 이생에 이렇게 만났소. 그러나 당신은 악업으로 인해 지금 이렇게 질병에 걸린 것이오. 나는 치유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도리어 당신에게 고통을 더해주었을뿐이오. 당신이 떠나든 않든 간에 이  쓰라린 전염병을 교훈삼아 나는 이미 진리에 온 생애를 바치기로 결심하였소."
아내는 말하였다.
"저는 머지 않아 죽을 거예요. 집이나 토지나 보석이나 그 밖의 어떤 것에도 저는 관심이 없어요.제가 버릴 수 없는 유일한 건 바로 당신이에요. 당신이 여자들의 유혹에 빠지는  걸 막기 위해 저는 오빠 다르마외에게 사람을 보낼 작정이에요. 게다가 당신도 아시는 바와 같이 이 윤회계의 가족 생활에는 참다운 행복이란  없어요. 사랑하는 남편이여! 장차 몸과 영혼을 진리에 완전히 바치겠다고 약속해주시지 않겠어요? 이것이 저의 마지막 부탁이에요."감뽀빠는 이에 대답했다.
"당신이 설령 회복된다 하더라도 우리 부부가 영원토록 함께 살 순 없는 법이오. 또한 당신이 회복하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나는 남은 평생 진리를 수행하며 지낼 것이고 재혼이랑은 하지 않을 작정이오. 당신은 내가 면전에서 이런 서약을 하는  것을 원하고 있소?"
아내는 대답했다.
"당신이 약속을 어기지는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는 앞에서 증인을 내세워 서약을 한다면 제 마음은 훨씬 안심이 될 것 같아요. 그렇게 해주시겠어요?"
이리하여 감뽀빠는 숙부인 빼쐬를 증인으로 모셨다. 감뽀빠는 황금 문자로 쓰여진 거룩한 경전을 자신의 머리 위에 올려놓은 뒤 아내가 죽더라도 재혼하지 않고 진리에 헌신하겠다는 맹세를 하였다. 아내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다음과 같이 응답했다. "사랑하는 이여, 이 몸을 벗은 뒤에도 저는 당신께서 진리를 위해 평생을 바치는지 어떤지를 지켜보겠어요!"
그녀는 이렇게 말한 뒤 남편의 손을 잡고 눈동자 가득 눈물을 담고 남편의 얼굴을  응시하며 죽었다.
감뽀빠는 아내가 죽은 뒤 자신의 재산을 세 몫으로 나누었다. 첫째 몫은 아내의 장례식 비용으로 쓰고, 둘째 몫은 자선하는 데 쓰고, 셋째 몫은 진리를 배우고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으로 쓰기 위한 것이었다. 감뽀빠는 아내의 시신을 화장하고 탑을 세웠다. 그녀의 뼈와 재를 모아 붓다 형상의 차차를 여러 개 만들어 탑 안에 안치하였다. 그후 이 탑은 세상에 널리 알려져 조모최땐(안주인)이라고 불렸으며 지금도 넬 지방에 남아 있다고 한다. 장례식이 끝나고 집안일을 마무리 하고 나자 감뽀빠의 마음은 깨끗이 정리되었다. 진리 수행에 헌신할 때가 되었음을 깨달은 그는 닌통골짜기에 들어가 홀로 명상하였다. 한편 감뽀빠의 숙부 빼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불쌍한 조카가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나서 크게 상심하고 있을 테니 찾아가서 위로해주어야겠군.'
그는 술과 고기를 넉넉히 준비하여 감뽀빠를 만나러 갔다. 그들이 만나서 대화를 나누던 중 감뽀빠는 숙부에게 솔직히 말씀드렸다.
"아내가 떠나간 뒤로 저는 너무나 편안하고 행복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듣자 숙부는 격분하기 시작했다. 그는 화가 치밀어 버럭 소리질렀다.
"이놈아! 어디서 죽은 아내처럼 선량한 여인을 구할 수 있겠느냐? 혹시 다르마외가 그 따위 말을 들었다면 분명 너를 가리켜 서약을 깨뜨린 배신자라고 비난할 것이 틀림없다."
그는 신랄하게 질책하며 흙을 한 줌집어들어 감뽀빠의 얼굴에 냅다 뿌렸다.
그러자 감뽀빠는 잠잠히 대꾸했다.
"친애하는 숙부님, 숙부님을 증인으로 하여 제가 아내  앞에서 행한 맹세를 잊으셨나요? 그때 서약한 대로 저는 지금 진리 수행에 매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말을 듣자 빼쐬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감뽀빠야, 네 말이 옳구나. 나는 이렇게 나이 먹도록 진리란 걸 생각해본적이 없다.돌이켜보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야. 이제 조카는 진리 수행에 몰두하렴. 토지와 재산은 내가 맡아서 관리해주겠다."
그후 얼마 지나서 감뽀빠는 친척들에게 알리지 않고 팬 지방에 있는 뽀또르 수도원으로 갔다. 거기서 뽀또로와칭쌜 스승을 만나 이렇게 청하였다.
"존귀한 스승이시여, 저는 넬 출신으로 진리를 구하려고 여기에 찾아왔습니다. 진리의 문으로 저를 인도하시고 당분간 머물게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뽀또르와는 감뽀빠에게 대답하였다.
"나에게는 그대에게 베풀 보시물이 없다. 나에게 진리를 배우려고 한다면 옷과 식량은 그대 스스로가 해결하도록 하라!"
감뽀빠는 생각했다.
'나에게 그러한 재산이 있다면 구태어 기댈 필요가 있겠는가! 쌍와닝뽀 딴뜨라[儀軌]에 의하면 중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스승은 네가지 자비를 지녀야 한다고 한다.끊임없는 자비와 절로 넘쳐나오는 자비, 축복과 기원을 내리는 자비,그리고 제자들을 필요에 따라 인도해주는 자비이다. 이 네 가지를 구비한  스승이라야지만 제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텐데, 이 사람은 이런 자비심이 결여된 것 같구나. 그와 까르마의 인연이 있는지 의심스러우니 그를 존경하고 따를 수는 없겠구나.'
감뽀빠는 곧장 고향으로 돌아가 진리를 배우기 위해 황금 열여섯냥을 준비하였다. 그후 팬에 있는 갸짝리 수도원으로 갔다.거기서 갸칠 라마승으로부터 비구계(比丘戒)를 받고 쐬남리첸이란 법명을 받았다.
이때 감뽀빠는 학자 샤빠링빠와 자둘와진빠로부터 도데곈[大乘莊嚴經論], 괸또곈[現觀莊嚴論], 괸빠죄[俱舍論] 및 기타 경론(經論)들을 공부하였다. 그리고 묀 지방에서는 스승 로댄셰럽으로부터 계빠도제, 쌍뒤 및 그 밖의 딴뜨라 교의를 배우고 입문식을 받았다. 또한 학자 뉴롬빠와 갸작리빠로부터는 까담빠종의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감뽀빠는 이제 이 가르침을 실행하기로 결심하고 갸짝리에서 명상하였다.감뽀빠는 탁월한 지혜와 자비를 지닌 현자가 되었다. 진리에  대한 신심과 정진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만큼 컸고 집착과 욕망은 모두 녹아졌고, 냉담과 게으름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낮에는 열심히 불교 공부를 하였고 밤에는 엄격하게 명상하였다. 그 밖에도 순례의 길에 오르거나 덕을 쌓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자비심과 정결로 인해  어떤 해충도 감뽀빠의 몸에서 기생하지 않았다. 그는 음식을 먹지 않고도 엿새 동안 평안히 지낼 수 있었다.  그리고 심신은 항상 법열(法悅)에 차 있었다. 또한 여러 날동안 삼매에 들어 지낼 수 있었으며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내면에서  이미 사라졌다.《금광명경(金光明經)》에서 설한 바와 같이 보살의 마지막 단계인 제 십지[法雲地]가 성취되기 전에 나타나는 모든 징표들이 그의 꿈속에도 나타났다.
그후 얼마 지나 감뽀빠는 영적인 시현을 보았다. 넝마를 걸친 어떤 녹색 명상 수도자가 나타나 한 손은 감뽀빠의 머리 위에 올려놓고 한손은 손가락에 침을 흥건히 적셔 감뽀빠의 얼굴에 탁 튕겼다. 그와 동시에 감뽀빠는 자신의 명상이 더욱 심오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리하여 실체에 대한 확실한 지견을  얻게 되었다. 기쁨이 넘치는 체험을  하여 감뽀빠의 마음은 더한층 청정해 졌으며 더욱 명정해져  갔다. 도시에 살고 있는 승려들에게 이 같은 체험을 이야기 하자 그들은 감뽀빠에게 충고하였다.
"그대는 비구계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계율을 지키는 데에 있어 티끌이 없었다. 그런데 명상 수도자들이나 꾸는 그런 꿈을 꾼다고 하니 장차 그대는 난관에 부딪치게 될 것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그 꿈은 악마 빼까르가 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대는 그대의 스승에게 찾아가서 부동(不動)의 백색 여신의 만뜨라[眞言]를 주시도록 간청하고, 많은 승려들을 초청하여 백 가지 또르마 예물을 갖춘 성찬식을 베풀어 축복을 받아야 한다."
감뽀빠는 그들의 말을 따라 성찬식을 행하였다. 그러나 녹색 수도자의 영현(靈現)은 전보다 더 자주 나타났다.
그 당시 미라래빠는 작마뽄토의 '태양 지복 동굴'에서 래충도제작빠와 시와외, 쎄완래빠, 갠종뙨빠와 같은 마음의 아들들과 진 마을의 보시녀들인 제쎄와 쿠죽 및 그 밖의 보시자들을 위해 방편의 진리를[方便道]와 궁극의 진리의 법륜(法輪)을 굴리고 있었다. 어느날 몇 명의 수제자들이 미라래빠에게 여쭈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이제 매우 연로하십니다. 혹시나 어느날 갑자기 정토로 떠나시게 된다면 선생님을 대신하여 저희들을 이끌 인도자가 필요합니다. 보시자들에게 또한 복덕을 쌓게 해줄 정신적인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이 일을 누가 감당해야 합니까?  만약에 일찍이 마음에 두신 자가 있다면 그에게 핵심 교의를 남김없이 전수하고 능력과 지위를 부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후계자가 없다면 우리의 교의와 법통은 널리 전파되지 못할 것이며 저희 제자들도 법다운 인도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의 간청을 듣고 미라래빠는 못마땅한 듯 잠시 침묵하다가 곧 응답하였다.
"그렇다 참으로 훌륭한 제자가 올 것이다. 그는 나의 가르침을 깊이 이해하고 전파할 것이다. 나는 오늘밤 그가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본 뒤 그대들이  내일 아침 일찍 오면 알려주겠다."
미라래빠는 이튿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모든 제자들과 보시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말하였다.
"진리로 충만한 법기(法器)와 같은 자가 이제 곧 오리니 그는 심오한 나의 교의를 남김없이 받게 되리라. 그는 의사로서 계율을 충실히 지키는 승려이다. 그는 나의 가르침을 받들어 시방에 널리 유포할 것이다. 지난밤에 그가 나를 찾아오는 꿈을 꾸었는데 그는 아무것도 담지 않은 수정 항아리를 들고 있었다. 나는 은 항아릴 속에 담긴  감로수를 그가 들고 온 수정 항아리에 가득히 쏟아부었다.
이 늙은 아비는 이제야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붓다의 가르침을 밝히고, 무수한 중생들에게 이로움을 베풀 아들을 갖게 되었구나! 오, 내 마음에 지극한 행복과 환희가 넘치는구나!"
미라래빠는 기쁨에 겨워 노래부르기 시작했다.

