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30. 바르도에 대한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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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바르도에 대한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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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들의 신이시며  
         다끼니들의 주(主)이신  
         마르빠 위대한 역경사는  
         법통의 스승들에게 축복받으셨네.  
 
         머리 위 왕관에서는  
         은총의 물결 내리는 진주가 빛나니  
         위대한 수도자 미라래빠는  
         축복받으셨네.  
 
         수행을 완성한 임은  
         성취자요 구제받으신 분이네.  
         미소짓는 금강불, 위대한 스승에게  
         진심으로 예배드립니다.  
 
         무지한 자들을 돕기 위해  
         이제 나는 정령들에게 답한  
         미라래빠의 이야기를 들려주나니,  
         바르도의 위험한 길에서  
         벗어나는 길 인도하는  
         가르침의 핵심은 여기에 있도다.  
  


  역경사 마르빠 스승이 미라래빠에게 입문식을 베풀 때 만달라의 신불(神佛)과 삼바라불(佛)이 32명의 수호신들과 다끼니들, 16명의 천녀들을 데리고 상천(上天)에서 나타났다.  
미라래빠는 이 시현을 잠시 동안 뚜렷이 목격하였다. 이때 스승과 다끼니 여신들은 그에게 '미소금강(微笑金剛)'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스승 마르빠의 뜻에 따라 미라래빠는 수도 생활에 일생을 바쳤다. 그는 극단적인 고행을 통하여 딴뜨라의 성취와 공덕을 이루고 또한 육신을 통하여 무지개 같은 일심(一心)의 몸을 이루었다. 이리하여 마하무드라의 지고한 깨달음을 성취한 위대한 수도자가 되었다.   
  
한때 미라래빠는 하부(下部) 쿰위의 서쪽 묀 지방 경계지에 있는 번창한 상업지 딩마진의 동쪽 골짜기에 머물고 있었다. 그곳은 검은 구름이 덮여 있는 곳으로, 위로는 검은 라후라별로 통하는 문이 있었으며, 왼쪽으로는 항상 구름에 가린 설산이 뻗어 있는 곳에 약초 골짜기가 펼쳐져 있었다. 청옥(靑玉)같은 풀밭이 펼쳐진 그곳에는 자스민꽃이 만발하고, 온갖 종류의 약초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 곁으로 '길유(吉乳)'와 '감로(甘露)'의 두 강이 부드럽게 흐르고 있었다. 미라래빠의 은둔처는 '추와르의 덕(德)의 궁궐 은둔처'로 알려진 조용하고 축복받은 장소였다. 그는 언어를 초월한 불생 불멸의 절대 본질의 세계에 침잠하여 있었다.  
   
갑오년(甲午年) 가을, 스물네 번째 별자리가 기울던 때, 딩마진 주민들은 희고 검은 부스름이 생기고, 피를 토하고, 열이 심히 나는 전염병에 걸리게 되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과 가축들이 죽어갔다.  
  
그 가을 두 번째 달이 열하루 오후 늦게, 석양이 불덩이처럼 타오를 때, 천녀로 보이는 한 소녀가 미라래빠를 찾아왔다. 아름답고 매력적이고 화사한 그녀는, 보석이 주렁주렁 달린 깃술로 장식된 새하얀 비단옷을 입고 화려하게 수놓고 정교한 비단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그녀는 미라래빠의 발 앞에 절한 뒤 그의 둘레를 일곱 번 돌고 나서 다시 아홉 번 엎드려 절하였다.  
그리고 아뢰었다.  
  
"오, 스승이시여, 저희 주민들은 무서운 전염병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 설산 너머 저편으로 가셔서 저희들을 도와주시지 않겠습니까?"  
미라래빠는 응답했다.  
"내일 떠나는 게 좋겠다. 오늘밤 그대는 여기에 머물도록 하렴."  
소녀는 대답했다.  
"만약 짜리(Tsari?)만뜨라에 힘입어 기적의 광선길[光道]로 간다면 쉽게 갈 수 있겠지요. 부디, 제발 그렇게 해서라도 가도록 하세요. 선생님은 오늘 가셔야만 하니까요."  
미라래빠는 이에 응답하였다.  
"이 늙은이는 지금까지 그런 길을 본 적이 없다. 게다가 그 길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간청하니 가도록 하겠다. 그대가 앞장서서 길을 안내해주렴."  
소녀는 모피 담요를 꺼내어 공중에 띄우고 미라래빠에게 말하였다.  
"이 담요에 올라타면 곧장 거기에 이를 수 있을 거예요."  
  
미라래빠와 소녀가 담요 위에 올라타자 담요는 곧장 하늘로 솟아 올랐다. 번개처럼 빨리 아주레 고지(高地) 설산 여왕의 저편에 있는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산의 왼편 경사면에 황금색 덮개를 한 새하얀 비단 천막이 하나 있었다. 밧줄과 말뚝은 진귀한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천막 안에는 아름다운 소녀가 누워 있었다. 그녀는 여러겹의 이불에 싸여 있었다. 긴 머릿단이 바닥까지 닿아 있었고, 눈은 불꽃같이 빛났다. 미라래빠가 들어가자 소녀는 머리를 들려고 애쓰면서 간청하였다.  
"저는 매우 아파요. 선생님, 제발 좀 도와주세요!"  
미라래빠는 소녀에게 물었다.  
"어쩌다 이런 병에 걸리게 되었는가? 병세는 어떠한가? 얼마 동안 아팠는가?"  
소녀는 대답했다.  
"지난 여름 양치기들 몇 명이 근처에 와서 큰 불을 피웠어요. 그때 저는 연기로 질식할 것 같았지요. 그후로 아프기 시작했어요. 지난 가을 이후 건강이 악화되었는데. 오늘은 고통이 더하네요. 그래서 선생님을 모시고 오도록 부탁했어요. 저희들의 입에서 나간 입김으로 인해 이 지방의 많은 사람들이 갖가지 질병에 걸리게 되었어요."  
  
