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20. 카충래빠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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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카충래빠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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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빠의 예언에 따라 미라래빠는 몇 명의 제자들과 함께 띠셰 설산을 향해 떠났다. 그들이 로워 호수에 이르렀을 때, 제자들 가운데 한 명이 질병을 핑계삼아 더 가지 않으려 하였다. 이리하여 여행은 잠시 중단되었다. 미라래빠는 그 해 여름 동안 상부(上部)로워에 머물면서 진리를 설하였다.  
 가을이 되어 미라래빠가 띠셰 설산으로 떠나려 하자 제자들과 신자들은 송별연을 베풀었다. 그들은 모두 미라래빠의 주위를 돌면서 예물을 바치고 예배드렸다. 그러고 나서 신자들은 그에게 가르침을 간청했다. 언제 다시 뵐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미라래빠는 그들에게 응답하여 '바른 수행법'의 노래를 들려주었다.  
  
 
         티벳의 수행자 미라래빠는  
         배운 것 적으나 가르침은 위대하네.  
         잠을 거의 자지 않고 명상에 전념하네.  
         마음은 겸허하고 인내는 꺾이는 법이 없네.  
 
         '하나'를 알면 '모든걸' 알고  
         '모든걸' 알고서는 만법(萬法)이 '하나'임을 아네.  
         미라는 절대의 진리에 통달한 자네.  
 
         잠자리는 좁아도 두 다리는 뻗을 만하고  
         무명옷 엷어도 온몸은 따뜻하며  
         먹을 건 적어도 언제나 자족하네.  
 
         수행자들은 미라를 존송하고 신도는 찾아오네.  
         생사(生死)의 길에서 길잡이기에.  
         미라는 집에 집착 않아 정해진 거쳐 없고  
         모든 걸 초탈하여 뜻에 맡겨 살 뿐이네.  
 
         미라는 재물을 갈망치 않고  
         좋은 음식 나쁜 음식 가리지 않고  
         욕정의 독침에 시달리지 않네.  
 
         바라는 게 없어 소중한 게 없고  
         내면에도 바깥에도 가진 게 없네.  
         하여 니르바나 매듭은 풀렸네.  
 
         늙은이들 슬퍼할 때 미라는 위로하고  
         쾌활한 젊은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네.  
         방랑하는 명상자 미라는  
         신들과 사람들이 행복하길 바라네.  
  
 
이 노래를 듣고 그들은 미라래빠에게 여쭈었다.  
"존경하는 스승이시여, 이는 의심할 바 없이 선생님의 삶과 수행이 담긴 노래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말씀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저희 제자들에게 가르침과 충고를 베푸소서!"  
스승은 모든 존재들의 무상(無常)을 설하고 진리를 열심히 수행하도록 권유하였다. 그리고 '여덟 가지 비유로 이루어진 무상의 노래'를 불렀다.  
  
 
         여기 모인 모든 제자들이여,  
         큰 열성으로 진리 수행했는가?  
         깊은 신심을 가슴속에 지녔는가?  
         물러나지 않겠다는 신심으로 진리를 수행하려면  
         들을진저, 세속의 진리에 대한 비유를!  
 
         아름다운 황금 채색화,  
         자줏빛 보옥 같은 꽃잎들,  
         골짜기에 넘치는 홍수,  
         들판에 무르익은 벼,  
         화려한 비단천,  
         값비싼 보석,  
         초생달,  
         귀여운 아들딸,  
         이는 여덟 가지 비유이네.  
 
         그대들은 귀 기울일진저!  
         지금껏 아무도 불러본 적 없는 노래,  
         아무도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노래,  
         아무도 들어 본 적이 없는 노래에.  
 
         황금 채색화는 그리고 나면  
         그때부터 퇴색하기 시작하나니-  
         이는 모든 존재가 그림자 같음을 보여주고[諸法無我]  
         만물의 덧없음을 나타내네[諸行無常].  
         생각해보라, 그러면 그대는 진리를 수행하게 되리.  
 
         자줏빛 보옥 같은 아름다운 꽃잎도  
         늦가을 찬 서리가 내리면 시들어지나니- 
         이는 모든 존재의 그림자 같음을 보여주고  
         만물의 덧없음을 나타나네.  
         생각해보라, 그러면 그대는 진리를 수행하게 되리.  
 
         세찬 홍수는 골짜기를 휩쓸다가  
         평원에 흘러나오는 온순하고 부드러워지나니-  
         이는 모든 존재가 그림자 같음을 보여주고  
         만물의 덧없음을 나타내네.  
         생각해보라, 그러면 그대는 진리를 수행하게 되리.  
 
