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52. 위 지역으로 떠나는 래충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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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위 지역으로 떠나는 래충빠


 


 

 미라래빠는 냐낭 마을 보시자들의 주선으로 복부형 동굴에 머물렀다. 그들은 미라래빠에게 음식을 보시하고 온갖 봉사를 다하였다. 한편 래충빠는 이 동굴 위쪽에 있는 다른 동굴에 머물렀다.

 

한때 스승들과 수호불들, 그리고 다끼니 천녀들이 래충빠의 꿈에 모두 나타났다. 그들은 스승 미라래빠가 생애담을 들려주시도록 청할 것을 래충빠에게 당부하였다. 래충빠는 미라래빠로부터 생애담을 들은 뒤, 중부 티벳에 위치한 위 지역으로 가고자 하였다.

그 당시 보시자들은 수군거렸다.

 

"아버지 미라래빠와 아들 래충빠를 한번 비교해 보라구. 아들은 인도까지 다녀왔지 않는가? 그러니 아들이 훨씬 훌륭하지 않겠는가!"

이리하여 젊은 사람들은 모두 래충빠를 찾아갔다. 반면 늙은 사람들은 미라

래빠를 찾아갔다.

 

어느 날 많은 보시자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래충빠에게 맛 좋은 음식을 푸짐하게 바치고 미라래빠에게는 변변찮은 음식을 예물로 바쳤다. 한편 음식을 받아든 래충빠는 생각했다.

'저들은 나에게 이와 같이 맛 좋고 훌륭한 음식물을 가져왔으니 내 스승에게는 훨씬 더 훌륭한 예물을 바쳤음에 틀림없으리라.'

그른 미라래빠의 동굴로 찾아갔다.

 

"선생님, 훌륭한 공양을 받은 오늘, 수행자들을 불러모아 이 음식으로 성찬 의식을 베풀고 싶은데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주 좋은 생각이구나. 저 석판 밑에 내 몫이 있으니 그걸 가져다 가쓰렴."

래충빠는 석판을 들어 보았다. 하지만 래충빠가 찾아낸 음식은 썩은 살코기 몇 점과 맛이 변한 술 한 병, 그리고 얼마 안 되는 보릿가루 한 통이 전부였다. 래충빠는 자신의 동굴로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보시자들이 이렇게 대우하는 것이 합당한가? 부처님 같은 스승에 비하면 나란 존재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 몸을 다 바치더라도 스승의 머리카락 한 올만도 못한 내가 아닌가! 그런데 이 무지한 보시자들은 지금 이처럼 우매한 일을 저지르고 있구나. 지금까지 나는 스승의 곁에 머물면서 스승의 가르침을 모두 받았다. 나의 의도는 스승과 함께 살면서 그를 섬기고 기쁘게 해드리는 데 있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아서는 스승님 곁에서 오랫동안 머물다가는 내 자신은 그저 스승의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과 방해거리 밖에 안되겠다. 스승을 돕기는커녕 경쟁자가 될 것 같구나. 이럴 바에야 떠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스승에게 허락을 받고 떠나야겠다!'

 

다음날 이른 아침 래충빠는 미라래빠를 찾아갔다. 동굴에 들어가니 미라래빠는 새처럼 두 팔을 머리 위에 올려 놓고 잠들어 있었다. 메곰래빠 또한 자기의 자리에서 잠들어 있었다.

래충빠는 속으로 생각했다.

 

'자아 성취에 관한 한 나의 스승은 법신(法身) 완저히 체득하셨다. 그런데 이타행(利他行)에서는 때때로 마리의 새와 같이 행하시지 않는가?'

래충빠의 생각을 알고 스승은 일어나 '네 가지 행위의 노래'를 불렀다.

 

        귀담아 들으렴, 아들 래충빠야!

        늙은 아비 미라는 때때로 잠드네.

        무명을 밝히는 법을 알기에

        잠들어서도 미라는 수행하건만

        사람들은 가르침을 알지 못하네.

        만인이 향유하면 행복하련만.

 

        늙은 아비 미라는 때때로 먹네.

        음식물이 거룩한 향연임을 알기에

        먹으면서도 미라는 수행하건만

        사람들은 가르침을 알지 못하네.

        만인이 향유하면 행복하련만.

 

        늙은 아비 미라는 때때로 걷네.

        걸음이란 언제나 붓다의 둘레 맴도는 일임을 알고 있기에

        걸으면서 수행하건만

        사람들은 가르침을 알지 못하네.

        만인이 향유하면 행복하련만.

 

        래충빠야, 이렇게 수행하렴!

        일어나렴, 메곰아, 국을 끓일 시간이다.

 

래충빠는 스승에게 위 지역으로 떠나는 것을 허락해 주시도록 간청하면서 그 이유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노래로 간청했다.

 

        여러 곳을 두루 다니며

        많은 지방 여행하고

        성스러운 라싸를 순방하고

        조샥의 거룩한 얼굴을 뵙고

        성스러운 쌈예 수도원을 예방하고

        유루차주를 순회하고

        마르고 성지를 찾아가고

        넬과 로로에서 관광하고

        보시를 구하려고

        지역으로 떠나려 합니다.

 



미라래빠는 응답했다.