이 말을 듣고 미라래빠는 생각했다.  
'아, 이 때문에 이곳의 많은 주민들이 전염병에 걸리게 되었구나. 그렇다면 머뭇거릴 필요 없이 곧 이 소녀에게 가르침을 베풀어야겠구나. 어서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미라래빠는 소녀에게 말했다.  
"착한 여인아, 얼마 전 그대는 나에게 찾아와서 보살도(菩薩道)의 서원을 발하고 수호불의 가르침을 받았다. 나는 그대에게 덕과 까르마의 법칙에 관한 가르침을 주었다. 그런데 그대는 지키지 않았구나. 양치기들이 유발한 그런 사소한 고통을 참지 못하고, 순진한 사람들에게 전염병을 유포시켜 큰 고통과 재앙을 불러들였구나. 그대는 이처럼 가르침을 어겼기 때문에 징벌을 받았으니 이는 당연한 일이다. 그대가 행한 일로 미뤄 볼 때, 더 이상 그대를 믿을 수가 없다. 만약 그대가 이 지방의 모든 주민들을 당장 고쳐주겠다고 한다면, 내가 그대를 도와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맹세하지 않는다면 나는 바로 떠나겠다. 그대 여인들이 서원을 지키지 않는다면 저주를 받아도 마땅하기 때문이다."  
미라래빠의 경고를 들은 천녀는 크게 두려워하며 그의 발목을 꽉 움켜답고 애걸하였다.  
"저희는 눈 어둔 사악한 존재들이에요. 저희는 무지하여 이 지방에 질병을 퍼뜨렸어요. 하지만 그렇게까지 말씀하지는 마세요, 제발! 높은 세계의 천신들이나 정령들이 저희를 해치지 않는다면, 저희들이 결코 그들을 먼저 공격하지는 않아요.  
또한 선생님의 충고에 관하여 말씀드리자면, 저는 어떤 사람들을 해치거나 그들을 해치려고 다른 사람을 보낸 적이 없어요. 이번 여름 마지막 달, 강물이 범람하여 이곳의 좁고 가파른 골짜기들은 모두 넘쳤지요. 그때 살코기를 먹고 피를 삼키는 저희 동료와 친척과 시자(侍者)들이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헤쳤지요. 하지만 저는 병이 낫기만 하면 모든 전염병을 즉시 그치도록 하겠어요. 선생님, 제발 저를 돌봐주시고 불쌍히 여겨주세요!"  
  
소녀는 간절히 애원하였다. 미라래빠는 그녀에게 일백 진언의 정화행(淨化行)을 베풀고 삼보와 스승들에게 간구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장수를 위해 승리의 왕관모(王冠母) 의식을 행하였다. 이리하여 그녀는 이튿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 미라래빠에게 예배드릴 수 있었다.  
  
그 후 7일 동안 미라래빠는 빛나는 자각(自覺)의 힘으로그녀늘정화해주었다. 그녀는그후완전히치료되어이전보다더욱건강하고활기차게되었다. 이에미라래빠는말하였다.  
  
"사랑하는 천녀여, 그대는 이제 완전히 회복되었으니 마을로 내려가 사람들을 도울 때가 되었다. 그들이 어떤 예물을 바치기를 그대는 원하는가? 환자를 치유하기 위해 어떤 의식을 행하려 하는가?"  
"인과응보의 법칙에 따라서 저희가 치유될 때, 사람들도 그렇게 될 것이예요. 저희들 중 어느 누군가 병들거나 재앙을 당하게 되면, 저희 세속 천녀들이 모두 해를 당하게 되지요. 이는 세속 천녀들의 서원이랍니다. 때문에 신들과 정령들은 저희 세속천녀들을 옹호하기 위해 세상을 전염병이 창궐하는 혼돈의 도가니로 집어던지게 되지요. 따라서 빨리 회복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쭈또르불(佛)의 핵심 진언을 거듭 반복하고, 심오한 대승 경전을 읽고, 성수(聖水)로 성화 의식을 행하고, 마음 둘레에 원을 그려 사람들을 그 안에 모아서 적백(赤白)성찬식과 거대한 또르마 의식을 행하고, 탑을 장식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공덕을 돌린 뒤 자신의 소원을 빌면 되지요. 이 일을 행하는 사람은 곧 회복될 것이예요."  
  
미라래빠는 진 고을로 가서 마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나는 지방 신들이 분노하여 이 지방에 전염병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꿈 (환영)을 통해 알았소. 그대들의 방화로 인해 지방신들이 해를 입고 재앙을 당하였소. 그래서 화가 난 그들은 질병을 퍼뜨려 복수한 것이니 그대들은 적절한 의식을 베풀고 여러 가지 예물을 바치는게 좋겠소."  
이리하여 주민들은 모두 스승들과 제불과 진리의 수호자들에게 기도하고, 많은 예물을 바치고, 성대한 또르마 의식을 행하고, 모든 공덕을 신들과 영혼들에게 회향하였다. 그들의 기도와 신들의 축복으로 인해 질병은 얼마 후 완전히 사라졌다.  
  
  
그달 스무아흐렛날, 장수의 다섯 귀녀(貴女)들이 많은 시자들과 지방신들을 데리고 미라래빠를 찾아왔다. 그들은 보석 술잔에 담긴 신묘한 포도주와 감미로운 음식을 가지고 와서 미라래빠에게 바쳤다.  
천녀들은 그에게 예배드린 뒤 둘레를 여러 번 돌고 나서 그의 앞에 나란히 서서 찬양하였다.  
"저희들의 질병을 고쳐주시고 생명을 건져주신 선생님은 참으로 은혜로운 분이십니다."  
이어 천녀들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바쳤다.  
  
