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14. 진리를 찾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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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진리를 찾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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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래빠는 명상 수행을 하기 위해 북부 마문(馬門)설산으로 가던 , 지역의 개빠레쑴에 도착하였다. 가을이었고, 마을 사람들은 추수하느라 분주하였다. 넓은 들판에서 열다섯 가량 되어 보이는 매우 아름다운 소녀가 일꾼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지혜의 천녀인 다끼니 여신의 자질을 모두 갖춘 영특해 보이는 소녀였다. 미라래빠는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친애하는 시주(施主), 보시를 조금 베풀지 않겠소?"  

소녀는 대답했다 

"수행자시여, 저의 집으로 가보세요. 저의 집은 저기에 있어요. 문앞에 서 기다리고 계세요. 제가 곧 갈테니까요."  

 

미라래빠는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서 지팡이로 대문을 열어젖히고 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그때였다. 추악한 모습을 노파가 재을 한움큼 거머쥔 느닷없이 미라래빠에게 달려와 소리쳤다 

"이 더러운 거지 수행자야, 당신네들은 왜 한군데에 붙어 있지 못하는 거야! 여름에는 우유와 버터를 구걸하느라 분주하고,겨울에는 곡식을 얻느라 돌아다니지. 옳아, 이제보니 당신은 우리 며느리와 딸의 보석을 훔치려고 여기 몰래 들어온 게로군!"  

성난 노파는 길길이 날뛰며 미라래빠에게 재를 뿌리려고 했다 

미라래빠는 크게 외쳤다 

"노파여, 잠깐만 기다리시오! 자아, 귀를 기울려보시오."  

미라래빠는 아홉 가지 뜻이 담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위로는 아름다운 하늘나라 

         아래로는 비참한 삼악고(三惡道),  

         그 사이에, 태어남을 선택할 자유 없는 중생이 있네 

         이 세 가지에 구속된 할멈이여 

         성을 내며 진리를 거역하도다 

         자신의 생각을 살펴보고  

         자신의 마음을 관(觀)할지라 

         붓다의 가르침을 실행하며  

         믿고 의지할 만한 스승을 구할지라 

         할멈이여, 심사 숙고할지니  

         이땅에 처음 보내졌을 때  

         늙다리 암산양 될 줄이야 꿈이라도 꿨겠는가 

   

         아침에 잠자리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온종일 끊임없이 집안일에 매달리니  

         자유라곤 손톱만큼도 없구나 

         할멈이여, 그대는 품삯도 못 받는 하녀로구나 

         자신의 생각을 살펴보고  

         자신의 마음을 관할지라 

         붓다의 가르침을 행할지며  

         믿고 의지할 만한 스승을 구할지라 

         그러면 사정이 달라지리 

   

         집안의 가장이 제일 중요하고 

         수입과 돈벌이 그 다음으로 중요하고 

         아들과 조카들 또한 소중하네 

         이것들에 얽매여 있는 할멈이여 

         그대 자신의 몫은 어디에 있나 

         자신의 생각을 살펴보고  

         자신의 마음을 관할지라 

         붓다의 가르침을 행할지며  

         믿고 의지할 만한 스승을 구할지라 

         그러면 사정이 달라지리 

   

         도둑질을 해서라도 원하는 것 얻고  

         훔쳐서라도 욕구하는 것 가지고  

         죽음과 상해(傷害)를 무릅쓰고 원수와 다투네 

         이것들에 얽메여 있는 할멈이여 

         원수를 만난 듯 분노에 날뛰는구나 

         자신의 생각을 살펴보고  

         자신의 마음을 관할지라 

         붓다의 가르침 행할지며  

         믿고 의지할 만한 스승을 구할지라 

         그러면 사정이 달라지리 

   

         이웃 아낙네 험담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들과 조카 사랑에 몸둘 바를 모르며 

         과부와 친척들 얘기에 정신이 없네 

         이것들에 얽매여 있는 할멈이여 

         그렇게 지껄이면서도 자신을 점잖다고 생각하는가 

         자신의 생각을 살펴보고  

         자신의 마음을 관할지라 

         붓다의 가르침을 행할지며  

         믿고 의지할 만한 스승을 구할지라 

         그러면 사정이 달라지리 

   

         의자에서 일어날 때면 말뚝이 뽑히듯 하고 

         앙상한 다리,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는 병든 거위 같고 

         자리에 털썩 앉을 때는 흙먼지 풀썩거리니  

         노쇠한 몸 보기에 흉측하네 

         할멈이여, 그렇다고 어떡할 겐가 

         자신의 생각을 살펴보고  

         자신의 마음을 관할지라 

         붓다의 가르침을 행할지며  

         믿고 의지할 만한 스승을 구할지라 

         그러면 사정이 달라지리 

   

         피부는 주름살 투성이고 

         광대뼈는 앙상하게 튀어나오고 

         귀먹고 입 떨리는 우둔하고 변덕스럽고 

         걸음걸이는 뒤뚱대니  

         그대 모습 볼품없구나 

         할멈이여, 예쁘던 얼굴 이제는 주름살투성이 

         자신의 생각을 살펴보고  

         자신의 마음을 관할지라 

         붓다의 가르침을 행할지며  

         믿고 의지할 만한 스승을 구할지라 

         그러면 사정이 달라지리 

   