"나의 아들아, 비록 그대가 위 지역에 여러 명의 제자들을 갖게 될지라도 아직 그곳에 갈 때가 되지 않았다. 스승의 지시를 어기고 그곳으로 가려고 하지는 말아라. 자, 노래를 들어보렴."

 

        지고한 비밀 진언(만뜨라)

        방편도에서 태어나

        짐짓 인간의 모습으로 꾸미신 나의 스승 붓다는

        신성한 사신(四身) 지니셨고

        사대(四大)지복의 체현 이시나니

        위대한 마르빠시여,

        임에게 예배드립니다.

 

        상서로운 초파일 이른 아침에

        속의 유리구슬 같은 떠오르는 태양은

        따스하고 찬란한 광채를 누리에 비추네.

        명상 수도자 미라는 상쾌하고 행복하네.

 

        아들 래충빠야, 사람들은 말하듯이

        그대는 일백(一百)병사들의 창잡이[執槍者]라네.

        하지만 원하나니 말로써 다투지 말고

        마음을 다스리렴,

        투명한 거울처럼 마음을 밝히고

        그대의 귀를 빌려다오, 늙은이에게.

        고요한 은둔처에 살면서

        다른 곳에서 머물고자 생각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스승 붓다를 명상하면서

        라싸를 순방할 필요 있으리?

 

        마음의 유희를 구경하면서

        쌈예 수도원을 구경할 필요 있으리?

 

        내면의 모든 유혹 녹였다면

        마르고를 방문할 필요 새삼 있으리?

 

        구전 법통의 가르침을 수행하는 데

        로로와 넬을 관광할 필요 있으리?

 

        진아심(眞我心) 꿰뚫어 관하는

        차주를 순회할 필요 있으리?

 

그러나 래충빠는 여전히 자신의 뜻을 굽히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미라래빠는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위의 사자인 그대는

        계곡 깊숙이 내려가지 말고

        높은 곳에 머물러야 하나니

        그대의 아름다운 갈기가 더렵혀 질세라.

        갈기를 훌륭하게 보존하려면

        높은 설산에 머물러야 하리라.

        래충빠야, 오늘 말을 명심하렴!

       

       높은 바위 위에 앉는 독수리인 그대는

        낮은 구렁에 떨어져서는 되나니

        그대의 세찬 날개가 상할세라.

        날개 훌륭하게 보존하려면

        높은 봉우리에 머물러야 하리라.

        래충빠야, 스승의 말에 기울이렴.

 

        정글 호랑이인 그대는

        깊은 산림에 살아야 하나니

        평원을 어슬렁 배회하면

        그대 품위를 잃게 되리라.

        그대 영광 온전히 보존하려면

        울창한 삼림 속에 머물러야 하리라.

        래충빠야, 스승의 말에 기울이렴

       

        황금 눈알을 가진 물고기인 그대는

        대양 가운데서 헤엄쳐야 하나니

        해변에 다가가 노닐다보면

        그물에 걸리고 말리라.

        깊은 바다 속에서 머물러야 하나니

        래충빠야 스승의 말에 기울이렴.

 

        궁탕의 래충도자여!

        은둔처에 머물러야 마땅하리니

        여기저기 방랑하면

        체험과 깨달음은 흐려지리라.

        믿음을 보호하고 키우기 위해서라면

        그대, 속에 머물러야 하네.

        래충빠야, 스승의 말에 귀 기울이렴.

 

"그렇지만 스승이시여, 선생님 곁에서 제가 더 오래 머물면 도움이 되기는 커녕 도리어 장애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체험과 깨달음을 더욱 심화시키기 위해 다른 지방으로 가려는 것이랍니다."

래충빠는 대답하고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아버지 스승이시여, 들으소서!

        설산 사자인 제가

        몸을 일으켜 행동하지 않을진대

        영광스런 갈기를 어떻게 빛내리이까?

        래충빠는 머물지 않고 위로 가렵니다.

        오늘 제가 떠날 있도록 허락하소서!

 

        새들의 , 위대한 독수리인 제가

        창공으로 높이 치솟지 않을진대

        힘센 날개를 어떻게 뽐낼 있으리이까?

        래충빠는 머물지 않고 위로 가렵니다.

        오늘 제가 떠날 있도록 허락하소서!

 

        밀림의 , 호랑이인 제가

        깊은 숲속을 거닐지 않을진대

        장엄한 미소를 어떻게 자랑하리이까?

        래충빠는 머물지 않고 위로 가렵니다.

        오늘 제가 떠날 있도록 허락하소서!

        깊은 바다 물고기인 제가

        바다에서 헤엄치지 않으면

        황금빛 눈알을 번득일 수가 없습니다.

        래충빠는 머물지 않고 위로 가렵니다.

        오늘 제가 떠날 수 있도록 허락하소서!

 

        궁탕의 래충도자인 제가

        여러 지방 여행하지 않으면

        체험과 깨달음을 심화시킬 길이 없습니다.

        래충은 머물지 않고 위로 가렵니다.

        오늘 제가 떠날 있도록 허락하소서!

       

스승은 말하였다.

"래충빠야! 그대가 궁극적인 깨달음을 성취하기 전에는 이곳을 떠나지 말고 나와 함께 머무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자, 그럼 노래를 들어보렴."