 
         비오는 걸 예측하는 이는  
         하늘을 볼 줄 아는 자이지요.  
         검은 구름 한데 모이고  
         용신이 우르릉 포효할 때 그는 알지요,  
         용왕이 곧장 비를 내려  
         뭇 존재들에게 자양분을 베푸리라고.  
 
         습기와 열기가 조화를 이룰 때  
         가랑비는 촉촉히 내려 대지를 적시지요.  
         열기와 냉기가 하늘에서 맞부딪칠 때  
         천둥은 부르짖어 귀 멀게 하지요.  
         한가히 흐를는 구름 아래엔  
         대설산(大雪山)의 세 봉우리  
         우뚝 솟아 있지요.  
         중봉(中峰)은 가장 높아  
         수정 왕관은  
         여왕의 머리 장식이지요.  
         고요한 밤하늘에  
         반짝이는 작은 별빛은  
         그녀의 둘레를 맴돌고  
         햇빛과 달빛은 머리 위[山頂]에 비치지요.  
         아름답고 화려한 몸단장,  
         거기 우리의 장엄한 성(城)이 솟아 있답니다.  
 
         설산 왼편 비탈진 곳에는  
         약초 골짜기 경이로운 초원이 펼쳐지고  
         그 위엔 무지개들 항상 걸려 있어  
         오색 찬란한 광선을 나투지요.  
         약초들이 자라나는 사랑스런 이곳 골짜기는  
         과일과 결실의 땅,  
         지방신들이 춤추며 노래하지요,  
         아름다운 꽃들로 만발한 정원인 양.  
         강둑에 있는 은둔 오두막은  
         거룩한 축복의 장소,  
         위대한 수도자 미라가  
         수행하는 곳이지요.  
 
         전생에 공덕 닦아  
         소중한 인간의 몸 받으신 임은  
         게으름의 흔적 하나 없이 한결같이 명상하시는군요.  
         마음의 본질인 불생심(不生心)을 깨달아  
         마법의 무드라를 통달하셨군요.  
 
         어떤 장해물 방해에도 놀라시지 않겠지요.  
         산처럼 요지부동하는 수도자이시니까요.  
         생명 에너지 통달하여 옷조차 소용없으니  
         걸림없는 몸을 드러내는 분이시지요.  
 
         임의 은총과 헌신으로  
         많은 존재들의 구원을 받지요.  
         혼탁한 고통의 시대에  
         티벳, 적나라한 나라에 오신 임은  
         세상의 영광이요,  
         나의 귀의처요, 자랑이시지요.  
 
         (네 다끼니들의 인도자[쩨링마]는 계속 노래하였다.)  
 
         이달 열하룻날  
         나는 연기와 화염으로  
         해를 입고 오염되었지요.  
         몸은 고통으로 고생하며  
         참을 수 없는 고뇌에 시달렸지요.  
         때문에 분노하여 사악해졌어요.  
 
         때에 임의 도움 간청하매  
         자애를 베푸사 축복하시고  
         정화 의식 행하셨지요.  
         생사 초월의 마음 본질을 깨달아  
         진리를 알게 되었지요.  
        
         하늘에 구름이 걷히듯  
         온갖 아픔이 말끔히 사라져  
         마음이 새롭고 예리해졌어요.  
         몸은 양털처럼 가벼워져 편안하고 상쾌해졌어요.  
         열병은 떠나 건강이 회복되니  
         숨결은 생기를 되찾았지요.  
         하여 죽음의 재앙은 사라졌어요.  
 
         죽음의 사자들은  
         부끄러워 도망쳤나니  
         오, 위대한 수도자시여!  
         큰 은총의 빚을 임에게 졌나이다.  
         태생이 비천하고 무명이 커도  
         자비가 적고 마음이 옹졸해도  
         생명을 구한 분 어찌 잊겠어요?  
         임의 은혜가 가이없어요.  
 
         감사의 징표로 임에게  
         마법의 능력을 바치고,  
         굳건한 신심으로  
         임의 가르침을 따르겠어요.  
         불타의 경지에 이를 때까지  
         그림자처럼 임의 발길을 따르겠어요.  
         고따마 붓다의 다섯 제자처럼  
         불타의 경지의 정토에서  
         첫 제자가 되길 원해요.  
 
         임의 감로수 처음 마신  
         진리의 자녀 되어  
         사섭법(四攝法)의 구름 모아  
         천상의 단비 내려  
         무지한 중생들을 자라게 하고파요.  
 
  
장수 귀녀가 순수한 서원을 발하며 네 천녀들을 인도하여 이렇게 노래하자, 미라래빠는 생각했다.  
'이 천녀들은 질병의 치유를 고맙게 여기는구나. 이들에게 생기행과 원만행의 예비적인 교의를 베풀면 행할 수 있으리라.'  
  
미라래빠는 그들에게 말했다.  
"아름다운 천녀들아, 그대들은 건강을 되찾은 것에 대해 내게 깊은 고마움을 표하는구나. 그대들의 태도와 언어는 딴뜨라의 가르침을 받기에 합당한 것으로 보이는구나. 때문에 윤회의 위험과 고통으로 영원히 벗어난 가르침을 베풀고 싶다. 그러나 그대들이 행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일이다."  
미라래빠는 그녀들에게 '기쁨을 증가시키는 노래'를 불렀다.  
  
 
         동쪽 태양의 하늘 아래  
         맨라리 산봉우리는  
         상서롭게 솟아 있네.  
         수정 독수리 머리처럼  
         산정은 빛나는 황금빛을 반사하네.  
         흘러가는 구름송이 지붕처럼 덮힌 곳.  
         그 위로 무지개는 아름답게 빛나네.  
         산허리 보석 같은 바위들은  
         짙은 안개 띠를 두르고  
         대설산 아주레 고원의 여왕은  
         화려한 자태을 나타내네.  
 