         모든 스승들게 예배드리며
         자애로운 분들에게 기도드리나이다.

         동방에 흰 암사자의 젖은 지고한 힘의 원천이나니
         맛보지 않으며 그 힘을 어찌 알리?
         마시면 놀라운 생명력 깊숙이 솟아나리니
         인드라 신만이 그 젖을 마시네.
         남방 위풍당당한 호랑이는 놀라운 힘으로 달리나니
         당해보지 않으면 그 날랜 힘을 어찌 알리?
         호랑이를 겨뤄보면 날쌘 호보(虎步)를 알리니
         위엄 있는 돔비헤루까만이 타고 다니네.

         서방 주르모 물고기는 쓰디쓴 쓸개즙을 지녔나니
         맛보지 않으면 그 쓴 맛을 어찌 알리?
         맛본 자만이 진실로 쓴맛을 아나니
         용신(龍神) 가외족뽀만이 쓸개즙을 맛보네.

         북방 여의주 청룡은 괴력을 지녔나니
         겨루지 않으면 그 괴력 어찌 알리?
         용과 승부를 다툴 때 그 힘을 아나니
         무적자 가루가 신만이 청룡과 대적하네.

         동방의 암사자 흰 젖은
         오직 황금 그릇에 담아야 하네.
         여느 질그릇에 담아서는 안 되니
         그릇이 깨어져 흰 사자젖을 잃게 되리라.

         나로빠. 마이뜨리빠의 교의는 깊고 그윽하지만
         수행하지 않는 자 어찌 그 심원한 뜻을 알리?
         근고히 수행하는 자만이 깊은 뜻을 알리니
         이것은 내 아버지 마르빠가 지니신 가르침이요,
         또한 미라래빠가 수행한 가르침이네.

         미라의 체득과 직관과 교의는
         언제나 힘있고 친밀하지만
         경멸하는 자 어찌 수용할 수 있으랴?
         자질 있는 자만이 받아 지니리니
         모든 가르침은 남김없이 주어지리라!
         나의 법제자, 저 승려(감뽀빠)에게!