 

        학식 높은 불교 학자

        래충도제작빠야, 들어보렴,

        노래를 듣고 깊이 생각하렴

 

        진리 향한 신심과 열망이 일어나기 전에는

        쾌락만을 위해 보시를 구하지 마라.

        근본적인 진리를 체득하기 전에는

        고상한 철학을 자랑하지 마라.

        내면 세계의 자각을 충분히 통달하기 전에는

        어리석고 맹목적인 활동에 빠지지 마라.

        교의(敎義)를  온전히 소화할 수 있기 전에는

        신비주의 학문에 심취하지 마라.

        심오한 교의를 설명할 수 있기 전에는

        부분적인 지식에 속지 마라.

        자기 공덕을 늘릴 수 있기 전에는

        이웃의 선행을 논하지 마라.

        내면의 욕망을 소멸시킬 수 있기 전에는

        그대의 권리인 양 자선을 베풀지 마라.

        습관적인 사념을 멈출 있기 전에는

        그대가 예언할 때를 추측하지 마라.

        위없는 정등각(正等覺) 성취하기 전에는

        존경받을 스승인 자처하지 마라.

        온갖 덕과 수행을 통달할 수 있기 전에는

        스승의 곁을 떠나지 말지니

        아들 래충빠야, 가지 말라, 이곳에 머루르라.

 

스승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래충빠는 여전히 떠나려고 하였다. 그러자 미라래빠는 이렇게 말하였다.

"나의 충고를 받아드리지 않고 그대는 떠나려는 결심을 굽히지 않는구나, 내가 비록 한때 보시자들에게 그대를 위 지역으로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서약했지만 모든 맹세란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구나. 이제 허락하니 그대는 가도 좋다. 즉시 떠날 준비를 하여라."

래충빠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울음을 터뜨릴 지경이었다. 그는 스승의 곁에 며칠 더 머물면서 핵심 교의를 배우고 경전을 몇 권 베껴썼다.

떠날 때가 되어 래충빠는 아주 간소하게 무명베옷을 걸쳤다. 등에는 삼지창과 바멘의 아루[神藥] 짊어지고,구전 법통의 경전을 겨드랑이에 끼고서 이별의 축복을 받으려고 스승을 찾아갔다.

미라래빠는 이에 생각했다.

'래충은 오래도록 나와 함께 살았다. 그러나 이번에 헤어지면 우리는 두번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이다.'

미라래빠는 래충빠를 배웅하려고 먼 곳까지 동행하였다. 산등성이에 이르렀을 때 스승은 물었다.

"어떻게 그대의 길을 걸어갈 생각인가?"

래충빠는 노래로 응답하였다.

 

        진리의 경전을 거울삼아

        현현 (縣現空)으로 나아갑니다.

        허무주의도 현실주의도  지니지 않고, 나아가렵니다.

        불멸의 길을 따라 나아가렵니다.

        지견이 부족할지라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진리의 수행을 거울삼아

        지복(至福) 깨달음으로 나아갑니다.

        산란하거나 졸지 않으며 나아가렵니다.

        큰 광명의 갈을 따라 나아가렵니다.

        수행이 부족할지라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진리의 행위를 거울삼아

        계율 속으로 나아갑니다.

        어리석은 [] 지껄이지 않으며 나아가렵니다.

        무집착의 길을 따라 곧바로 나아가렵니다.

        나의 행위가 부족할지라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싸마야 계율을 거울삼아 순결하게 나아갑니다.

        위선과 우회 없이 나아가렵니다.

        정직의 길을 따라 곧바로 나아가렵니다.

        수련이 부족할지라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진리 성취를 거울삼아

        내제성을 향해 나아갑니다.

        희망과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렵니다.

        사신(四身) 길을 따라 곧바로 나아가렵니다.

        성취가 왜소할지라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마르빠 스승을 거울삼아

        구전 법계로 나아갑니다.

        언설(言設) 떠나 앞으로 나아가렵니다.

        핵심 교의의 길을 따라 곧바로 나아가렵니다.

        영적 자량[根機] 충분치 못해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스승 미라래빠님을 거울삼아

        불굴의 정신으로 나아갑니다.

        나태와 방만을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렵니다.

        정진의 길을 따라 곧바로 나아가렵니다.

        끈기가 부족할지라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래충빠, 자신을 거울삼아

        축복받은 이들의 길로 나아갑니다.

        잡념과 그릇된 생각 없이 앞으로 나아가렵니다.

        숭배의 길을 따라 곧바로 나아가렵니다.

        기도가 무기력 할지라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미라래빠가 대답하였다.

"그대의 지견은 참으로 훌륭합니다. 그러나 어린아이는 어머니 품안에서 잘 자라고, 달걀은 따뜻한 곳에서 빨리 부화되며, 수행자는 스승의 곁에서 길 잃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리라. 그대는 나의 충고를 듣지 않고 이제 떠나가는구나. 하지만 사랑과 동정으로 그대를 보살피리니 그대는 끊임없이 나에게 기도하여야 한다."

래충빠는  감사의 눈물을 흘리면서 말씀드렸다.