         거기 사는 이들은  
         경이로운 다섯 천녀들이도다.  
         매혹적인 목소리로 한 천녀는  
         이제 막 성스러운 노래 불렀네.  
         눈부시게 매혹적인 그대는  
         장수(長壽)의 귀녀(貴女)가 아닌가?  
 
         그대 장수녀는 매우 놀랐으리,  
         자존심이 가차없이 꺾였기 때문에.  
         살을 에는 고통으로 몸은 찢어지고  
         마음은 비탄에 젖었으리.  
         숨결은 엷은 안개처럼 가늘어지고  
         목숨은 거의 끊어지게 되었으리.  
 
         이는 과거의 한결같은 악업 때문이나니  
         까르마의 매서운 보응이네.  
         죄악의 행위를 버리지 않으면  
         대지옥에 떨어질지 모르나니  
         거기는 전염병보다 무서운 곳이네.  
         그대가 죽지 않음은 다행한 일이네.  
         믿음의 씨앗이 자랐기 때문이네.  
         큰 자비로 나는 그대를 축복했나니  
         딴뜨라의 위대한 능력으로  
         죽음의 손에서 그대를 구했네.  
 
         낙담과 불행은 덕행과 은혜로 바뀌어  
         그대는 기쁨으로 감사하며  
         아름다운 목소리로 선의 보이며 노래했네.  
         노래를 듣고 미라는 기쁨에 겨웠나니.  
         미라의 가르침을 따르려면  
         경청하고 명심할지니  
         생사 윤회의 길은 괴롭고  
         생로병사 네 강물은 거칠어 건너기 어렵네.  
         여덟가지 세속 바람의 숲은 음산하고  
         바르도의 삼중(三重)위험은 피하기 어렵네.  
         네 악마의 끊임없는 위협은 고뇌롭나니  
         하지만 여기 두려움 없는 길이 있네.  
         온갖 고뇌에서 벗어나  
         영원한 지복에 이르는 길이네.  
 
         미라의 법통은 지고하나니  
         여섯째 붓다 금강불(金剛佛)로부터  
         역경사 마르빠에 이르기까지  
         법통의 스승들은 한결같이 화신불이셨네.  
         때문에 나의 모든 가르침을 소중히 여길진저!  
         마이뜨리빠와 나로빠 스승의 명성은 드높아  
         인도에 두루 알려졌네.  
         미라는 그림자처럼 스승의 곁에서  
         6년 8개월간 머물렀네.  
         스승의 가르침을 신실히 준행하여  
         기쁨과 열망이 가슴속에 넘쳤네.  
 
         심오한 딴뜨라 헤바즈라, 자애로운 뎀촉,  
         마하마야의 정화(精華)딴뜨라,  
         숭고한 쌍뒤 딴뜨라,  
         덴시의 은밀한 딴뜨라,  
         그리고 해골의 니르마나까야[化身]  
         이들 살아 있는 딴뜨라와 바다 같은 가르침이  
         미라에게 주어졌네, 소중한 보석처럼  
 
         중요한 핵심 교의들은  
         얼굴을 맞대고 전수되지만  
         통달하려면 근고히 수행해야 하네.  
         금세공(金細工) 견습공이 스승으로부터  
         불을 지피고 황금을 녹이며  
         합금하는 방법을 배워 익히듯이  
         딴뜨라의 생생한 가르침은  
         입으로 곧바로 전수 되나니......  
 
         법통의 핵심교의가  
         미라에게 전해졌나니  
         다끼니들도 알고 있다네.  
         미라는 아버지 스승에게 감사드리며  
         스승께 보답하려고  
         끊임없이 수행하여  
         마침내 다섯 생명 에너지를 다스렸네.  
         하여 이원(二元)에 물들지 않는  
         평등행(平等行)을 행하나니                                             
         질병의 고통은 이제 두렵지 않네.  
         오, 딸들아, 제자들아!  
         이런 지복에 도달하려면  
         나의 말과 발자취 따라 정도를 걸으렴  
 
         육신은 병에 시달리고  
         마음은 슬픔에 겨워하네.  
         감각과 까르마의 힘으로 혼란은 생기네.  
         혼란은 단지 육신을 통과하는 꿈일뿐.  
 
         오랜 세월 고통받은 지옥조차 존재하지 않나니  
         고통은 습관적 사념으로 일어날 뿐이네.  
         이는 지고한 진리이네.  
         고따마 붓다가 도제닝뽀에게 전한 법이네.  
         삼라만상은 관념일 뿐이요  
         그 안에 모든 일은 마음의 그림자 놀이라네.  
         이 진리를 알지 못하면  
         범천(梵天)세계에 태어날지라도  
         참다운 행복은 얻지 못하리.  
 
         무색계 사선정(四禪定)에서  
         오랜 겁(劫)을 머물지라도  
         불타 경지에는 이르지 못하네.  
         하지만 보리심을 발하고 공(空)을 명상하면  
         고뇌와 방해, 습관적 사념과 업장이 소멸되네.  
         오, 자질이 수승한 천녀들아!  
         오늘의 만남은 인연이니  
         열망의 갑옷을 입고 산란심을 버리렴.  
         그러면 착한 서원은 곧 성취되리니.  
  