         골짜기 아래 들판의 벼는 무성할지라도  
         낫을 들이대면 한결같이 쓰러지고 마나니-  
         이는 모든 존재가 그림자 같음을 보여주고  
         만물의 덧없음을 나타나네.  
         생각해보라, 그러면 그대는 진리를 수행하게 되리.  
   
         넓고 화려한 비단천도  
         이내 가위로 잘리고 마나니ㅡ  
         이는 모든 존재가 그림자 같음을 보여주고  
         만물의 덧없음을 나타내네.  
         생각해보라, 그러면 그대들 진리를 수행하게 되리.  
 
         보석함에 소중히 간직한 값진 보석도  
         언젠가는 다른이에게 넘어가나니ㅡ  
         이는 모든 존재가 그림자 같음을 보여주고  
         만물의 덧없음을 나타내네.  
         생각해보라, 그러면 그대는 진리를 수행하게 되리.  
 
         푸른 달빛도  
         머지않아 희미해져 마침내는 사라지나니ㅡ  
         이는 모든 존재가 그림자 같음을 보여주고  
         만물이 덧없음을 나타내네.  
         생각해보라, 그러면 그대는 진리를 수행하게 되리.  
 
         소중한 아들딸이 태어나도  
         언젠가는 그들도 세상을 떠나나니ㅡ  
         이는 모든 존재가 그림자 같음을 보여주고  
         만물의 덧없음을 나타내네.  
         생각해보라, 그러면 그대는 진리를 수행하게 되리.  
 
         이는 여덟 가지 비유로 된 나의 노래이니  
         부디 기억하고 수행할진저!  
 
         일이란 언제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법,  
         그러니 모든 것 다 내려놓고 지금 진리를 수행하렴.  
         내일, 또 내일 미루다 보면 어느날 문득 깨닫게 되리,  
         인생은 이미 끝나고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어느 누가 죽음이 닥칠 날을 예고할 수 있으랴.  
 
         항상 이를 기억하고 진리 수행에 매진할진저!  
  
 
이 노래를 듣고 모든 제자와 신도들은 깊은 신심으로 미라래빠 앞에 엎드려 예배드렸다. 스승의 가르침에 담긴 진리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가졌으며 감동의 눈물이 샘물처럼 쏟아졌다. 이때 그들 가운데 있던 세 사람의 젊은이들이 미라래빠에게 자기들을 시자 제자(侍者弟子)로 받아주도록 간청했다. 스승은 '열 가지 어려운 일'에 관한 노래를 그들에게 들려주었다.  
  
 
         자비심이없는불자가  
         어찌사악한사람들을설득하고개심시킬 수 있으랴.  
 
         진리에향한열망을일으키지않은이가  
         어찌자기내면에공덕의나무를키우랴.  
 
         끈기없이수행하는자가  
         어찌깨달음을체험할 수 있으랴.  
 
         계율을지키지않은성직자가  
         어찌보시와봉사와존경을받을 수 있으랴.  
 
         딴뜨라수행자가싸마야계율을어길진대  
         어찌은총과능력을얻을 수 있으랴.  
 
         시주(施主)가 인색하고관대하지못하면  
         어찌좋은평판을얻을 수 있으랴.  
 
         선덕(善德)과 인과법(因果法)을 무시하고서  
         어찌 공(空)의 진리를터득할 수 있으랴.  
 
         라마승이진리수행에염증을내면  
         어찌자신의삶을똑바로세울 수 있으랴.  
 
         신심이가슴속에일어났다해도  
         자신을이기기는한층어렵나니  
         젊은이들아,  
         자신을지나치게억누르거나조급히굴면  
         머지않아후회하게되리.  
 
         아들들아,  
         우리 다시 만날 인연을 바라자꾸나.  
         까르마의 힘이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하도록 기도 하자꾸나.  
 
         우리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나 미라는 내가 한 말들을 엄격히 갈무리하고 있으리.  
 
         행복과 행운이 그대들과 함께 하기를.  
         모든 병고에서의 자유를 얻어 건강하고 장수하여  
         부디 우리 다시 만나기를.  
 
         나 미라는 마음 내키는 대로 떠도나니                                    
         그대 젊은이들이여, 낙심말고 집으로 돌아가렴.  
  
 
스승이 노래를 마치자 그들은 모두 스승을 에워싸고, 어떤 이는 옷을 잡고, 어떤이는 껴안고 울면서 평안을 빌었다.  
  
한편 그들 가운데 매우 성실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미라래빠에게 간곡히 애원하여 마침내 허락을 받고 제자가 되었다. 이리하여 스승은 젊은이를 띠셰 설산으로 데리고 가서 입문시키고 가르침을 베풀었다. 후에 그는 대자유를 성취하였는데, 미라래빠의 친밀한 아들 중 한 사람인 카충래빠가 바로 그였다.  
    
  
이 장은 미라래빠가 카충래빠를 만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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