"나의 스승께서는 바로 붓다이시라는 믿음과 확신을 언제라도 잃지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다른 스승에게는 믿음을 갖지 않았습니다.또한 앞으로도 불타의 완전한 경지에 이를 때까지 다른 스승을 찾지 않겠습니다. 스승이시여, 이 생이 끝난 뒤 바르도의 상태에서도 저를 보호하고 인도하소서!"

래충빠는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청컨대, 붓다 스승이시여!

        대자대비하신 임이시여.

        아들 래충빠를 인도하소서!

 

        정견(正見)의 산을 오르면서

        허무주의와 현실주의의 덫과

        매복해 있는 편견의 산적들과

        가파르고 험난한 '이원(二元) ' 보았습니다.

        청컨대 아버지 스승이시여, 붓다의 화신이시여!

        보살피고 인도하소서!

        대완성의 길에 이를 때까지.

 

        수행의 산을 오르면서

        산란한 마음과 졸음의 함정과,

        속박의 험난한 통로와,

        그릇 인도하는 방황하는 사념의 위험을 보았습니다.

        청컨대, 아버지 스승이시여, 붓다의 화신이시여!

        보살피고 인도하소서!

        비유(非有) 대평원에 이를 때까지.

 

        정행(正行) 산을 오르면서

        욕망이란 친구와,

        방탕의 위험한 길과,

        경솔이란 사나운 강도를 보았습니다.

        청컨대, 아버지 스승이시여, 붓다의 화신이시여!

        보살피고 인도하소서!

        대자유와 대자연의 통로에 이를 때까지.

 

        싸마야 높은 성을 쌓으면서

        식견이 불충분하고,

        조수들이 무능하며,

        불화의 위험이 것을 보았습니다.

        청컨대, 아버지 스승이시여, 붓다의 확신이시여!

        보살피고 인도하소서!

        비존재의 지순한 본질에 이를 때까지.

 

        대성취를 숙고하면서

        길고 윤회길과,

        열반에 이르는 험한 통로,

        희망과 두려움의 무례한 도둑들을 보았습니다.

        청컨대, 아버지 스승이시여, 붓다의 화신이시여!

        보살피고 인도하소서!

        사신(四身) 본가(本家) 안주할 때까지.

 

        떠나려는 래충빠의 바람[] 크고

        안락과 쾌락을 구하는 욕망고 큽니다.

        티벳사람들은 불경합니다.

        위선의 도둑들이

        이제 행동에 옮기려 합니다.

       청컨대, 아버지 스승이시여, 붓다의 화신이시여!

        보살피고 인도하소서!

        길에서 본향으로 돌아올 때까지.

 

"그대의 여행이 상서롭고 무사하도록 '이별의 노래'를 부를 테니 들어보렴."

미라래빠는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나의 법계(法系) 그대는 아는가?

        사악치 않고 훌륭한 나의 법계는

        지금강불 법통이라네.

        그대에게 성공과 행운을 가져오리니

        아들 래충빠야, 축복이 넘치리라!

 

        나의 수호불을 그대는 아는가?

        사악치 않고 훌륭한 나의 수호불은

        성스러운 도제탁모라네.

        그대에게 성공과 행운을 가져오리니

        아들 래충빠야, 축복이 넘치리라!

 

        나의 호위병을 그대는 아는가?

        사악치 않고 훌륭한 나이 호위병은

        거룩한 마곤 형제자매들이라네.

        그대에게 성공과 행운을 가져오리니

        아들 래충빠야, 축복이 넘치리라!

 

        정견과 수행과 정행이

        그대를 축복하리라, 아들 래충빠야!

        계율과 방편도와 대성취가

        그대를 축복하리라, 아들 래충빠야!

        나디와 쁘라나와 빈두가

        그대를 축복하리라, 내 아들 래충빠야!

        지복과 깨달음과 무념(無念)

        그대를 축복하리라, 아들 래충빠야!

 

        붓다[] 가장 진실하며,

        다르마[] 상가[] 가장 진실하노라!

        삼보가 그대를 영원히 축복하리라.

        아들 래충빠야!

        내가 누군지 그대는 아는가?

        이름은 미라래빠,

        미라의 모든 축복이 아들에게 쏟아지리니

        머지 않아 래충빠는 아비를 능가할진저!

 

스승은 계속 당부하였다.

"중부 티벳(위 지역임)에서 암캐 한 마리가 그대의 발목을 물겠지만 그때에도 스승과 수행을 저버리지 말아라."

래충빠는 스승의 둘레를 여러 번 돌고 나서 그의 발 앞에 엎드려 예배드린 후에 스승과 이별하고 여행길에 올랐다. 한편 미라래빠는 이렇게 생각했다.

'잠시 후에 래충빠가 뒤돌아보게 되리라. 내가 이 자리에 없으면 내 아들은 얼마나 서운해할까! 잠시 여기 머물러 있어야겠구나.'

미라래빠는 그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래충빠는 끝내 뒤돌아보지 않았다.

미라래빠는 그런 제자를 놀라워하면서 생각하였다.

'왜 돌아보지 않을까? 스승과 형제들에 대하여 좋지 않은 생각을 품고 있단 말인가? 어쨌거나 래충빠는 어디에 가든 진리와 법통의 비밀을 지킬 수 있는 제자이다.'