어느날 감뽀빠는 산책하러 밖으로 나가다가 수도원 문 앞에서 세 명의 거지들이 주고 받는 대화를 엿들었다. 그 해에 흉년이 들어 기근으로 사람들이 재앙을 당하고 있었는데 거지들 가운데 한 명이 이야기 하였다.
"요즘 갸짝리의 선량한 승려들이 신도들을 위해  진리[法]를 설하고 누구든 관계없이 사람들을 초대하여 음식을 대접한다는데 그 소식들었소? 우리도 어서 그리로 가서 음식을 얻어먹고 남은 음식은 거두어 근처의 아늑한 장소로 가서함께 먹으면 멋지지 않겠소?"
옆에서 듣던 거지는 이렇게 제안했다.
"아니 내게 더 좋은 생각이 있소. 아예 한 말 구해서  빵을 굽고 후춧가루로 맛을 낸 뒤 빈집으로 가지고 가서 조용히 먹으며 즐기는 게 어떻겠소?"
이때 늙은 거지는 대답했다.
"교활한 자는 설령 극도로 굶주릴지라도 항상 미소를 띠며, 길조(吉鳥)는 설령 아무리 허기질지라도 독수리처럼 항상 높이 나는 법이네. 그러니 우리는  음식을 구걸한다는 천한 말을 함부로 지껄이지 말도록 하세. 보게! 저기 라마승이 오고 있지 않는가? 우리의 대화를 저 라마승이 들었다면 얼마나 우리에게 치욕스러운 일이겠는가? 만약 자네들리 무언가를 바란다면 제석천왕의 왕자로 태어나기를 바라는 그런 아주 커다란 소원을 갖는 게 낫지 않겠는가? 제석천왕은 진리를 유포하고 보호하며 티벳과 온 세상을 다스리니까 말이야. 또는 미라래빠와 같은 위대한 수행자가 되기를 소원하는 것도 아주 좋은  일이지. 그는 모든 명상 수도자들의 제왕이니까. 그는 서쪽 설산 속에서 고행하며 지내는데  삼매를 먹고 엷은 무명옷을 걸치고도 지복(至福)의 뚬모 열(熱)로 추운 줄 모르고 지낸다더군. 밤낮으로 깨달음의 마하무드라를 수행하고, 한곳에서 다른 장소로 옮길 때는 날아서 간다네. 만약에 자네들이 미라래빠처럼 세속을 떠난 진리를 수행한다면 그건 모든 일 가운데 가장 훌륭한 일이 될 거야. 그럴 마음이 없다면 살아 생전에 그의 얼굴이라도 한번 뵙기를 바라야 할걸세!"
노인은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눈물을 흘렸다.
감뽀빠는 미라래빠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거대한 신심이 솟아올랐다. 그 감동이 어찌나 컸던지 한나절 동안 까무라칠 정도였다. 정신이 되돌아온 감뽀빠는 눈물을 쏟으며 미라래빠가 계신 곳을 향해 무수히 예배드렸다. 그는  간절한 마음으로 거듭거듭 부르짖었다. 
"오, 스승이시여! 스승이시여!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보살펴주소서!"
그후 감뽀빠는 미라래빠에게 바치는 일곱 가지 성찬 예물을 갖춘 거룩한 의식을 행하였다.
그는 끊임없는 영감에 고무되어 일찍이 없었던 삼매의 놀라운 체험들을 경험하였다. 미라래빠를 친견하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에 젖어 그날 밤이 어떻게 지나는지조차 깨달을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 감뽀빠는 진수성찬을 준비하여 세 명의 거지들을 초대하였다. 
살코기와 술과 음식을 실컷 먹은 그들은 매우 만족하며 즐거워하였다. 감뽀빠는 거지들에게 청했다.
"나는 어제 당신들이 이야기한 수도승을 찾아뵙고자 하오.  그분에 관해 당신들은 많이 알고 있는것 같은데, 그분이 계신  곳까지 안내해주기만 한다면 내가 갖고 있는 황금 열다섯 냥의 절반이라도 주겠소."
이에 젊은 거지들은 수도자를 모른다고 말했지만 늙은이는 그에게로 안내해주겠다며  쾌히 승낙하였다.
그날 오후 감뽀빠는 예물을 준비하고 부처님과 법과 승단의 삼보(三寶)에게 기도를 올렸다.그리고 날이 저물자 감뽀빠는 길고 거대한 놋쇠 나팔을  힘껏 불었다.그 강렬한 소리는 땅끝 모든 구석구석까지 전파되었다. 지금까지 도위.짱 지역, 아니 티벳 전역에서 이 소리보다 더욱 우렁차고 멀리 울려퍼지는 나팔은 없었다고 한다.
감뽀빠는 또한 큰북을 높이 매달고  박자에 맞춰 힘껏 두들겼다.  무수한 인간과 동물들이 그 웅장하고 통쾌한 북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날 밤 영적인 시현을 보았다. 묀 지방의 여인으로 보이는 소녀가 찾아와서 그에게 말하였던 것이다."
"선생님께서 울리신 그 북소리는 뭇 사람들뿐만 아니라 많은 짐승에게까지 큰 축복을 주셨답니다."
그리고 소녀가 우유가 가득 담긴 해골잔을 감뽀빠에게 주면서 덧붙였다.
"동물들에게까지 이렇게 축복하셨으니 이제 해골잔의 우유를 마시세요. 머지않아이곳의 모든 동물들뿐마 아니라 육도 세계의 모든 중생들이 찾아올 거예요. 저는 지금 서방(西方)으로 가고 있는 중이에요."
감뽀빠가 해골잔을 받아들자 그녀는 곧 사라졌다.
후에 감뽀빠는 이 날 일어난 일들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였다.
"그날 밤 나의 북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점진적으로 단계를 밟아가야 할 근기가 낮은 사람들이었다. 스승들이 우리에게 주신 은혜는 참으로 위대하도다! 
북소리를 들은 동물들은 동굴 숙에서 명상에 전념하게 될 내 훌륭한 명상 수행 제자들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영적 시현은 스승 미라래빠에게 나아가 그의 가르침에 전적으로 의지하여 방편도와 마하무드라를 전수받아 수행하게 되리라는 암시였다."
감뽀빠와 늙은이는 미라래빠를 찾아 길을 떠났다. 감뽀빠는 스승을 찾아 가는 도중 때때로 흥얼거리다가는 지껄이고 그러다 또다시 크게 부르짖으며 탄식하곤 했다.
"오, 언제나 스승을 뵈올 수 있을까!"
미라래빠를 뵙고 싶은 열망이 너무나 큰 나머지 감뽀빠의 두 눈에서는 끊임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갈 길을 재촉하느라 휴식을 취할 생각은 좀처럼 들지 않았다.
그들이 상부(上部)냥 고을의 '새로운 땅'에 이르렀을  때 늙은 거지는 여행에 지쳐 급기야 병이 나고 말았다. 그는 감뽀빠에게 말하였다. 
"여기서부터는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나도 모르겠소. 그러나 이 근방에 있는 수도원에 가서 물어보면 알 수 있을 거요."
이리하여 홀로 남겨진 감뽀빠는 길을 재촉하였다. 그러나 어디로 가야할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사람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산간 오지를 눈먼 거지처럼 헤멜뿐이었다.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고 땅거미가 짙게 깔리기 시작했다. 크게  낙담한 감뽀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땅에 쭈그리고 앉았다.  하염없이 울고 있는데 어느순간 안내하던 늙은이의 음성이 들렸다.
"여보게, 그리 비통하게 울지 말게나. 내가 길을 안내해주겠네."
후에 감뽀빠는 세 명의 거지들이 실은 미라래빠의 변화신(變化身)이었음을 깨달았다.감뽀빠는 사람들에게 길을 물으며 계속 걸어나갔다. 장쏘차와에 도착하였을 때 고원 지대에서 온 한 무리의 상인들을  만났다. 그들에게 미라래빠에 관해 물어보자  냐낭 마을에서 온 다와쌍뽀라는 이름의 상인이 이렇게 대답했다.
"티벳에서 명성 높은 명상의 완성자, 위대한 스승 미라래빠께서는 요즈음 진 지방의 추와르에 머물고 계신답니다."
감뽀빠는 이 말을 듣고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그 상인이 미라래빠라도 되는 양 그를  얼싸안고 울음을 와락 터뜨렸다.
그후 정신을 가다듬은 감뽀빠는 곧  바로 딩리로 향하였다. 넓은  평원 한가운데 이르렀을 때 감뽀빠는 기진맥진하였다.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큰 바위 위에 걸터앉는 순간 아래로 굴러 떨어져 기절하고 말았다. 굶주림과 노독(路毒)이 극도에달하여 전신의 생명 에너지 통로[氣脈]가 극심하게 균형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한나절 동안 실신하였다가 겨우  깨어나 보니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전신의 털이란 털은 하나도 남길없이 다 벗겨져버렸다. 그러나 그는 고통조차 느끼지 못했다. 심한 갈증으로 목이 타는 듯하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물을  가져다 줄 사람은 없었다. 감뽀빠는 그곳에서 꼬박 이틀 밤낮 동안 물 한 모금 밥 한술 없이 사경을 헤매며 보냈다. 마침내 그는 맹세하였다.
"이생에 스승님을 만나뵐 수 없다면 내생에는 반드시 그의 곁에 태어나리라. 그리하여 나의 마음이 그의 마음과 합하여 '하나'가 될 것을  맹세한다. 내가 죽은 후 세 가지 바르도에서 오직 스승만을 나의 유일한 귀의처로 삼으리라!"
눈물과 함께 지극한 정성으로 서원하였을 때 때마침 자율에서 온 까담빠종(宗)의 어떤 승려가 자나다가 감뽀빠를 발견했다.
"당신은 어디로 가는 사람이오?"
"나의 스승 미라래빠를 만나러 진 지방으로 가는 중이오."
"나도 그쪽으로 가는 사람이오. 그런데 당신을 보니 아주 심하게 앓고 있는것 같소."
"그렇소. 우선 물 한 모금 주시겠소?갈증이 심해 목이 타는 것만 같소."
승려는 감뽀빠에게 물 한 그릇을 주었다. 물을 들이킨 감뽀빠는 이내 전신의 기력을 완전히 회복하였다. 감뽀빠는 승려와 동행하며 여행을 다시 계속하였다.한편 미라래빠는 매우 즐거운 마음으로 '지복 언덕'에서 진리를 설하고 있었다. 미라래빠는 설법하다가 이따금 침묵을 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통쾌하게  웃기도 하였다.진 지방의 아주 훌륭한 보시녀 제쎄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여쭈었다.
"아니, 친애하는 스승님, 설법하시는 도중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시다간 또  갑자기 침묵하시기도 하는데 대체 무슨 일이신가요? 혹시 수승한 제자들의 업장이 정화되는 걸 보고 기쁜 마음에 웃으셨다가는 우둔한 사람들의 나쁜 생각을 보고 침묵하는 건 아니신지요?"
"나는 어리석은 제자들의 결점을 보는 것도 아니요, 수승한 제자들의 장점을 보는 것도 아니오."
"그렇다면 오늘 이렇게 흔쾌히 웃으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위 지역에서 온 나의 아들이 이제 막 딩리에  도착했기 때문이오. 그는 어지럼증을 못 이겨 바위에서 떨어졌었소. 눈물을 흘리며 지극한 신심으로 그는 나에게 간구하였고, 나는 그를 가엾이 여겨 삼매로 축복해주었소. 이로 인해 나는 기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어 웃음을 터뜨린 것이오."
이 말을 할 때 미라래빠의 두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제쎄가 다시 여쭈었다.
"그는 언제 도착하겠어요?"
"내일 모래 중에 도착하게 될 것이오."
"저희들도 그를 만날 인연이 있을까요?"
"그렇소. 그가 도작할 때 방석을준비하는 자는 누구든지 삼매의 영양분으로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며, 누구든지 그를 처음으로 보는 자는 대자유의 극락정토로 인도될 것이오."
한편 감뽀빠와 까담빠종의 라마승은 시장터 가운데 이르렀다.
이때 어떤 여인이 베를 짜고 있었다. 감뽀빠는 베 짜는 여인에게 물었다.
"위대한 명상자 미라래빠께서는 어디에 계시는지 혹시 아시오?"
여인은 되물었다.
"스님은 어디서 오셨는지요?"
"태양과 같이 광대한 땅인 위 지역에서 스승 미라래빠를 만나기 위해 왔소."
"그러시다면 저희 집에 잠시 들어오시겠어요? 음식을 좀 드리겠어요."
그녀는 다과와 여러가지 요리를 그들에게 대접하면서 이렇게 알려주었다.
"스승께서는 어제 아침 스님께서 오시리라고 말씀하셨지요. 또 한 스님의 미래에 관해서도 예언하셨답니다. 스승님께서는 스님이 딩리에서 피곤에 지쳐 병들었을 때 삼매로 축복해주셨지요. 스승님께서는 저에게 스님을 먼저 마중하도록 허락하셨답니다."
여인의 이야기를 듣자 감뽀빠는 어깨가 우쭐해졌다.
"스승님의 은총으로 나는 생명을 구한 것이로구나! 그리고 스승님께서 나에게 하신 예언으로 미뤄볼 때 나는근기(根機)가 매우 뛰어난 사람임에 틀림없도다!"
미라래빠는 감뽀빠의 이러한 자부심을 알고 그의 교만을 꺾기 위해 이 주일 동안이나 만나기를 거절했다.
이 기간 동안 감뽀빠는 석굴에  혼자 머물라는 전갈을 받았다. 이때  세완뙨빠(쎄완래빠)가 땔감과 취사 도구를 마련해 주었다.
이렇게 하여 이 주일이 지난 뒤 앞서 베를 짰던 그 보시녀는 감뽀빠를 데리고  미라래빠를 만나러 갔다. 이때 미라래빠는 신통력으로 래충빠와 시와외를 자신과 똑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켰다. 그 결과 감뽀빠는 누가 진짜 미라래빠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이에 래충빠는 가운데 사람을 가리켜 진짜 미라래빠 스승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러자 감뽀빠는 미라래빠에게 전차(전茶) 한 꾸러미와 만달라로 만든 황금  열다섯 냥을 바치고 자신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나서 위 지역에서 스승의 처소에 당도하기까지의 여행담을 말씀드린 뒤에 미라래빠에게 생애담을 들려주시도록 간곡히 청했다. 미라래빠는 잠시 눈을 들어 엄숙하게 정면을 응시하다가 황금 만달라 한 닢을 집어 들어 하늘로 높이 던지면서 이렇게 외쳤다.
"이 예물은 마르빠 스승에게 바치나이다!"
그가 이렇게 말한 순간 이루 표현할 수 없는 천상의 음악과 빛이 장엄하게 나타났다. 그러자 미라래빠는 술이 가득 담긴 해골잔을 들어 절반을 쭈욱 들이켰다. 그리고 남은 술잔을 감뽀빠에게 주며 말하였다.
"이걸 받아 마시게."
이에 감뽀빠는 망설였다.
'술을 마시는 것은 승려의 계율에 어긋나는 일인데......게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술을 받아 마셔야 한단 말인가?"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지 말고 어서 받아 마시게!"
미라래빠가 독촉하자 감뽀빠는 길조에 흠이라도 생길까 두려워 즉시 해골잔을 받아  단숨에 마셨다. 이로써 그는 훌륭한 법기(法器)임을 입증한 것이다. 즉  심오한 교의를 받아 법통의 수계자(受繼者)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었다.
"그대의 이름[法名]은 무엇인가?"
미라래빠는 물었다.
"'쐬남린첸(귀한공덕)'이라 합니다."
그러자 미라래빠는 세 번 반복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의 공덕은 덕을 쌓은 과보로 얻어진 것이다. 실로 모든 중생들에게 귀한 공덕이 되리라!"
'이 내 아들의 이름을 듣는 자는 누구든지 윤회계로부터 해탈하겠지만 지금은 이 사실을 말하지 않는게 좋으리라.' 
미라래빠는 짐짓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감뽀빠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신심을 지니고 이곳을 찾아온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다. 하지만 그대의 황금이나 차는 나에게 필요없다.이제 나의 생애에 관해서 노래를 들려줄 테니 귀 기울여 들어보렴."
미라래빠는 래충빠와 시와외의 곡조에 맞춰 노래부르기 시작했다.
 

