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33 . 다르마보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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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 다르마보디를 만나다
 



  한때 미라래빠가 래충빠와 다른 아들 제자들과 함께 냐낭의 복부형 동굴에서 진리의 법바퀴를 굴리고 계셨다.그 당시에는 위대한 성취자들이 다섯 사람 있었다. 
그들은 라뙤의 쨈첸 스승, 딩리의 담빠쌍게 스승, 네팔의 시라바로 스승, 인도의 다르마보디 스승, 그리고 냐낭의 미라래빠였다. 
어느때 시라바로 스승이 빼보종 동굴로 다르마보디를 초청하여 진리를 설하게 하였다. 네팔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티벳인들까지 예배드리기 위해 그곳으로 찾아갔다. 
미라래빠의 많은 제자들도 가고자 하였다. 이때 래충빠는 미라래빠에게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다르마보디를 방문하도록 간청했다. 
그의 청에 응하여 미라래빠는 노래하였다. 

         스승들의 은총 입어 
         성취한 성자들이 세상에 오시네. 
         하여 놀라운 진리가 멀리 멀리 전파되고 
         살아있는 뭇 존재가 기쁨으로 축복받네. 
         성자들께 예배드리는 순례자가 많다는 것은 
         운명 지어진 몇몇 사람이 나타나리라는 징표 아닌가. 

         딩리의 담빠쌍게, 라뙤의 쨈첸, 
         네팔의 시라바로, 인도의 다르마보디, 
         그리고 궁탕의 미라래빠는 
         모두 대지혜의 성취자들이네. 
         이들은 명상의 성취자들이요 
         투명한 마음의 본질을 깨달은 자들이네. 
         이들은 모두 신통력을 지니고 있으며 
         넘치는 공성(空性)과 자비로 
         놀라운 불가사의를 행하네. 

         하지만 절로 흘러나오는 노래를 읊는 데는 
         그중 미라가 으뜸이네. 
         미라의 인내와 고행 또한 이길 자가 없으니 
         미라는 거기에 갈 필요가 없네. 
         아들들아, 그럼에도 한사코 가려느냐? 
         그들을 낮게 평가해서가 결코 아니요 
         우르곈 정토(淨土)에서 미라는 그들을 만나리. 
         오, 아들들아, 의심 말고 나를 신뢰할진저! 


래충빠는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 만약에 가시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선생님이 교만하고 질투한다고 생각하여 여러 가지로 헐뜯고 험담할 게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가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미라래빠는 이에 노래를 불렀다. 


         지존자(至尊者)들께 기도하오니 
         모든 죄업과 악업을 정화시켜 주시길......! 

         세상 사람들의 뜬소문 염려하면 
         자신을 도리어 혼란케 할 뿐이네. 
         여러 곳을 기웃거리고 다니면 
         오히려 수행에 방해 될 뿐이네. 
         성스러운 스승을 방문할 때 
         많은 교의(敎義) 혼합하면 신들이 분노하리. 
         심오한 딴뜨라의 도(道)를 행할 때 
         마음이 분산되면 성취하지 못하네. 
         지존자들의 축복은 다함이 없으나 
         참례자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좋지 않네. 
         하지만 래충빠여, 원하면 형제들과 함께 가렴. 


래충빠는 다시 아뢰었다. 
"선생님께서 가시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험담거리를 만들어주는 원인이 됩니다. 그러니 가도록 합시다. 선생님께서 가시면 저희들에게도 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래충빠의 집요한 간청에 미라래빠는 마침내 허락하였다. 
"그래, 그렇다면 다르마보디를 만나러 가자." 
스승의 승낙을 받자 래충빠와 제자들은 모두 기뻐하였다. 그들은 스승에게 말씀드렸다. 
"인도인들은 모두 황금을 좋아합니다. 그를 환영하는 표시로 저희들도 황금을 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제자들의 제의에 미라래빠는 노래로 응답하였다. 


         지존자들께 기도하오니 
         걸식행자의 갈망을 녹여주시고 
         모든 행위가 진리와 일치되게 하소서! 