이에 미라래빠는 호흡을 멈추고 날아서 래충빠를 뒤쫓아갔다. 그리고 곧추선 사자 모양의 거대한 바위 앞에서  자신의 몸을 똑같은 일곱 수행자들로 변화케 하여 서 있었다. 래충빠의 의중을 떠보려고 일곱 수행자들은 다 같이 노래를 불렀다.

   

        들으렴, 수행자 나그네여!

        그대는 누구인가, 스승은 누구신가?

        법조(法祖) 누구며 가르침은 무엇인가?

        법계(法系)는 무엇이며

        수행하는 명상은 어떤 것인가?

        수도원은 어디 있으며

        산은 무슨 산인가?

        바위는 어떤 이름을 지녔는가?

        누구의 지시로 여행에 나섰으며 어디로 가는가?

 

노래를 들으면서 래충빠는 생각했다.

'나에게 이렇게 물을 수행자는 없다. 이들은 스승의 화신들임에 틀림없으리라.'

래충빠는 그들에게 엎드려 예배드리고 다음과 같이 노래를 불렀다.

 

        들으소서, 위대한 스승, 아버지시여!

        제가 누구인지 물으셨나요?

        궁탕에서 래충빠랍니다.

        스승은 미라래빠이시며

        조부는 마르빠와 곡빠이시며

        증조는 띨로빠와 나로빠이시랍니다.

        가르침은 다끼니 천녀들의 구전 법통이요,

        법계는 지금강불이 초석을 다지셨지요.

        은둔처는 라치 설산에 있고

        산은 삐링쑤카라 한답니다.

        바위은 '거대한 곧추선 사자' 알려졌지요.

        가는 곳은 지역입니다.

        스승의 허락을 받아 갑니다.

        이는 여행이야기오니

        임이시여, 가르침을 베푸소서!





 

미라래빠는 분신들을 거두어 하나의 몸으로 다시 돌아온 후에 말하였다.

"그대가 떠나면서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확인하려고 이렇게 행하였다네. 나는 이제 그대가 싸마야 계율을 어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대가 이 계율을 철저히 준수하기에 결코 우리는 분리되지 않으리라. 자, 이제 위로 가거라."

이 말씀을 듣고 래충빠는 기쁨에 겨워 스승의 발 앞에 엎드려 절을 올렸다.

래충빠가 스승에게 소원을 빌고 위로 떠나고 나서 미라래빠는 복부형 동굴로 돌아왔다.

한편 그날 아침 몇몇 보시자들이 음식과 예물을 준비하여 래충빠을 찾아왔다. 그들은 래충빠가 떠난 것을 알고 준비하여 온 모든 예물들을 놋그릇에 담아 동굴 구석에 숨겨두었다. 그 뒤 미라래빠의 은둔처로 향하였는데 미라래빠는 이미 길목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여쭈었다.

"선생님께서는 평소 이렇게 일찍 일어나지 않으시는데 오늘 이렇게 일찍 일어나신 연유는 무엇이지요?"

"래충빠가 오늘 아침 위로 떠났지. 그를 전송해 주려고 평원까지 내려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여기서 잠시 쉬는 중이라네."

"선생님은 그가 떠나지 않도록 만류하지 않았습니까?"

"물론 떠나지 말라고 하였지."

미라래빠는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렀다.

 

        래충빠, 사랑하는 아들은

        위 지역으로 떠났네.

        충고를 듣지 않고

        자신의 길로 떠났네.

 

        아들은 말했네.

        마르빠와 곡빠의 수도원을 방문하고

        로로와 넬과 쌈예 수도원을 돌아보고

        거룩한 라싸를 순례하겠다고.

        나는 이렇게 충고하였네.

        "스승을 온전히 신뢰하는데

        조외샥자를 찾을 필요 있느냐?

        고적한 은둔처에 명상하는데

        마르빠와 곡빠의 수도원을 찾을 필요 있느냐?

        구전 법계의 가르침을 배우는데

        로로와 넬은 방문하려느냐?

        법신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사념을 관찰하며 즐기는데

        쌈예 수도원을 찾을 필요 있느냐?

        그릇된 관념들이 모조리 사라졌는데

        라싸를 순례할 필요가 있느냐?

        거듭 당부하였건만

        사랑하는 아들은 위로 떠났네.

        그대, 선량한 보시자들이 여기 있었다면

        행여 그를 감싸고 빙빙 돌아 멈추게 했을런지.

 

보시자들은 이에 대답했다.

"스승이 노쇠하면 시중드는 일은 제자의 중요한 임무이지요. 선생님께서 온갖 방법으로 설득하였으나 한사코 듣지 않았으니 그는 다른 사람을 조금도 생각치 않은 참으로 파렴치한 사람인가 봅니다."

미라래빠는 짐짓 이렇게 응수하였다.

"그렇다네. 래충빠는 참으로 수치도 모르고 훈련도 받지 못한 자라네."

그리고 그는 노래 불렀다.

 

        사랑받으며 귀엽게 자란 자녀들은

        늙은 부모를 돌보지 않는다네.

        사람 중에서

        그렇지 않은 이는 찾아보기 어렵네.

        수행이 부족한 제자는

        늙고 병든 스승을 돌보지 않는다네.

        사람 중에서

        그렇지 않은 이는 찾아보기 어렵네.