 
그후 미라래빠는 천녀들에게 말하였다.  
"이 노래에 담긴 의미를 깊이 생각하고 주저말고 진리를 실천하도록 하라.  
그대들은 사신불(四身佛)을 초월적인 어떤 존재로 생각하고 성취하고자 노력하지만, 실은 자신의 마음을 떠나서는 어떤 붓다도 존재하지 않는다. 죽는 순간에 나타나는 대광명[淨光明]은 법신이요, 바르도[死後中有界]의 순수한 현현은 보신이요, 각자의 업(業)에 따라 태어나는 것은 화신이다. 그리고 삼신(三身)의 분리될 수 없는 통일체는 자성신(自性身)이다. 이 사신(四身)은 항상 우리와 함께 있으나 우리는 이걸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를 깨닫고자 한다면 올바른 법통의 완성된 스승으로부터 심오한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  
장수의 귀녀는 이에 여쭈었다.  
"스승 빠드마쌈바바가 인도에서 티벳으로 처음 오셨을 때, 저희들은 그를 해치려고 갔다가 그의 능력과 힘 있는 무드라에 압도되어 도리어 그의 명령에 순종하고, 그에게 목숨을 바치고 봉사하기로 맹세했지요. 그에게 딴뜨라의 요긴한 가르침을 청하여 까르마의 법칙과 다르마[眞理]와 경전의 가르침을 배웠지요. 저희들은 인도의 '흑암소동(黑暗騷動)화장터'에서 소지고차 스승과 흑마술사로부터 금강승의 가르침과 입문식을 받았지요. 이 때문에 저희들은 은밀한 가르침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여겼답니다.  
이번에 겪은 질병의 고통은 어찌나 심했던지 이보다 더한 지옥 고통은 단 한 순간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선생님의 노래를 듣고 저희들은 큰 감명을 받았어요. 선생님, 저희들을 공포에서 보호해주시고, 모든 죄악을 깨끗이 씻어주시고, 불타 경지로 나아가는 길을 알려주세요!"  
이어 천녀들은 노래하였다.  
 
 
         황금 구름은 밝은 하늘에 떠다니며  
         용신(龍神)의 머리를 장식하지요.  
         그 아래 비인간의 저급한 신들과  
         향기 먹는 신령들은  
         춤추며 즐거이 노래하지요.  
         웃음소리 자지러지며 감각의 쾌락을 만끽하지요.  
 
         하늘을 오가는 구름 아래로  
         딩마의 지복 골짜기가 있답니다.  
         위로는 설산 능선이 장엄하게 에워싸고  
         아래로는 샘과 개울물이 끊임없이 흐르고  
         골짜기 가운데는 탐스런 풀들이 무성히 자라는 곳,  
         신들은 노닐며 장난치지요.  
         화려한 약초 골짜기는 용신들의 보고(寶庫).  
         과일과 꿀로 가득 찼지요.  
         네 발 짐승들은 창성하여  
         한가로이 노는 목초지이지요.  
 
         강둑 가까이 오두막 안에는  
         경이로운 수도자가 계시지요.  
         이름만 들어도, 빛나는 몸을 뵙기만 하여도,  
         장애물과 죄업은 정화되지요.  
         모든 기적과 무드라를 행하시며  
         전지(全知)의 마음을 깨닫고  
         진리의 본질을 통달하여  
         자비의 음성으로 공성(空性)을 설하시지요.  
         모든 신들과 정령들은  
         임에게 기도하며 예배드립니다.  
         임은 붓다의 아들,  
         모든 소원을 들어주시지요.  
 
         저희 세속 천녀들은  
         무명의 업장 뿌리 깊어  
         시작을 알 수 없는 때로부터  
         윤회의 세계 방황하오니  
         지상에 태어나는 것은 급선무,  
         다른 선택은 없지요.  
         그러면 영원히 살 것처럼 생각하였답니다.  
         하지만 느닷없이 죽음이 찾아오면  
         손발이 묶이어 달아날 수 없지요.  
         머리는 아찔하고 정신은 혼미해지지요.  
         누구든지 죽음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법,  
         영광과 미(美)를 버리고 스러져야 하지요.  
 
         육신의 활동이 멈출 때  
         바르도의 무서운 유희는 시작됩니다.  
         공포의 바르도 길을 따라  
         버림받고 혼미한 방랑자들은  
         무자비한 악마에게 쫒기지요.  
         불안과 공포에 가슴은 찢어지고  
         악행과 습관적 사념에 쫒겨다니다가  
         바라지도 않는 낯선 이국땅에 환생하지요.  
 
         윤회 바다의 끝없는 물결 타고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기를 거듭하지요.  
         하지만 지금까지 물에 빠져도 건져준이 없었지요.  
         임은 보리심의 뗏목을 띄워주셨어요.  
         뗏목 타고 욕망의 마술 나라를 떠나  
         깊은 바다 무서운 괴물을 피해  
         나쁜 사념의 강풍을 뒤로 하고  
         지복의 나라에 이르지요.  
         절망과 염증을 떠나 생기를 되찾고  
         희망의 안내로 소원을 성취하지요.  
 
         윤회의 침침하고 어두운 숲속에는  
         욕망의 유령 같은 야수들이 포효하지요.  
         우린 겁에 질려 떨었답니다.  
         음침한 가시 덤불 속에서 길을 잃은 저희에게  
         임이시여,  
         길을 안내하고 안전하게 안내하소서!  
         가을밤 밝은 달이 온누리 밝히듯이  
         저희들의 무명 업장 밝히소서!  
         바로드의 길 위험하나 피할 수 없나니  
         위태한 덫을 알려주세요.  
 
         저희들은 마군의 무리에 붙잡혀  
         악행의 감옥에 갇혔지요.  
         여기서 벗어날 수 없더니  
         구세주 임을 만났네요.  
         임의 인도와 보호로  
         우리는 틀림없이 이 길을 건너게 될 거예요.  
 
         죽음의 정광명(淨光明)을 깨닫게 하여  
         법신을 밝혀주세요.  
         바도르의 환영을 깨닫게 하여  
         보신을 밝혀주세요.  
         자의로 환생하게 하여  
         화신을 밝혀주세요.  
 