    미라래빠는 생각했다.
   '이 간절한 질문에 잘 응답하여 그녀의 자만심을 꺾어주어야겠구나.'
          
      그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들을지라. 들을지라.
         그대 사특한 마녀야,
         스승은 선량하나 제자는 사악하네.
         진리의 가르침을 읽고 듣기만 한 자들은
         그져 문자에만 집착해
         진리의 실체를 이해하지 못하네.
         언어는 유창하고 확신에 찬 듯하나
         소용 없고 가치 없어라.

         거짓말과 공허한 말은
         마음속의 더러움을 씻어주지 못하네.

         지난날의 나쁜 습관과 현재의 악행으로
         교의와 맹세를 저버린 그대는
         비천한 마녀의 모습으로 태어나
         사람을 잡아먹는 유령 되어 방황하도다.
         그대의 말은 자신을 속이는 거짓투성이,
         마음속엔 남을 헤치려는 생각으로 가득 찼노라.

         인과법(因果法)을 무시하여
         추한 모습, 천한 태생으로 태어났구나.
         그대가 윤회세계 악을 생각한다면
         죄를 고백하고 선을 행하라.

         미라는 두려움 없으니 사자와 같고,
         불안하지 않으니 코끼리와 같으며,
         가식과 바람이 없으니 광인과 같도다.
         그대에게 진실을 말하나니
         나를 헤치는 일은 그대에게 슬픔만 더할 뿐.

         순수한 진리 향해 서약하라!
         장차 제자 되길 발원하라.
         오, 그대 타락한 여인아,
         이 말을 귀담아 들을진저!

그러자 작씬모는 이전과 같은 모습을 드러낸 뒤 노래를 불렀다.
      
         삼세제불(三世諸佛) 가운데
         지금강불(持金綱佛)은 으뜸이시고
         놀라운 가르침의 주(主)이시네.
         보리심의 발현은 참으로 불가사의 합니다.

         임은 저를 타락한 여인이라 부르시지만
         본래의 저는 많은 공덕을 쌓은 여인!
         경계 말씀 듣고서 바른 견해를 얻었지요.
         처음엔 스승의 가르침에 복종하여
         거룩한 진리를 배우고 공부했으나
         자신에 도취되어 악행을 범했지요.
         악한 열정이 마음속에 모질게 날뛰어 
         마녀의 추한 모습으로 태어났지요.
         모든 중생을 도우려 했으나
         결과는 끝없이 되풀이되는 악으로 끝났답니다.

         위대한 명상자, 임께서는 작년 초에 오시어
         동굴 속에 은둔하며 홀로 수행하셨지요.
         때때로 임을 좋아했고
         때로는 그렇지 않았답니다.
         오늘밤 온 것은 임을 좋아했기 때문이지요.
         발목을 잡을 것은 임을 싫어했기 때문이지요.
         저는 지금 잘못을 뉘우치고 있어요.
         이제부턴 악행을 버리고
         성심으로 진리를 수행하여
         붓다의 가르침에 봉헌하겠어요.
         바라건대 오독(五毒)의 갈망 녹아
         은총의 시원한 그늘 속에 쉬게 하소서!

         추한 모습 지닌 여인은
         임에게 귀의하여 가르침에 의지했어요.

         사악한 의도를 버리고
         불타의 경지 성취할 때까지
         수행자를 보호하고
         명상자의 수호녀가 되기를 맹세하겠어요.
         가르침을 지키는 이들과
         진리를 따르는 이들을 돕겠어요.
         뛰어난 명상자와 진리 자체의
         정직한 시녀가 되겠어요.

  이렇게 하여 작씬모는 장차 어떤 사람도 해치지 않을 것을 미라래빠 앞에서 맹세하였다. 그녀는 또한 명상하는 모든 사람을 보호하겠다고 서원하였다. 작씬모을 인도하기 위해 미라래빠는 노래하였다.

         나는 윤회 세계를 벗어난 자요,
         스승의 귀한 아들이요,
         소중한 가르침을 지닌자요,
         불타의 가르침을 구현한 자라네.

         나는 존재의 본질을 아는자요
         뭇존재의 어머니,
         용기와 끈기를 지닌 자요
         고따마 붓다의 진수(眞髓)를 지닌 자요
         보리심을 발한 스승이네.

         한결같이 자애심을 지녀
         대자비로 온갖 악념(惡念)을 극복하고
         링와의 동굴에 머물면서
         끊임없이 명상에 전념하는 자라네.