 

        흰 사자인 그는 위로 떠났네.

        나는 늙은 개처럼 내팽개쳐 졌다네.

        그렇다네, 내 아들은 나를 버리고 위로 떠났네.

        풋내기 호랑이가 여우를 버리듯이

        아들 래충빠는 위로 떠났다네.

 

        그렇다네, 그는 늙은 아비를 버리고 위로 떠났다네.

        날쌘 독수리가 수탉을 버리듯이 위로 떠났네.

        도첸의 준마가 총룽의 당나귀를 버리듯이

        아들은 늙은 아비 버리고 위로 가버렸네..

 

        푸른 뿔의 야생 야크가 코끼리를 버리듯이

        아들은 늙은 아비 버리고 위로 가버렸네.

 

        천신보다 수려한  모습 지니고

        그는 위로 가버렸다네.

        천녀보다 부드러운 목소리 지니고

        그는 위로 가버렸다네.

        자수(刺繡)보다 선명한 마음을 지니고

        그는 위로 가버렸다네.

        향보다 더 향긋한 향취를 지니고

        그는 위로 가버렸다네.

       

보시자들은 여쭈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그에게 참다운 커다란 동정심을 지니고 계시는가 봅니다. 길고 험난한 여행을 위해 선생님은 그에게 동행자와 모든 준비물을 마련해 주셨겠지요.

그것에 관해서 저희들에게 들려주십시오."

그들에게 응답하여 미라래빠는 노래를 불렀다.

 

        떠날 그는 호위를 받으며 떠났네.

        때가 되면 친구들은 항상 흩어지지만

        래충빠의 친구는 결코 떠나지 않나니

        저절로 생겨난 대지혜가 친구라네.

        아들, 래충빠는 멋진 친구와 함께 떠났네.

 

        훌륭한 말들도 때론 실족하지만

        래충빠의 준마는 결코 실족하지 않나니

        생명에너지ㅡ 마음의 준마를 타고

        아들은 위로 떠났네.

 

        외투는 때때로 덥거나 춥지만

        래충빠가 입은 옷은 언제나 따뜻하나니

        찬란한 생명열이 그것이라네.

        훌륭한 옷을 입고 위로 갔다네.

 

        음식이란 때때로 좋거나 역겹기도 하지만

        래충빠가 먹는 음식은 언제나 감미롭나니

        삼매의 향기로운 음식이 그것이라네.

        근사한 음식 먹으며 위로 갔다네.

 

        보석은 도둑들의 표적이지만

        래충의 보배는 결코 잃어버리지 않나니

        구전 법계의 여의주가 그것이라네.

        같은 소중한 보석을 지니고 그는 위로 떠나갔다네.

 

 이 노래를 부르면서 스승의 얼굴에는 다소 슬픈 기색이 보였다. 그러자 보시자들이 여쭈었다.

"래충빠는 눈곱만큼의 애정도 없이 떠났으니 선생님께서는 그를 깨끗이 잊으셔야 합니다.게다가 시와외래빠와 쎄완래빠와 다른 제자들은 여전히 이곳에 남아 있지 않습니까? 그들이 래충빠가 했던 것처럼 시중들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 많은 래빠들이 아직 내 곁에 있지. 하지만 신실한 믿음을 지닌 자는 찾기가 어렵나니, 자, 노래를 들어보렴."

미라래빠는 노래부르기 시작했다.

 

        궁탕의 녠충래빠(래충빠)

        짼룽의 갠종데와쩽(갠종래빠),

        돕짜의 쎄완차시바르(쎄완래빠),

        따모의 지곰링카와(지곰래빠),

        이들은 심장처럼 소중한 네 명의 아들들이네.

        그들 중에 래충은

        가장 친밀했던 오랜 아들이라네.

        이제 그는 가버렸으니

        너무나 그리워 그를 생각한다네.

 

        언어로 결정되는 '정견(正見)' 이름일 뿐이니

        사람들은 '정견'이라 말하지만

        그것은 말에 지나지 않네.

        이원(二元) 물들지 않은 사람은

        지극히 찾아내기 어렵네.

        하나뿐인 깨달음에 몰입할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네.

 

        마음을 넓힐 없는 '수행'

        그져 이름일 뿐이니

        사람들은 '수행'이라 말하지만

        그것은 단지 선정의 형태일 .

        선정과 '통찰'을 합일시킬 수 있는 사람은

        지극히 만나기 어렵다네.

        마음의 생명점 위에서 움직이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다네.

 

        마음의 '정행' 때로 어둡고 밝다지만

        오직 이름일 뿐이네.

        사람들은 '정행'이라 말하지만

        분쟁의 행위일 뿐이니

        세속 욕심을 정복할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다네.

 

        이름뿐인 계율의 준수는 거짓되고 인위적이네.

        사람들은 '계율'이라 말하지만

        그것은 조롱일 아무것도 아니니

        자신의 맹세를 절대로 저버리지 않은 사람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다네.

        마음을 정직하게 증언하는 사람은

        진정 찾아보기 어렵네.

 

        '성취' 갈망하지만

        어리석은 이들이 품은 관념일 뿐이네.

        사람들은 '성취' 말하지만

        그것은 다만 미망일 뿐이니

        실체의 심연에 닿을 있는 사람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네.