         세가지 바도르 너머에는  
         불퇴전[正定]의 정토가 있다지요.  
         오, 자비의 스승이시여, 자애로운 구세주시여!  
         저희를 거기로 인도해 주세요!  
         절망하여 비통하게 부르짖는 이들에게 응답하소서!  
         불타 경지의 사신불(四身佛)을 밝혀주소서!  
 
   
노래를 부른뒤 천녀들은 미라래빠에게 황금 연꽃과 보석으로 장식된 은거울 만달라를 바쳤다. 미라래빠는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간절히 청하므로, 법계(法系)의 전통으로 축복해주겠다. 그대들은 성찬 예물을 준비하도록 하라."  



  
그날 밤 다섯 천녀들은 60가지 음식으로 만든 만달라를 미라래빠에게 바쳤다. 미라래빠는 수행 법통의 본생 성모(本生聖母)의식으로 그녀들을 입문시키고 축복한 뒤 노래를 불러주었다. 이 노래에서는 바르도에서 법신.보신.화신과 '하나'되어 윤회계를 영원히 벗어나 지복의 극락정토에 태어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세계의 중심 인도 땅에  
         비자마라 불리는 큰 수도원이 있었네.  
         거기 모든 학문의 원천인 대학(나란다)이 있었네.  
         모든 외도를 물리친 분이 그곳에 계셨으니  
         인간사자요, 비길 데 없는 대학자로  
         네 가지 딴뜨라를 통달하시고  
         세속 진리[俗諦]와 구경 진리[眞諦]에 밝은 분,  
         위대한 나로빠이셨네.  
 
         대학자의 훌륭한 아들은  
         불굴의 의지와 인내를 지닌,  
         명성 드높아 천둥 같은  
         아버지 역경사 마르빠이시네.  
 
         스승은 말씀하셨네.  
         "붓다의 가르침이 쇠퇴한 시대에는  
         수명은 짧아지고 선덕(善德)은 적어지네.  
         그때 죄악과 갈등이 세상에 만연하리.  
         비록 오래 산다 하여도 여유 있는 시간은 줄어들고  
         지식이 지나치게 발달하여  
         이해하기 어렵도록 무디어지고  
         증거와 결론에 도달하기 어렵게 되네.  
         때문에 딴드라의 본질적 진리는  
         파악하기 어렵게 되나니  
         아들아, 그대는  
         모든 걸 제쳐놓고 수행에 몰두하렴!"  
 
         미라는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나태심을 극복하고 끊임없이 수도하며  
         은둔처 동굴에서 살았네.  
         하여 진리를 체득했도다.  
 
         인연있는 여인들아, 귀담아 들을진저!  
         생과 사, 바르도의 세 곳에 방황하면  
         윤회계는 끝이 없네.  
         바르도의 육법(六法)은 이들이 근본이네.  
 
         [다음에 이어지는 비유의 노래는 바르도에 대한 가르침이다.]  
 
         세 사람의 행상(行商)이  
         먼길 떠나 위험한 곳에 이르렀네.  
         도움을 청하러 보냈더니  
         안내자는 그곳에 환대자(歡待者)들을  
         데리고 돌아왔네.  
         그들은 기쁨에 겨웠네.  
         안내자가 없었다면 길 잃고  
         적의 손에 잡혔으련만.  
         세명의 안내자들이 없었다면  
         그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었으리.  
         잘못된 예언과 계시로  
         세 악마들은 그들을  
         산적떼의 매복병에게 넘겼으련만.  
 
         이리하여 씨빠바르도의 방랑자는  
         49일 동안  
         윤회의 감옥에 몰아넣는  
         까르마의 힘에 이끌려  
         불타는 듯 얼어붙는 듯 고통받네.  
         감옥에서 벗어나려면  
         윤회와 열반의 바로드가  
         본래 일체임을 알고  
         근본 진리요 절대 진리인  
         마하무드라를 명상해야 하네.  
         생사(生死)의 바르도는  
         깨달음의 마음을 훈련시키는 복밭이네.  
         생기행(生起行)과 원만행(圓滿行)을  
         명상자는 여기서 닦네.  
 
         바르도 도(道)의 진수는  
         본생(本生)의 대지혜라네.  
         입으로 전해지는 법통의 수행은  
         대지혜를 발현시켜주네.  
 
         꿈과 수면의 바르도는  
         습관적 사념[相續識]을 대지혜로 바꾸는 기회라네.  
         여기서 정광명과 환신행을 수행하네.  
         씨빠바르도의 마지막에  
         붓다의 삼신[三身佛]이 나타나네.  
         이때가 삼정토(三淨土)에 들어갈 때이네.  
 
         바르도에서 삼신불을 체득하지 못하면  
         시간은 흘러 환생 바르도(씨빠바르도)에 이르네.  
         이때 신심과 깨끗한 마음을 지니면  
         복된 나라에 훌륭한 몸으로 환생하네.  
         인과 법칙 따라 원하면 얻어지나나니  
         명상자는 발심하여 과거의 까르마에서 해탈하네.  
 
         신심과 성심을 지닌 다섯 천녀들에게  
         미라는 바르도의 심오한 가르침을 베풀었네.  
         마르빠가 오신다 해도  
         이보다 심오한 교의는 베풀지 않으시리.  
 
   
다섯 천녀들은 기뻐하며 미라래빠의 발 앞에 엎드려 절한 뒤 그의 둘레를 일곱 번 돌았다. 천녀들은 보석으로 만든 만달라를 바치고, 스승의 몸과 말씀과 뜻과 공덕을 찬탄하였다. 그리고 합일의 법열(法悅)에서 얻은 네 가지 지복의 지혜를 바쳤다. 천녀들은 말하였다.  
"바드로에 관한 가르침은 명백하고 이해하기 쉽군요. 하지만 수행하기 쉽도록 가르침의 진수를 베풀어주세요."  
천녀들은 이어 찬미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자비의 스승이시여,  
         임은 모든 중생의 귀의처이시지요.  
         입으로 전해지는 법통의 가르침으로  
         저희들의 고뇌를 기쁨으로 바꾸셨지요.  
         마법으로 무쇠를 황금으로 바꾸듯이  
         거룩하신 붓다시여,  
         저희에게 은총을 베푸사 보호하소서.  
 