         그대 불쌍한 마녀여, 그대 지금 행복하지 않은가?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은 그대의 잘못.
         똑바로 볼지어다!
         아상(我相)에 집착하는 그대 마음이
         그대 자신보다 더 크구나.
         경계하라!
         감정에 치우지는 그대 마음이 그대 자신보다 더 크구나.
         그대 사악한 의지는 그대 자신보다 한층 강하구나.
         그대 습관적 사념은 그대 자신보다 더욱 굳세구나.
         그대 그칠 줄 모르는 사념은 그대 자신보다 더욱 날뛰는구나!

         유령의 존재를 인정하면
         해악을 자초할 뿐이네.
         유령이 존재하지 않음을 알면
         그것이 곧 붓다의 길이요,
         유령과 본체(本體)가 '하나임을 앎은
         해탈의 길이네.
         유령이란 곧 모든 이의 부모임을 알아라!
         이것이 바른 이해의 길이요,
         유령 자체가 진아심(眞我心)의 현현임을 앎은 
         지고한 영광이네.
         악녀여!
         네가 설한 진리를 깨달으면
         온갖 질고게서 벗어나 자유케 되리.
         이는 그대 위한 가르침이네.

         행여 제자가 되려거든
         가르침을 준행하고
         금강승(金綱乘)의 계율을 지키고
         자비심을 버리지 마라.
         불자(佛子)들의 신체나 말이나 마음을 다치게 하지 마라.
         이 규칙 어기면 금강 지옥에 떨어지리.

         위없는 보리심(菩提心)으로 
         그대는 지복(至福)을 누릴진저!
         오, 도제쌤빠의 여인이여,
         오는 생에는 나의 수제자 될지어다.

작씬모는 서약한 뒤 미라래빠에게 예배드리고 여러 번 그이 둘레를 돌았다. 그녀는 미라래빠의 모든 명령에 순종하기로 맹세한 후에 무지개처럼 하늘로 사라졌다.
잠시 후 먼동이 트고 해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작씬모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단장하고, 화려한 옷을 입은 많은 형제 자매들을 거느리고 다시 찾아왔다. 그들은 모두 미라래빠에게 예배드리고 천상 예물을 바쳤다.
작신모는 미라래빠에게 말했다.
"저는 사악한 유령입니다. 악업으로 인해 천한 몸으로 때어났지요.습관적인 나쁜 사념에 끌려 다른 사람도 악에 물들게 하였지요. 부디 저를 용서해주세요, 악의에 이끌려 선생님을 해치려 했던 일을. 지난 날의 잘못을 모두 용서해주세요. 앞으로는 가르침을 철저히 따르고 신실한 하녀가 되겠어요. 스승이시여, 자비를 베푸시어 지고한 진리를 설해주소서."
  작신모는 이어 노래하였다.

    
         오, 임이시여,임이시여, 
         위대한 영웅들의 아드님이시여!
         한량없는 공덕 닦아
         임은 지고한 분 되셨군요.
         훌륭한 법통에 속하여
         은총의 물결로 축복받으셨군요.

         임은 불굴의 끈기로 명상하셨네.
         홀로 인내하며 심오한 가르침을 수행하셨네.
         하여 악도 장애도 없으시리.

         에너지 통로와 생명 에너지 수련하여
         소우주(小宇宙)를 통달하셨나니
         위대한 기적을 행하실 수 있네.

         우리와 임은 조화의 인연이 있지요.
         전생의 순수한 소원이 있어 우리를 만나게 한 거지요.
         무수한 성취자들 만났어도
         나는 오로지 임을 통해 은총과 가르침을받았지요.

         소승(小乘)의 편의적인 진리는 미망이요
         까마르로 말미암은 욕망은 
         극복하기 어렵지요.
         진리에 관해 유창하게 말할지라도
         고통과 불행앞엔 무력하지요.
         진리에서 벗어난 이런 교사(敎師)들은 
         제 이익조차 얻지 못한채
         남에게 증오심만 일으키지요.

         님은 불변의 진리(法性)을 깨달은
         삼세 부처님의 화신이네.
         내적 교의(敎義)로 진리의 본질을 수행하지네.
         지고한 깨달음이 깊어지는 
         이 축복받은 곳에서
         저희 작씬모와 시녀들은 청하오니
         내밀한 비밀 교의를 베푸소서. 

         청하오니, 지고한 진리 금강승의
         은밀한 말씀을 허락하소서.
         대광지혜(大光智慧)를 허락하시어
         큰 빛을 밝히소서.

         불변의 진리, 은밀한 가르침 들으면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으며
         비밀 교의 수행하면
         윤회의 길목에서 방황하지 않으리니
         숨김없이 완전한 진리를 저희들에게 밝히소서.

미라래빠는 말하였다.
"그대들 모두가 불변하는 최상의 진리를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은밀한 가르침을 배우려 한다면, 목숨을 바쳐 맹세하고 엄숙한 서약을 해야 한다."
작씬모는 스승의 가르침을 마음을 다해 따르고 모든 불교인들에게 완전히 봉사하기로 서약하였다.
미라래빠는 그녀의 간청에 응하여'스물일곱 가지 소멸에 관한 진리의 노래'를 불렀다.

         인간의 몸 지니신 은밀한 붓다.
         비길 데 없는 역경사 마르빠 아버지시여,
         자애로운 임의 발 앞에 엎드려 절합니다.

         나, 미라는기교를 자랑하는 시인이 아니지만
         그대가 노래를 청하니
         구경(究竟)의 진리를 읊조리리.
      
         천둥과 번개, 구름은
         하늘에서 일어나
         하늘로 사라지네.

         무지개와 안개, 저녁 노을은 
         허공에서 나타나
         허공으로 사라지네.

         꿀과 열매, 곡식은
         흙에서 생겨나
         흙으로 돌아가네.

         꽃과 풀, 나뭇잎은 
         대지에서 자라나
         다시 대지로 돌아가네.

         물결과 소용돌이, 거센 파도는
         바다에서 일어나
         마침내 바다로 사라지네.

         습관적 사념과 집착심, 욕망은
         장식(藏識)에서 일어나
         마침내 장식으로 사라지네.

         자아의 각성과 자아 광명, 자아 해탈은
         마음의 근원(一心)에서 일어나
         한결같이 마음의 근원으로 돌아가네.

         불생과 불멸, 부사의(不思議)는
         진리의 본질(法性)에서 일어나
         다시 진리의 본질로 돌아가네.

         환영과 허깨비, 악마의 시현(示現)은
         업식(業識)에서 일어나 
         마침내 업식으로 돌아가 사라지네.

         유령의 환영(幻影)에 집착하면
         올바른 수행법이 아니네.

         모든 장애물이 일심의 표현인
         공(空)의 현현임을 알지 못하면
         올바른 명상법이 아니네.

         온갖 혼란의 근원은
         또한 마음에 있음을 알지니
         마음의 본성을 깨닫는 자는 
         가고 옴이 없는 
         대광명을 보게 되네.

         삼라만상의 본질을 바라보는 자는
         그것이 다만 마음의 그림자임을 깨닫게 되네.
         하여 공(空)과 형상(色)의 평등성을 아네.

         나아가 명상은 생각의 헛그림자일 뿐이요
         명상하지 않음도 또한 다를 바 없으니
         명상을 하든 안 하든 마찬가지네.

         '둘로' 나누어 분별하는 마음이야말로
         모든 그릇된 관념의 근원이네.
         구경(究竟)의 정견(正見)에선 견해조차 없나니
         이것이 마음의 본질이라네.

         진리의 본질은 허공을 닮았나니
         그대, 작씬모여!
         생각을 초월한 본질을 찾으라!
         흩어짐 없이 명상에 몰두하라!
         항상 본질에 눈을 뜨고
         자연스럽게 무위로 행동하라!
       
         언어를 초월한 경지에
         희망과 두려움에서 벗어난
         대성취가 있나니
         나의 노래, 농담도 빈말도 아니네.
         오, 영혼이여!
         상서로운 진리를 생각하라!
         묻기를 적게 하고 질문를 일으키지 마라!
         모든 긴장을 놓아버리고 편히 쉬라!

         그대의 청에 따라 부르긴 했지만
         나의 노래는 다만 '미친 언어'일 뿐,
         그대가 실행하는 이 나의 가르침은
         굶주릴 때 먹는 한없는 지복(至福)의 음식이요
         목마를 때 마시는 감로수가 되리니
         그대, 비로소 수행자를 도울 수 있으리.

이에 작씬모와 그녀의 권속은 기쁨에 겨워 미라래빠에게 엎드려 절한 뒤 그의  주위를 여러 번 돌았다. 그들은 찬탄하여 외쳤다. 
  "오, 스승이시여, 선생님의 은혜에 무한히 감사드립니다."
그후 그들은 무지개와 같이 하늘로 사라졌다. 그들은 그 뒤로 미라래빠의 명령에 순종했으며, 명상 수행자들을 돕고 그들의 선량한 친구가 되었다.