        영원한 대도(大道) 상주할 있는 사람은

        진정 찾아보기 어렵네.

 

        종이 위의 핵심 교의가 심오한 보여도

        기록된 언어일 뿐이네.

        근면과 불굴의 실천력을 지닌 사람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네.

        법계의 가르침을 곧바로 받은 사람은

        참으로 찾아보기 어렵네.

 

        세상일에 허덕이는 스승들은

        그져 이름일 뿐이네.

        얽혀진 분쟁만을 가져올 뿐이니

        사람들은 신심과 존경심을 품지 않네.

        성취자 스승을 알고 의지하는 사람은

        참으로 찾아보기 어렵네.

 

        겉치레뿐인 믿음과 숭배의 공덕은

        다만 이름일 뿐이나니

        변하며 오래 가지 않기 때문이네.

        까르마의 사악한 편견이 드센 곳에서

        헛되이 근심 걱정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드네.

        가지 결정심(決定心) 지닌 사람은

        참으로 찾아보기 어렵네.

 

        도시 변두리에 있는 작은 사원은

        단지 이름일 뿐이네.

        사람들은 '사원'이라 말하지만

        도시의 일부에 지나지 않나니

        그곳에 유희와 오락을 향한

        강렬한 욕망이 항상 깃들어 있네.

        은둔처에 오래도록 머무는 사람은

        참으로 찾아보기 어렵네.

 

        자제하는 젊은 승려의 머리는

        돌덩이처럼 빳빳이 굳어 있네.

        사람들은 그를 일러 '수행승'이라 하지만

        그는 다만 기분전환으로 움직이고 있을 뿐이네.

        인내심을 지닌 자는 찾아보기 어렵네.

        엄격한 승려의 계율을 지키는 자를

        찾기란 진정 어렵네.

 

        냐낭의 아름다운 보시녀들은 허울만 좋을 뿐,

        속임수에 능하고 유혹을 하며

        그들의 지견은 하천하고 빈약하네.

        온갖 공양과 헌신을 다하는 보시자를

        만나기란 실로 어렵다네.

        악행자들의 믿음은 입 속에 있고

        그대 보시자들의 믿음은 그대들 음부에 있으며

        , 미라의 믿음은 가슴속에 있네.

 

        바위가 오래되면 이끼가 끼고

        강물이 오래되면 바닥에 주름이 지네.

        나무가 나이를 먹으면 무성한 잎이 이내 시들고

        은둔처가 오래되면

        샘물이 마르고 질경이마저 사라지네.

        수행자가 늙으면 체험과 깨달음은 흐려지고

        보시자가 늙으면 신심이 약해지네.

 

        어떤 시주자는 과장하며 으스대는 공작 같고

        어떤 시주자는 수다떨고 지껄이는 앵무새 같고

        어떤 시주자는 암소와 같나니

        그대를 송아지나 염소인 여기네.

 

        보시자들아, 늦었느니 돌아가렴.

        동굴 바닥 그릇 안에 숨겨둔 보릿가루는

        새앙쥐들이 갉아 먹고

        버터와 과자는 조각나 바닥에 뒹굴고 있구나.

        암여우들은 술을 뒤엎고

        까마귀들이 찾아와서 살코기를 사방에 뿌렸나니

        보시자들아, 서둘러 돌아가렴!

 

        머지않아 다시 만나리니

        지금은 흔쾌히 돌아가렴!

 

보시자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들은 부끄러워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팔꿈치로 쿡쿡 찔렀다. 너무나 수치스러운 나머지 그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서 슬그머니 집으로 돌아갔다. 자신들이 숨긴 예물을 미라래빠가 적나라하게 들춰 내었기에 그들은 죄책감에 사로잡혀 깊이 후회하였다. 하지만 이로 인하여 스승에 대한 그들의 신심은 한층 깊어졌다.

어느 날 그들은 엄청나게 많은 예물을 준비하여 미라래빠를 찾아가서 청하였다.

"스승이시여, 존재의 무상함을 깨닫도록 저희들에게 노래를 들려주시지 않겠습니까?"

미라래빠는 그들의 예물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을 위해 노래를 들려주었다.

 

        들을지니, 그대 보시자들아,

        명성을 위해 선행을 하고,

        생을 위해 붓다의 도움을 구하고,

        보답과 이익을 위해 보시를 베풀며,

        허식과 자만을 위해 봉사하고 예물을 바치나니

        가지 행위는 결코 보상받지 못하리라.

 

        엄청난 식탐(食貪) 위해 성찬식을 베풀고,

        자아를 위해 경전을 공부하고,

        유희와 오락을 위해

        어리석은 이야기와 노래에 탐닉하며,

        허영을 위해 입문식을 베풀면

        가지 행위는 결코 축복을 받지 못하리라.

        경전에 의지 않은

        심오하게 설법하기 좋아하고,

        자만심에 가득 숭배를 받으며,

        제자의 자질도 모르는

        우둔한 바보처럼 가르치고,

        금전을 모으려고 진리 수행자인 행세하면

        가지 행위는 결코

        중생의 행복에 보탬이 되지 못하리라.