         윤회의 진흙탕에 물들지 않은  
         정결한 연꽃 위 보좌(寶座)에서  
         오, 스승님이시여,  
         공(空)의 빛을 무한히 발하시는군요.  
         무수한 천녀들은  
         임의 둘레에 구름처럼 모였답니다.  
         해와 달은 임을 밝게 비추니  
         온갖 번뇌를 여의셨군요.  
 
         임의 아름다운 용모와 자태는  
         뵙고 뵈어도 지칠 줄 모르지요.  
         이목구비 수려한 모습은 승리자의 아들인 양,  
         저희들은 임을 뵈면  
         기쁨과 행복을 느낍니다.  
         그리하여 지싸의 곡조에 맞춰  
         찬미가를 부릅니다.  
 
         임의 음성은 사자의 포효인 양  
         우렁차고 힘이 있지요.  
         다르마의 음성인 양  
         투명하고 비어있지요.  
         임의 음성은 악마와 외도를 떨게 하고  
         천품(天稟)있는 자들의 소원을 성취시켜주지요.  
         하여 명성은 시방에 널리 전파되지요.  
          
         임의 마음은 금강 같아 부서지지 않으며  
         허공 같아 만물을 끌어안지요.  
         무관념(無觀念)의 하늘에서 보리심을 발하여  
         제자들의 어둠을 살라버리지요.  
 
         임의 몸과 말씀과 뜻은 제불(諸佛)의 화현인 양  
         온갖 거룩함을 나투지요.  
         임은 소원 성취의 여의주인 양  
         바라는 바를 한결같이 성취시켜주지요.  
         머리 위에 왕관으로  
         간절히 임에게 예배하는 자는  
         소원을 성취하지요.  
         임은 권능의 제왕인 양  
         밤낮으로 간구하는 자의  
         소원을 들어주시지요.  
         지중한 스승님이시여,  
         예배드리며 찬미합니다.  
         임의 자비 구름에서는  
         축복의 감로비가 쏟아지지요.  
         인연있는 제자가 마시면  
         이생에 모든 욕망 녹고  
         해탈의 씨앗은 가슴속에 자라지요.  
         마침내 13지(地)에 이르러  
         다함없는 금강불(金剛佛)이 되지요.  
 
         임의 가르침과 지혜와 덕행으로  
         저희들은 충만하여 행복하기를.  
         완성의 꽃송이가 기쁨으로 피어나기를.  
         지고한 깨달음에 이를 때까지  
         임의 길을 따르는 시녀가 되기를.  
         세속의 황홀경을 승화시켜  
         구경(究竟)의 삼매에 이르게 되기를  
         네 가지 지복의 지혜로  
         지복 공(空)의 삼매에 굳건히 서기를.  
 
         지혜의 여인으로 저희들은  
         중도(中道)의 진리를 확신하지요.  
         기쁨으로 임의 명령 순종하오리니  
         끝까지 섬기도록 허락하소서!  
 
         노래를 마치면서 저희들은  
         바르도의 소중한 가르침을 청합니다.  
         죽음이 찾아올 때  
         붓다의 사신(四身)을 깨닫게 하소서!  
         임의 은총으로 자라고 길러져  
         임과 같은 공덕을 성취하게 하소서!  
         이번 생애에  
         완전한 깨달음을 증득하게 하소서!  
 
  
미라래빠는 바르도에 대한 가르침을 설하였다.  
"사랑스런 여인들아, 중생들은 부단히 흐르는 사념과 세 가지 욕망[三毒]에 사로잡혀 끝없는 삼계의 길을 한없이 헤매며 다닌다. 이 여행길은 너무나 길고 험난하여 여행자는 지치고 피곤해진다. 이 길을 걷는 나그네들은 세 종류로 나뉜다. 첫번째 부류는 진리의 가르침을 받아 따르고 수행하는 자들이요, 두 번째 부류는 진리의 가르침을 받기는 하였으나 수행하지 않는 자들이요, 세 번재 부류는 가르침조차도 받지 못한 자들이다.  
첫번째 사람들은 악마들의 함정이나 험난한 행로를 염려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진리를 수행함으로써 이 모든 공포를 극복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세번째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위험한 길에 들어, 까르마의 악마들에게 사로 잡히게 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생사의 온갖 고통을 겪으며 영원히 윤회의 삼계에 방황하는 자들이다. 두 번째 사람들은 세 번째 사람들과 유사한 두려움과 위험은 갖고 있으나 진리의 가르침을 이미 받았고 악한 영향을 알고 대응하는 법을 배운 자들이다. 따라서 굽힐 줄 모르눈 정진의 갑옷을 입고 진리를 향한 열망과 이해로써 불변의 신심(信心)을 지닌다면, 이들은 점차 감각적인 요소들을 세심히 정화시켜 마침내 붓다의 삼신(三身)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대들은 삼신불을 깨닫는 가르침을 나에게 물었다. 그대들은 알아야 한다. 죽음에 임하여 외적 내적 요소들이 차례로 진정되면 죽은자의 의식은 번뇌의 끈으로부터 당분간 해방된다는 사실을. 그때 모든 사념을 초월한 법계 공성의 본질인 지고한 실체(實體)가 저절로 발현되어 하늘의 태양처럼 밝게 빛나게 된다. 이것은 임종의 정광명(淨光明), 즉 법신 자체이다. 이것을 있는 그대로 깨달아야 한다. 그러나 죽음의 순간에 그와 같이 되기 위해서는 평소 스승이 지적해준대로 마음의 본질을 먼저 알고 또한 정광명의 도(道)를 수행해야 한다.  
 