이 장은 '링와 동굴' 에서 미라래빠가 마녀 작씬모를 만난 이야기 이다.


         보살 앞에 솟아오른 용천수는
         진리의 샘물이 끊임없이 솟아오름을 상징하네.
         등뒤에 발산되는 후광은
         장차 그대의 덕이 티벳을 정화시키리라는 암시이네.
         전신에 타오르는 불길은
         장차 기쁘고 따뜻한 뚬모의 지혜가
         차겁게 얼어붙은 방황하는 사념을 녹이리라는 암시이네.
         심장에 빛나는 태양과 달은
         오고 감이 없는[不去不來]대광명 세계에
         그대 장차 안주함을 뜻하네.

         사랑하는 아들아,
         그대의 꿈은 참으로 상서롭도다.

         진리의 공덕으로 예언할지라도
         해몽에 집착하면 악업과 장애를 불러오네.
         꿈은 환(幻)에 지나지 않음을 알지니
         그리하면 그대, 꿈을 진리로 삼을 수 있으리라.

         나쁜 징조가 길몽으로, 좋은 징조가 흉몽으로
         현몽(現夢)되기도 하나니
         정견이 없으면 분간 못하네.
         수행의 대가(大家)들은
         다양한 꿈속에 숨은 진정한 암시를 아나니
         선한 약사승이여, 길몽에도 흉몽에도 집착하지 마라!
         늙은이의 이 말을 명심할진저!


  미라래빠는 계속 말하였다.
"약사 승려여,사랑하는 내 아들아, 그대의 꿈은 그대 속에서 진리가 자라나 완전히 꽃피는 것을 예시하고 있다. 이 늙은 아비는 다시없는 확신과 지견으로 그대의 꿈이 의미하는 바를 그대에게 자세히 설명하였다. 나의 예언을 잊지 말고 그 실현을 지켜보도록 하여라. 때가 무르익어 그 꿈이 실현되면, 지금 그대가 나에게 지니고 있는 신심보다 더 큰 신심이 그대의 가슴속에서 일어나게 되리라. 그때 그대는 불가사의한 방식으로 '행함이 없는 마음[無爲心]의 본질' 을 깨닫게 되리라. 이리하여 바로 그 자리에서 그대는 삶과 죽음으로부터 완전히 해탈하게 되리라. 또한 아들아, 신실한 수도자가 되려거든 결코 꿈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꿈에 집착하다가는 결국 악마의 유혹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스승의 가르침에 순종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좋은 충고를 무시하며, 자신을 치켜세우는 교만의 노예가 되면 마침내 자신의 마음조차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사랑하는 아들아, 그대는 친구들의  결점을 보지 말고, 사악학 생각을 일으키지 말 것이며, 잡다한 일에 사로잡히지 말아라. 실수는 언제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데 기인한다.
  그리고 아들아, 인생이란 단지 태어나고 죽는 바르도[中有界]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태어나고 죽는 경험이란 비실재요 미망이요 강요된 꿈의 한 형태일 뿐이다. 낮 동안의 정신적인 작용이 잠재하는 습관적인 사념을 만들고,습관적인 사념은 다시 밤 동안에 여러가지 미망적인 영상을 만든다. 의식이 이것을 감지하니 이를 가리켜 꿈이라 한다. 곧 이것을 미혹적이고 마법적인 '꿈의 바르도'라고 한다. 
  습관적인 사념들이 깊이 뿌리내리면 그로 인해 선악업을 짓게 된다. 이리하여 '윤회의 바르도'가 생기고 고통과 쾌락을 경험하게 된다. 이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몽환행(夢幻行)과 환신행(幻身行)을 수행해야 한다. 이 수행에 통달하면 바르도[死後中有界]에서 보신(報身)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는 완전함에 도달하기까지 부지런히 수행해야 하리라."
  이에 감뽀빠는 바르도에 관한 몇 가지 쉽고 실제적인 가르침을 주시도록 간청했다.미라래빠는 '바르도의 노래'로 응답하였다.

         존귀한 모든 스승님께 예배올리며
         많은 은혜 내리신 스승 마르빠께 귀의하옵니다.
         아들아, 그대 청에 응하여 바르도의 노래를 부르리라.

         윤회계의 모든 중생들과
         열반의 모든 붓다들은 
         본래 평등하거나 본질도 같나니
         아들아, 이는 정견의 바르도[中有行]이네.
  
         모든 형태의 붉고 흰 기운과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본질은
         진실한 무분별의 경지에 불과하나니
         아들아, 이는 수행의 바르도이네.

         환상(幻像)의 무수한 형태와
         생하지 않은[不生]제 마음[自心]은
         본래 '하나'요, 둘이 아니니
         아들아 이는 정행의 바르도이네.

         습관적 사념으로 생긴 간밤의 꿈과 
         그들의 비실재를 깨닫는 이 아침의 식견(識見)은
         마라[魔]의 빛 속에서 같은 것이니
         아들아, 이는 꿈의 바르도이네.
         
         다섯 가지 오염된 근간[五蘊]과 
         오방(五方)의 지순한 붓다들은
         무분별한 원만행에서 '하나'이네.
         아들아, 이는 생기행과 원만행의 바르도, 진리의 바르도이네.

         방편에서 온 아버지 딴뜨라와 
         지혜에서 일어난 어머니 딴뜨라는
         본생(本生)의 세 가지 입문식에서 '하나' 이네.
         아들아, 이는 본질의 바르도이네.
    
         자리행(自利行)은 변함없는 법신 속에서 표출되고 
         이타행(利他行)은 언제나 현현하는 색신(色身)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자리와 이타는 본디 '하나'에 불과한 것.
         아들아, 이는 삼신(三身)의 바르도이네.

         자궁문의 부정한 미망의 몸과
         불신(佛身)의 지순한 모습은
         바르도의 위대한 깨달음에선 '하나'이네.
         아들아, 이는 대 성취의 바르도이네.