 

        은둔 생활보다는 오락을 즐기고,

        쾌락에 집착하여 고행을 싫어하고,

        명상에 잠겨야 말하기를 좋아하고,

        세속에서 오만하게 뒹굴면

        이 네 가지 행위는 결코

        그대를 해탈로 이끌지 못하리라.

 

        이것은 ' 겹의 경계'의 노래이니

        사랑하는 보시자들아, 가슴에 새기렴!

 

그 자리에 참석해 있던 지곰래빠는 진리를 더욱 설해 주시도록 간청하였다.

미라래빠는 그에 답하여 노래하였다.

 

        수명이 천상의 존재들은

        무념(無念)의 선정을 갈망하기에

        일어나는 각성(覺腥) 적의를 품네.

 

        낮은 세계 굶주린 귀신들은

        마음의 투영에 쫓기고 있음을 알지 못하고

        질투와 탐욕으로 약탈자를 원망하네.

        악업으로 인해

        허기와 갈증에 시달리네.

 

        우리들 비참한 인간은 사이에 처해 있네.

        땅 속에 감춰진 황금 보물도 알지 못하고

        서로가 훔치고 속이네.

        속이고 빼앗으면 빼앗을수록

        감내해야 고통은 커가기만 하네.

 

        냐낭의 어리석고 '진취적인' 보시자들은

        스승을 통해 공덕을 쌓지 못하고

        젊고 근사한 래빠에게 예물을 바치네.

        그들의 예물은 후회와 수치를 불러오리니

        그토록 그릇되고 무의미한 시주를 멈출 것이며

        제불(諸佛)에게 봉사하고 공양해야 하리라!

 

 보시자들의 신심은 확고해졌다. 그들은 미라래빠를 향해 예배드린 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부르짖었다.

"오, 존경하는 스승이시여! 선생님께서는 여기에 영원히 머무소서! 앞으로는 진리의 가르침에 따라 헌신하며 예물을 올리겠습니다."

"내 비록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 수는 없지만 대신 장수와 건강의 축복을 내리겠다.그리고 진리를 부르는 상서로운 환경에서 우리 다시 만날 것을 서원하노라."

그러고 나서 미라래빠는 노래하였다.


 

        광대한 푸른 하늘에는 해와 달이 지나가네.

        그들의 행로는 계절의 추이를 말해주네.

        사랑하는 하늘아, 건강과 행운을 비노라!

        해와 달인 나는 지금 떠나리니

        기쁨에 젖어 사대주(四大州) 찾아간다네.

 

        험준한 산봉우리 거대한 바위 위엔

        새들의 제왕 독수리떼 선회하네.

        이들의 만남과 헤어짐은 계절의 추이를 말해주네.

        사랑하는 바위야, 있으라!

        독수리인 나는 이제

        기쁨에 젖어 무한한 허공으로 날아간다네.

 

        원컨대 벼락은 그대에게 내리지 말진저!

        원컨대 올가미가 나를 잡지 말진저!

        진리에 고무되어

        은혜와 영광으로 우리 다시 만나리.

        아래 황금 눈알 물고기들이 헤엄치네.

        이들의 만남과 헤어짐은 계절의 추이를 말해주네.

        사랑하는 강물아, 있으라!

        물고기인 나는 위안을 찾아

        갠지스 강으로 떠나려네.

 

        원컨대 관개자(灌漑者) 그대를 비우지 말진저.

        원컨대 어부는 그물 내려 나를 잡지 말진저.

        진리에 고무되어

        은혜와 영광으로 우리 다시 만나리.

        아름다운 정원에는 하로 꽃들 만발한데

        페르시아 꿀벌은 둘레를 맴도네.

        이들의 만남과 헤어짐은 계절의 추이를 말해주네.

        사랑하는 꽃들아, 평안히 있으라!

        꿀벌인 나는 쾌락을 찾아

        갠지스 강으로 떠나려네.

 

        원컨대 우박은 그대에게 내리지 말진저.

        원컨대 폭풍은 나에게 불어오지 말진저.

        진리에 고무되어

        은혜와 영광으로 우리 다시 만나리.

        명상자 미라래빠 주위에는

        냐낭의 신실한 보시자들 에워싸네.

        이들의 만남과 헤어짐은 계절의 추이를 말해주네.

        사랑하는 보시자들아, 평안히 잘 있으라!

        멀리 심산(深山)으로 위안 찾아 떠나려네.

        , 명상 수도자는 수행의 발전 이루고

        그대, 보시자들은 오래 살아 복받을진저!

        진리에 고무되어

        은혜와 영광으로 우리 다시 만나리.

 



이 노래에 감동을 받아, 어떤 보시자들은 스승를 지극히 신봉하는 헌신 수행자가 되었으며, 그 자리에 모여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신심은 더욱 굳건해졌다.

 

 한편 지역으로 여행하던 래충빠는 지방에 있는 불교 중앙 연구소에 이르러 그곳에 있는 민죌 수도원의 교수[法師] 임명되었다.

이때 그는 어떤 귀부인을 알게 되어 그녀에게 집착하게 되었다. 그러나 스승의 은총으로 래충빠는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수치를 느끼고 다시 미라래빠에게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 일화에 관한 상세한 이야기는 래충빠의 전기에 자세히 전한다.

 

이 장은 위 지역으로 떠나는 래충빠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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