씨빠바르도의 위험한 길에서 염라왕의 집행자[使者]는 방랑자[死者]를 추궁하고 판단한다. 집행자는 사실 자신의 이전의 까르마와 사고 작용으로 만들어진 환영에 불과하다. 마음에서 창조된 이 '육신 형상'의 신체 기관은 완전하고 빛나며, 세속 업성(業性)의 신통력을 지니고 있어 물질계를 통과할 수 있다. 이 단계의 바르도 신체는 사실상 쌈보가까야[報身]에 해당된다. 이때 습관적 사념으로 만들어진 까르마의 바르도 몸을 정화시켜 대체시키기 위해서는 '하나 속 둘'인 붓다의 몸을 구해야 한다. 그러면 쌈보가까야를 있는 그대로 깨닫게 된다.  
바르도 상태에서 이 쌈보가꺄야를 깨달으려면 생전에 생기행(生起行)을 수행하고 수호불의 모습을 선명하게 영상화하고, 환신(幻身)을 달통하기 위한 몽행(夢行)을 수행해야 한다.  
  
바르도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어쩔 수 없이 무명과 까르마의 바람[風]에 휩쓸려 어떤 곳에 환생하기를 원하게 된다. 이렇게 찾아다니다가 부모가 성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보고 한 사람[同性]은 증오하고 한사람[異性]은 좋아하게 된다. 그러나 이때 심오한 가르침을 기억하고 지복 공성(至福空性)체험에 머물게 되면 세속적 까르마의 사념은 다시 일어나지 않게 된다. 환생하고자 할 때, 보이는 모든 것을 니르마나까야를 깨닫기 위해서는 이생에서 해탈도의 내부열 행법과 애도(愛道,左道)의 까르마 무드라를 수행하여 초월지(超越智)를 각성시켜야 한다. 그러면 세 번째 입문의 완전한 의미를 깨닫고 질투심을 완전히 극복하게 된다.  
  
삼신(三身)의 열매를 체득하려면 바르도에서 각기 다른 상태와 시간을 잘 알아야 한다. 마르빠 스승께서 소중히 간직했던 방편도(方便道)의 핵심인 직지행(直指行)도 이 심오한 가르침을 벗어나지 않는다. 나에게는 이 가르침보다 더 믿고 신뢰할 가르침은 없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여인들아, 내가 설한 가르침을 심사숙고하여 실행하도록 하여라."  
  
네 천녀들의 인도자인 장수 귀녀(쩨링마)는 방편도의 이 심오한 가르침에 크게 감동받고 불변의 신심을 지니게 되었다. 그녀는 미라래빠의 발 앞에 엎드려 맹세하였다.  
"오, 스승이시여! 저는 바르도 가르침의 정수를 완전히 깨닫고 체험할 때까지 선생님을 따르면서 선생님과 함께 까르마 무드라를 행하겠습니다. 항상 기억하시고 돌봐주소서,"  
이렇게 성심과 열심으로 스승에게 간구한 천녀는 다시 스승에게 예배드린 뒤 그의 둘레를 여러 번 위요하였다. 장수녀는 그후 자신의 처소로 돌아갔다.  
  
  
 
이 장에는 미소금강인인 위대한 수행자 미라가 세속의 다섯 천녀들을 만난 이야기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황금 염주의 노래'라 불리는 문답송(問答頌)이 포함되어 있고, 바르도의 위험으로부터 해탈하는 가르침이 베풀어져 있다.  
  
 
         이 이야기는  
         보옥같은 완성자 미라래빠와  
         세속 천녀들이 만나서  
         문답하는 노래라네.  
         꽃들로 장식된 언어로 기록되었고  
         퇴갤의 가르침이 은밀히 감춰진 노래라네.  
 
         훼손될까 두려워, 거짓으로 기록될까 두려워  
         이 이야기에 덧붙인 것은 하나도 없네.  
         오직 장차 제자될 이들을 위해  
         그들을 고무하고 기쁨 주기 위해  
         이 이야기를  
         스승의 말씀으로 기록하였네.  
 
         이 글을 적으려고  
         세 번 스승께 허락을 구했지만  
         스승은 미소지으며  
         세 번까지 승낙하지 않으셨네.  
         여신들은 엄중하고 철저하기에  
         나는 함부로 계율을 범하지 못하네.  
 
         스승은 말씀하셨네.  
         "수승한 수도자들에게는  
         수행에 참고하도록 들려주고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로 하라."  
 
         다끼니들의 계율과 서원을  
         범하지 않으려고 간구하오니  
         인연없는 자들에게는  
         이 이야기를 전파하지 말기를!  
 
         석가모니는 깨달음을 얻고  
         그달 말경 기적을 행하셨네.  
         나, 외찐타짼과  
         스승 보디라자(갠종래빠)는  
         야수들이 거니는 따마리스끄 숲속에서  
         딴뜨라의 가르침을 완성한 장로(長老)에서  
         자세히 여쭈어  
         문자로 기록했네.  
         이는 바르도의 위험에서 해탈하는  
         '황금 염주의 노래'이네.  
 
         이렇게 기록된 공덕으로  
         부디 일체 중생은  
         바르도의 공포와 위험에서 해탈할지어다!  
 
  
장수의 귀녀와 자매들인 다섯 착게마들의 간청에 응하여, 비길 데 없는 수도자 미라래빠는 바르도의 위험한 길에서 해탈하는 가르침을 베풀었다.  
두 래빠들은 자세히 토의한 후 진리에 봉헌하는 예물로 이를 문자로 기록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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