노래를 부르고 나서 미라래빠는 감뽀빠와 래충빠, 그리고 시와외에게 말하였다.
"오늘 밤에 꾸게 될 그대들의 꿈을 잘 기억했다가 내일 아침에 내게 알려줄며. 그러면 꿈을 풀이해주겠다."
다음날 아침 제일 먼저 시와외가 스승에게 가서 여쭈었다.
"스승이시여, 저는 간밤에 매우 상서로운 꿈을 꾸었습니다. 타오르는 태양이 동쪽에서 솟아올라 저의 가슴속에 들어왔습니다."
래충빠가 뒤따라 들어와서 여쭈었다.
"저는 세 곳의 큰 골짜기에 도착하여 큰 소리로 외치는 꿈을 꾸었습니다."
이때 감뽀빠가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들어왔다.
"스승이시여, 저는 악몽을 꾸었습니다."
"그것이 악몽인지 길몽인지 지레 판단하지 말고 꿈의 내용을 들려주렴."
"저는 무수한 여러 인종의 사람들을 죽이고 그들의 호흡을 멈추게 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아무래도 악업으로 인한 꿈인 것만 같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그렇게 슬피 울지 말아라. 자, 내게 손을 주겠느냐?"
미라래빠는 감뽀빠의 손을 잡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아들아, 그토록 갈망하던 그대의 소망을 성취하게 되리라. 많은 중생들은 그들의 소원을 이루고 윤회계로부터 구원받기 위해 그대에게 소망을 가지리라. 이제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 태어났도다! 늙은 아비는 진리에 헌신하는 임무를 다하였도다!"
미라래빠는 다른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오, 시와외야, 그대의 꿈은 단지 길할 뿐이다. 그대의 서원은 그리 크지 않았기에 그대는 많은 중생들에게 유익을 주지 못한다. 그렇지만 그대는 부처님으 정토에 갈 수 있으리라. 래충빠야, 그대는 악의 영향으로 나의 지시를 세 번 어겼기 때문에 다른 골짜기에서 세 번 더 태어나게 되리라. 그때 불교 학자로서 그대의 명성은 널리 전파되리라."
넬 출신의 의사 감뽀빠는 그후 한 달 동안 열심히 명상하였다. 이때 일곱 약사불(藥師佛)이 시현하였다. 감뽀빠는 그 당시 하루에 한번만 호흡했다 한 번 숨을 내쉬고 나면 생명 에너지가 저절로 녹아졌다. 어느날 오후 호흡이 정지되어 있을 때 보신불의 정토와 다함없는 경이의 광경들이 현현하였다. 이 놀라운 광경에 도취되어 있다가 숨을 내쉬니 이미 해가 저물어 저녁이 되었다. 그는 스승에게 말씀드리려고 하다가 스승의 명상을 방해할까 우려하여 그날 저녁에는 미라래빠에게 가지 않았다. 새벽에 명상을 하며 다시 호흡을 멈추고 있을 때 석가모니불이 일천 불(一千佛)의 수불(首佛)로 시현하였다. 날이 새자 감뽀빠는 스승에게 가서 예배드렸다.미라래빠는 말하였다.
"그대가 구태어 설명하지 않아도 나는 이미 그대의 영현(靈現)을 알고 있다. 그대는 수호불의 보신과 화신을 보았다. 그러나 아직 법신을 보지는 못했다.아들아, 그대는 나의 곁에 머물고 싶겠지만 이제 그대는 중부 티벳으로 가서 거기서 명상해야 한다. 지금까지 명상에서 겪었던 위험과 장애는 내가 해결해주었지만 이제 그대는 또 하나의 위험에 직면하게 되리라. 그대가 불가사의한 신통력을 성취할 때 천자(天子)의 악마가 나타날 것이다. 그때는 초능력을 지극히 조심하며 은밀하게 보전하도록 하여라. 대체로 진언 교의(眞言敎義) 곧 금강승의 길은 은밀한 가르침[密敎]이다. 때문에 대성취도 은밀하게 증득된다. 자질이 매우 뛰어난 정화된 사람들은 악의 영향을 받지 않으니 어떤 악마도 그대를 해치지는 못하리라. 그리고 모든중생들을 위해 그대는 제자들을 모으고 가르쳐야 하리라. 마음의 본질을 깨달아 거기에 안주하게 될 진리를 유포하고 가르칠 수 있게 되리라. 때가 되면 그대는 지금까지 체득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진리를 명정하게 알게 될 것이다. 그때 그대는 내가 완전한 붓다임을 알게 되리라. 그리고 손가락 끝까지 생명 에너지를 운행할 수 있는 사람은 생명 에너지의 모든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 과연 그대가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오늘밤에 시험해 보아라."
그날 저녁 감뽀빠는 편편한 바위 위에 재를 쌓았다. 손가락으로잿더미를 가리키며 생명 에너지를 발산시켰다. 밤중이 되자 드디어 재가 흩어지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감뽀빠는 미라래빠에게 이 일을 말씀드렸다. 스승은 말하였다.
"아들아, 그대는 아직 생명 에너지를 완전히 통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는 조절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머지않아 일반적인 신통력과 특수한 신통력을 얻게 될 것이요, 변신을 성취하게 되리라. 이제 더 이상 나의 곁에 머물 필요가 없구나. 동부에 있는 감뽀다르산으로 가도록 하라. 거기서 그대는 보좌(寶座)에 앉아 있는 제왕같은 모습의 산을 발견하리라. 봉우리는 내가 쓴 이 장식 모자와 같고 수목은 황금 만달라를 닮았으리라. 산 앞에는 보석을 가지런히 나열한 듯한 일곱 봉우리들이 있으리라. 일곱 봉우리는 마치 임금앞에 일곱 대신들이 부복한 형국을 하고 있으리라. 그대는 그 감보다르산 기슭에서 제자들을 맞이하게 되리니 이제 그곳으로 가도록 하여라."
미라래빠는 감뽀빠에게 노래를 불러주었다.

         오! 거룩한 승려, 나의 아들아,
         중부 티벳으로 가지 않으련?
         때론 감미로운 음식이 생각나리라.
         그런 열망이 솟구칠 때면 언제나
         성스러운 삼매를 먹으며
         진미(珍味)가 다만 미망임을 깨달으렴.
         하여 모든 경험을 법신의 세계로 돌이키렴!

         때로는 고향이 그리우리라.
         그런 열망이 솟구칠 때면 언제나
         그대의 진실한 고향은
         진리의 본질[法界]에 있나니
         그리선 고향은 모두가 미망임을 깨달으렴.
         하여 모든 경험을 법신의 세계로 돌이키렴!

         때로는 보석과 금전이 생각나리라.
         그런 열망이 솟구칠 때면 언제나
         하늘 세계 칠보를 생각하고
         보옥과 제물은 다만 환영(幻影)임을 깨달으렴.
         하여 모든 경험을 법신의 세계로 돌이키렴!

         때때로 도반(道伴)이 그리우리라.
         그런 열망 솟구칠 때면 언제나
         자생지혜(自生智慧)를 배우자로 여기고
         모든 친구들은 한때뿐이요 속임수임을 깨달으렴.
         하여 모든 경험을 법신의 세계로 돌이키렴!

         때때로 스승이 그리우리라.
         그런 열망 솟구칠 때면 언제나
         그대 머리 위에 스승을 그려내고
         축복을 구하렴.
         또한 심장에 앉아 계신 스승을 그려내며
         결코 잊지 말아야하리.
         하지만 스승조차 미망이요 꿈 같은 것이나니
         그대는 마땅이 알아야 하리.
         만물이 비 실재요 요술 같은 것임을.

         동쪽 지방 감뽀다르산은
         용상에 좌정한 임금인 양하네.
         뒤쪽 능선은 나풀대는 목도리 같으며
         앞에는 보주(寶珠) 봉우리들이 늘어선 듯
         산정은 보금(寶金)으로 아로새긴 왕관이요,
         일곱 봉우리들은 에워싸 예배드리네.
         산림은 황금 만달라를 채색한 듯.

         그 산기슭에서 그대는 제자들을 발견하리라.
         가라, 그곳으로. 그대, 중생을 도우리라!
         가라, 그곳으로. 그대, 이타행을 성취하리라!

그리고 미라래빠는 말하였다.
"아들아, 나는 그대에게 '세상으 영광인 금강을 지닌 승려'라는 이름을 주겠다."
이리하여 미라래빠는 감뽀빠를 입문시키고 모든 가르침을 베풀고 축복해주었다. 스승은 감뽀빠에게 황금 아루라를 주고 혀와 침으로 축복하였다. 그리고 이별의 선물로 부시 쌈지를 주고 난 뒤에 말하였다.
"자, 이제 그곳으로 가서 명상하도록 하라."
감뽀빠가 중부 티벳의 위 지역을 향해 떠날 때 미라래빠는 참뽀체까지 동행하였다. 그들이 돌다리에 이르자 스승은 제자에게 당부[付囑]하였다.
"친애하는 위의 승려야, 이 돌다리를 함께 건너지 않음은 장차 훌륭한 징표가 될 것이다. 자, 짐을 내려놓고 아버지와 잠시 동안 얘기를 나누지 않겠니?오오, 위의 승려야, 자존심과 이기심을 버리고 집착과 애착의 끈을 끊고 세속의 온갖 욕심을 포기하라. 훌륭한 수행자가 되려면 그렇게 해야한다. 그리고 모든 가르침을 수행에 용해시켜라. 항상 나에게 기도할 것이요, 사악한 사람과 사귀어서는 안 된다. 탐욕과 증오와 어리석음에 뒤덮여 있는 그들이 그대를 오염시킬까 염려스럽구나.
뭇 사람들 중에는 다른 사람들의 결점만 헐뜯고 상대방을 한결같이 원수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타인을 험담하고 진리를 비방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 왜냐하면 가슴속에 증오심을 지니고 있기 때이다. 날개도 없고 다리도 없는 뱀은 연약하게 보여도 마주치는 사람에게마다 증오심을 나타내듯 저들은 만나는 사람마다 원수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또한 매우 인색하며 아까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무엇이든지 눈에 띄는 건 모두 주워 모은다. 심지어 나무 토막이나 돌맹이 하나까지도 모은다. 
그리고 이렇게 변명한다. '늙어서 일할 수 없게 되면 먹고살 재물이 필요하고 죽고 나면 제상(祭床)에 제물이라도 올려 놓게 해야지 않겠는가?', '진리도 돈이 있어야 수행할 수 있는걸. 심지어 보살조차도 영적인 재산을 얻기 위해 돈을 모으지 않는가?' 이리하여 과감히 폭리를 취하고 이익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들의 심장에 흐르는 피는 언제나 탐욕으로 들끓고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우리로서는 아직 심오한 가르침을 수행할 때가 아니다. 먼저 자비심을 계발하지 않으면 소승의 길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어떤 교의에도 결코 집착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면 고집통이 되어서 편협심에 사로잡히게 된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매우 무지한 사람들임을 그대는 알아야 한다. 그대는 결코 그들의 허튼 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고 그들과 교제하지도 말아라. 그들에게 말을 건네면 그들은 금세 스승이 누구며 어떤 진리를 수행했느냐고 물으리라. 그러나 그대의 솔직한 대답은 그들을 도리어 분노하게 만들리라. 왜냐하면 그들은 편협한 마음을 지니고 있기에 좋은 충고를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도리어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결과가 되어 그대는 악담을 듣게 될 것이다. 결국 그들은 안락한 마음의 의지처를 잃어버린 셈이 된다. 그대는 삼독(三毒)의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과는 교제하지 않는 게 좋다. 딴뜨라 경전에서 이렇게 말한다.
'소승의 사원에서 일주일 동안 머물르려면 세심한 작은 참새처럼 그대의 행동을 주의 깊고 사려 깊게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아들아, 금욕과 수련을 한다고 자부하지 말아라. 모든 사람들과 조화하고 인내하고 견디며 덕 있고 기품있게 행동해야 한다. 그리고 부침(浮沈)하는 상념을 제거하라. 언제나 말을 적게 하고 산란함으로부터 그대 자신을 지켜라. 또한 끊임없이 은둔처에 머물며 계(戒).정(定). 혜(慧) 삼학(三學)을 더욱 깊고 넓게 하라.
아들아, 제 마음이 곧 붓다임을 깨달을지라도 스승을 버리지 말아라. 모든 행위가 본질적으로지순한 자체임을 알았다 할지라도 사소한 덕행이라도 저버리지 말아라. 모든 인과와 업이 공함을 깨달았다 할지라도 사소한 죄악이라도 범하지 말아라. 자기와 타인이 평등성에서 '하나'임을 증득하였다 할지라도 진리를 비방하거나 중생을 저버리지 말아라.
그리고 아들아. 을묘년 말[馬]의 달 열나흗날 나를 찾아오너라. 자아, 그럼 노래를 들어보렴."