         언행이 진리와 일치되지 않으면 
         깨달음의 마음은 소용없네. 
         삼매를 증득한 수도자는 
         친구가 필요없고 
         자아해탈(自我解脫)을 증득한 수도자는 
         배우자가 필요없네. 
         아니라면 오랫동안 수행한들 무슨 의미 있으리? 
         미라가 황금을 구했다면 
         세속을 포기하지 않았으리. 
         다르마보디는 황금을 구하지 않네. 
         그렇지 않다면 그의 성취는 하잘것없네. 
         도작래충빠는 이익을 구하지 않네. 
         그렇지 않다면 그의 수행은 의미없네. 


미라래빠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대들은 먼저 가거라. 그러면 나는 뒤따라 가겠다." 
이리하여 제자들은 먼저 출발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길을 걸으면서 '스승께서 정말 오실까?'하고 의심하였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제자들은 빼보종동굴 근처에 도착했을 때였다. 이니, 도대체 이럴 수가 있을까! 탑(塔)모양으로 변형된 미라래빠가 하늘에서 갑자기 유성처럼 그들 가운데로 떨어졌다. 
빼보종 동굴에 있던 다르마보디는 이 기적을 목격하고 크게 감명받았다. 미라래빠의 제자들은 한편으로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론 기쁘기도 했다. 그들은 무리를 이루며 사람들에게 에워싸인 다르마보디에게 다가갔다. 인도의 다마보디는 미라래빠와 제자들이 오는 것을 보고 즉시 자리에서 내려와 티벳의 미라래빠 앞에 엎드렸다. 이를 지켜본 대중은 모두 미라래빠가 다르마보디보다 한층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두 분 모두 완전한 붓다와 다름없다고 확신하였다. 
두 성취자들은 한자리에 나란히 앉아 서로 즐겁게 대화하였다. 다르마보디는 미라래빠에게 말하였다. 
"선생님께서는 항상 은둔처에 홀로 머무시니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이런 일은 매우 드문 일이지요." 
그의 찬탄에 답하여 미라래빠는 노래를 불렀다. 


         화신불이시여, 수행 법통의 지존자들이시여, 
         부디 축복을 내려주소서! 
         인도의 다르마보디와 
         네팔과 티벳의 선남선녀들이여, 
         티벳의 수도자 미라래빠는 
         지혜 증득의 노래를 불러 
         사람들이 성취자를 몰라보는 일이 없도록 하려네. 

         다섯 가지 뒤틀린 경락(經絡)은 
         쁘라나[氣]수행으로 펼쳐지고, 
         다섯 가지 휘말린 쁘라나들은 
         조화행(調和行)으로 바르게 되네. 
         다섯 가지 오염된 원소들은 불태워지고, 
         다섯 가지 욕망의 즐기는 잘라지고, 
         척추 중앙 통로에서 
         방황하는 잡념의 황량한 까르마 바람은 고요해지네. 
         하여 나에게는 이제 
         나를 시험할 사악한 동료들이 필요없다네. 


  다르마보디는 이에 청하였다. 
"선생님이 '사악한 친구들(번뇌와 부조화)'을 정복한 방법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이를 위해 몇가지 좋은 행법을 들려주시지요?" 
미라래빠는 노래하였다. 


         모든 지존자들께 기도하오니 
         임의 축복으로 내 안에서 배우자를 찾게 하시길! 
         지순한 다섯 경락의 어머니와 
         지순한 다섯 쁘라나의 아버지가 만나 
         지순한 원소들의 다섯 자녀가 태어났네. 
         하여 진아심(眞我心)의 다섯 지순자(至純者)들의 얼굴이 보이네. 
         중추 통로와 무량궁(無量宮)에서 
         불타 성취의 선포자[眞我]는 
         네 가지 무지개 짜끄라들에게 외치네. 
         또한 '무수한 형상 나타나는 인드라 그물'의 군사들에게 
         무집착의 명령을 내리네. 
         만상(萬象)을 증득하여 
         미라는 배우자의 얼굴, 내면의 참마음을 보네. 

        하여 삼계의 일체 중생은 
        이 다함없는 '그것'의 포옹에서 벗어나지 않네. 
        '그것'은 미라의 배우자요, 깨달음의 마음이네. 
        그녀와 항상 '하나'되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 
        미라의 배우자는 영원히 떠나지 않도다. 


노래를 듣고 다르마보디는 매우 기뻐하며 다시 청하였다. 
"수도자의 내적 체험은 참으로 형언할 수 없군요. 그러면 정견(正見)과 수행과 정행(正行)에 관해 선생님의 식견을 간단히 들려주시면 어떻겠습니까?" 
미라래빠는 노래로 응답하였다. 