         언어 유희를 초월한 진리가
         네 마음속에 계시되면, 아들아,
         함부로 입을 누설하지 마라.
         자만하고 수다스러우면
         세속의 주장들이 진리를 휩쓸어가리라.
         겸손할지며 삼가해야 하리니
         알겠느냐, 위에서 온 존귀한 승려여?

         진아 해탈이 내면에서 밝아지면
         논리와 사색에 몰두하지 말지며
         무의미한 일들에 그대를 끌어들이지 마라.
         부질없는 잡념에서 편히 쉬어야 할지니
         알겠느냐, 위에서 온 존귀한 승려여"

         마음이 텅 빈 본성을 응시할 때
         '하나'라거나 '많다'라고 분석하지 말지며
         소멸의 공(空)속으로 빠지지 마라.
         언어를 넘어선 경계에서 안락하게 쉴지니
         알겠느냐, 위에서 온 존귀한 승려야?

         마하무드라를 수행할 때
         입이나 몸으로 덕행을 행하지 말지며
         무분별의 대지혜를 소멸케 하지 말라.
         함이 없는[無爲]상태에서는 안락하게 쉴지니
         알겠느냐, 위에서 온 존귀한 승려야?

         계시와 예언이 시현될 때
         자만하거나 기뻐하지 말지며
         악마들의 장난에 현혹되지 마라.
         집착 없는 상태에서 안락하게 쉴지니
         알겠느냐, 위에서온 존귀한 승려야?

         마음을 꿰뚫어 관찰할 때
         치성한 욕망이나 집착을 부추기지 말지며
         '갈망'의 악마에 사로잡히지 마라.
         바람[望]을 떠나 안락하게 쉴지니
         알겠느냐 위에서 온 존귀한 승려야?

미라래빠는 다시 감뽀빠의 머리 위에 두 발을 올려놓고 말하였다.
"위에서 온 존귀한 승려야, 이제 그대에게 네 가지 입문식을 한꺼번에 전수해주었다. 기뻐하고 행복할진저!"  
이리하여 스승은 감뽀빠에게 '거룩한 몸[聖體]'의 입문식을 베풀어 그의 몸이 붓다의 만달라가 되도록 축복하고, '거룩한 진리'의 입문식을 베풀어 그의 마음[意]이 법신(法身)임을 깨닫도록 축복하였다.
미라래빠가 감뽀빠의 머리 위에 발을 올려놓은 예법은 제자에게 금강 스승으로서의 입문을 베풂을 의미하였다. 즉 감뽀빠에게 딴뜨라 스승의 자격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미라래빠는 나아가 다시 감뽀빠에게 현현 삼매[有相三昧]의 입문식을 베풀과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에게는 지극히 심오한 핵심 교의가 있지만 이것은 너무나 소중하여 함부로 전해주지 못한다. 자, 이제 떠나거라!"
미라래빠는 감뽀빠가 떠난 뒤에도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감뽀빠는 돌다리를 건너갔다. 건너편 음성을 겨우 들을 수 있는 거리에 이르렀을 때 감뽀빠는 스승 미라래빠의 외침을 들었다.
"감뽀빠야 제 아무리 함부로 전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핵심 교의라 한들 그대가 아니면 누가 받을 수 있겠느냐? 돌아오너라!그대에게 전수해주겠다!"
감뽀빠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큰 큰 기쁨에 황급히 돌아왔다.
"만달라를 만들어 선생님께 바치겠습니다."
"아니야! 그럴 필요 없다. 나는 다만 그대가 이 가름침을 가슴속 깊이 지니고 결코 헛되이 여기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자! 보아라!"
이렇게 말하면서 미라래빠는 옷을 걷어올렸다. 그의 벌거벗은 몸은 온통 피부가 굳어져 각질과 못투성이였다.
"이것보다 더 심오한 가르침은 없다. 보라! 내가 어떤 고행을 하였는지! 불교의 가장 심오한 가르침은 '수행'이다. 내가 '공덕'과 '성취'를 이룬 것도 오로지 이 끊임없는 정진의 결과이다. 그대 또한 견인불발의 정신력으로 명상하여라!"
이 잊을 수 없는 광경은 감뽀빠에게 결코 지워지지 않는 감동을 남겨주었다. 감뽀빠는 그후 스승의 뜻에 따라 동쪽 지방 감뽀다르 산으로 떠났다.
감뽀빠의 생애 이야기와 진리를 유포하고 중생들에게 도움을 베푼 위대한성취에 관한 이야기는 감뽀빠의 전기에 자세히 전한다.
  한편 미라래빠는 그후 추와르로 돌아가 많은 제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저 의사 승려는 많은 중생들을 이롭게 할 것이다. 간밤에 나는 독수리 한 마리가 위 지역으로 날아가 귀한 보석 위에 앉는 꿈을 꾸었다. 그때 많은 기러기들이 그 주위에 떼지어 모였다. 잠시 후 기러기들은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날아갔다. 각각의 기러기들은 오백 마리 이상 되는 기러기떼를 이끌고 다시 모였다. 이리하여 온 평원과 골짜기들은 기러기떼로 가득 메워졌다. 이 꿈은 내가 비록 출가승려가 아닌 평범한 요가행자일지라도 나의 법통을 따르는 제자들 가운데는 출가승려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임을 예시한다. 이제 진리에 헌신해야 할 내 임무는 끝났으니 한량없이 기쁠 뿐이다."
미라래빠는 깊은 감동과 법열에 젖어 설법하였다.

이 장은 미라래빠의 마음의 아들인 거룩한 감뽀빠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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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 묘법연화경 1. 서품 682
[문수성행록] 문수보살의 10대 서원 927
60화엄경 [60화엄] 34장 입법계품 588
밀라래빠 십만송 [3부] 61 . 기적과 최후의 가르침 612
밀라래빠 십만송 [3부] 60. 대성취의 증거 1315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9. 선량한 벗의 노래 762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8. 차시쩨 이야기 530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7. 떠나가는 래충빠 693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6. 의사 엥게에게 주는 충고 file 558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5. 다끼니의 예언을 성취하다 907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4. 죽은 자를 구원하다. 1034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3. 담빠쌍게를 만나다 file 671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2. 위 지역으로 떠나는 래충빠 782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1. 래충빠에게 주는 충고 611
밀라래빠 십만송 [3부] 50. 술의 노래 955
밀라래빠 십만송 [3부] 49. 죽어가는 양의 교훈 668
밀라래빠 십만송 [3부] 48. 센도르모와 레쎄붐 657
밀라래빠 십만송 [3부] 47 . 입문식에서 기적을 보이다 file 617
밀라래빠 십만송 [3부] 46. 뵌뽀 산에서 진리를 설하다. file 686
밀라래빠 십만송 [3부] 45. 짧은 이야기 아홉 편 646
밀라래빠 십만송 [3부] 00. 전해지는 이야기들 527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4 . 회의주의자의 귀의 file 602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3 . 뙨곰래빠에게 들려주는 행복의 노래 638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2 . 논리학자 로뙨 이야기 file 629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1 . 법의 상속자 감뽀빠 이야기 1138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0 . 괴로움을 떠나 즐거움을 얻는 노래 file 946
밀라래빠 십만송 [2부] 39. 래충빠의 참회 file 1146
밀라래빠 십만송 [2부] 38. 야크 뿔 이야기 file 883
밀라래빠 십만송 [2부] 37. 싸레외래마를 만나다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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