         오롯이 자신의 마음을 관(觀)하는 자는 
         구태여 말하거나 떠들 필요없네. 
         만물의 본질을 증득한 자에게는 
         세속 팔욕(八欲)이 절로 사라지네. 
         욕망과 증오를 녹인 자는 
         가식과 과장이 절로 사라지네. 
         윤회계와 열반을 모두 초월한 
         대지혜와 삼신은 
         노력하거나 열망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네. 
         법의 은총을 받으면 저절로 얻어지네. 

  다르마보디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선생님의 정견과 수행과 정행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이에 미라래빠는 다르마보디에게 청했다. 
  "이제 선생님께서 수행하신 심오한 핵심 교의를 우리들에게 들려주십시오." 
  다르마보디는 노래로 응답하였다. 
   
         여기 참례한 선량한 대중을 위하여 
         놀라운 수행 법통에 기도하오니 
         상서로운 까르마 인연으로 
         우리 모두 곧 지성자(至聖者)를 만나 뵙기를! 
  
         습관적 사념과 산란한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마음을 관(觀)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 
         아집(我執)과 쾌락 추구심이 녹지 않는다면 
         오랫동안 수도한들 무슨 소용 있으리? 
        
         이타행을 힘쓰지 않으면 자만심에 사로잡혀 
         마음이 정화되지 않네. 
         스승의 인도를 따르지 않으면 
         친구들과 정답게 사귄들 
         무슨 유익 있으리? 

         위선과 허영은 치욕의 원천이요, 
         다툼과 불화는 불행을 초래하네. 
         언제나 진실을 말하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이타행을 실천하지 않으면 불타 경지 성취하기 어렵네. 
         스스로 배운 가르침은 
         홀로 편안히 머물 때 한층 깊어지네. 

         오, 티벳의 위대한 명상자여, 
         시(詩)와 노래에 뛰어난 분이시여, 
         노래하고 읊조리는 데 우둔한 나이지만 
         유쾌하고 흥겨워 노래 부릅니다. 
         
         우리 다 같이 머지않아 
         지복의 정토에서 
         거룩한 찬미가를 함께 부르기를! 

다르마보디와 미라래빠는 한동안 유쾌한 대화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미라래빠와 제자들이 냐낭으로 돌아오자 그곳 주민들은 술을 갖고와서 환대하며 다라마보디와의 만남에 관해 여쭈었다. 
  이에 미라래빠는 노래로 응답하였다. 

         해와 달이 동방에 솟아오르면 
         사대주(四大州)가 빛나고 
         습기와 따스함이 풍부하면 
         과일과 나무 위에서 익어가네. 
         헤어졌던 어머니와 아들이 다시 만나면 
         갈망의 고통은 사라지고 
         성취하신 분이 나타나면 
         세상은 즐겁고 영화롭네. 

         다르마보디가 빼보종 동굴의 삼림 속으로 왔을 때 
         나, 미라는 만나러 갔었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맞이하였네. 
         그는 두 손을 합장하고 무릎을 꿇어 
         미라 앞에 경배하였네. 
         이는 '하나 속 둘'을 상징하는 일. 
         그는 나에게 건강과 안녕을 물었나니 
         이는 만유를 포옹하는 전체성을 상징하는 일. 
         그는 친절한 질문에 답하여 
         나는 마하무드라를 보여주었네. 

         둘이 아닌 '지순(至純)의 사원'에서 
         우리는 기쁨으로 말 없는 깨달음의 대화를 나눴네. 
         전생의 순수한 소원이 우리를 만나게 하였네. 
         붓다가 이 세상에 오셨을 때 
         나는 틀림없이 그와 인연의 끈 있었으리. 

         형제요 친구인 그와의 이번 만남은 
         즐겁고 상서로웠네. 
         머나먼 지방에까지도 
         이 소식 알려지고 전파되리. 

이 노래를 듣고 냐낭의 보시자들은 모두 기뻐하고 즐거워 하였다.다르마보디의 예배로 인하여 미라래빠의 명성은 한층 더 높아지게 되었다. 

이 장은 미라래빠가 인도의 다르마보디를 만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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