         음식은 차고 변변찮으며  

         옷은 두툼한 넝마 같고  

         잠자리는 편치 못하네 

         이런 것들과 벗하며 살아가야 하다니  

         할멈이여, 이제는 가련한 인생이구나 

         절반만 여인이고 절반은 짐승이구나 

         자신의 생각을 살펴보고  

         자신의 마음을 관할지라 

         붓다의 가르침을 행할지며  

         믿고 의지할 만한 스승을 구할지라 

         그러면 사정이 달라지리 

   

         높은 세계에 태어나 해탈을 이루는 일은  

         한낮에 별빛을 보는 것보다 어렵고  

         윤회의 비참한 세계에 떨어지기는  

         식은 죽 먹기라네 

         마음에 두려움과 근심을 지닌 채  

         늙은이는 다가오는 임종을 기다리네 

         할멈이여, 죽음을 자신 있게 맞이할 수 있는가 

         자신의 생각을 살펴보고  

         자신의 마음을 관할지라 

         붓다의 가르침을 행할지며  

         믿고 의지할 만한 스승을 구할지라  

 

   

노파는 이 심원하고도 아름다운 가락의 노래를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 움켜쥔 손가락이 저절로 풀려 재가 바닥으로 흩어졌다. 그녀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후회하였다. 스승에 대한 깊은 신심에 북받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때 들판에서 일하던 소녀가 집 안으로 들어섰다. 노파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소녀는 미라래빠를 향해 외쳤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불교도인 당신이 연약한 우리 할머니를 때리셨나요?"  

그러자 노파가 얼른 나섰다 

"아니, 아니야, 그렇게 함부로 이분을 헐뜯지 말아라. 이분은 나에게 아무 잘못도 없단다. 잘못한 것은 이분이 아니라 바로 나야. 이분은 나에게 적절하고도 꼭 필요한 교훈을 주셨다 그 가르침은 나에게 큰 감명을 주었고, 올바른 삶에 대한 깨우침을 주었다. 그 때문에 나는 크게 후회하며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얘야, 너는 아직 젊어서 사정이 나와는 다르구나, 너는 넉넉한 형편인데다 신심도 지니고 있으니 이분에게 예물을 바치고 섬기며 가르침을 받도록 하려무나."  

소녀는 기뻐하면 대답했다 

"두 분 다 참으로 놀랍군요. 선생님께서는 위대한 명상 수행자 미라래빠가 아니신가요? 선생님을 뵙는 것만으로도 저는 무한한 공덕을 쌓은 일이 되겠군요. 저희들에게 법계(法系)를 설명해주세요. 그러면 저희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저희들은 바로 개심(改心)하겠어요. 선생님, 말씀해주세요."  

미라래빠는 생각하였다 

'이 소녀는 자질이 매우 뛰어나, 장차 훌륭한 제자가 되겠구나!'  

미라래빠는 노래하였다 

 

   

         온 우주에 편재하는 진리의 몸[法身]은  

         보현보살이요 

         장엄한 공덕의 다함없은 몸[報身]은  

         번개를 지니신 부처요 

         중생들의 구세주인 화현의 몸[化身]은  

         고따마 붓다이시네 

   

         삼신불의 모든 가르침은  

         나의 법계(法系)에 전수되나니  

         그대도 따르지 않으련가 

 

   

이에 빼다붐은 대답하였다 

"선생님의 법계는 참으로 훌륭하군요. 마치 설산(雪山)이 모든 강의 근원이 되는 것과 같군요. 제가 듣기로는 진리를 실천하는 선생님에게는 이른바 '외적인 스승'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한 스승에 의지해서 수행할 때 본생(本生)의 법신불을 본다고 하던데, 선생님에게는 어떤 스승이 계신가요? 그분은 누구신가요?"  

미라래빠는 응답하였다 

"스승에 관해서 나는 노래로 간단히 응답하겠다."  

   

         바깥에서 참다운 지식을 전해주는 스승은  

         외적인 스승이요 

         안으로 마음의 자각을 일깨우는 스승은  

         내적인 스승이요 

         마음의 본질을 밝혀주는 스승은  

         그대의 참 스승이네 

         나에게는 세 스승 모두 있나니  

         여기, 그 스승을 믿고 따르길 원하는 제자 있느냐 

   

소녀는 외쳤다 

"참으로 훌륭한 스승들이네요! 마치 황금 사슬에 꿰어진 보석과 같군요. 그렇다면 우리가 그분들에게 가르침을 구하기 전에 먼저 어떤 입문식이 필요한가요?"  

이에 미라래빠는 노래로 답하였다 

   

         그대 머리 위에 놓인 물항아리는  

         외적인 입문식이요 

         그대의 몸과 붓다의 몸이 다르지 않음을 증득함이  

         내적인 입문식이요 

         마음의 정수를 깨치는 빛은  

         완전한 입문식이네 

         나는 이 세 가지 입문식을 성취했나니  

         여기, 입문을 원하는 제자 있느냐 

   

빼다붐은 다시 외쳤다 

"참으로 심오한 입문입니다. 이는 마치 온갖 산짐승을 다스리는 사자와 같군요. 제가 듣기로는 입문식이 끝난 뒤에 '정도(正道)로 인도하는 깨달음' 이라는 심오한 가르침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해주시지 않겠어요?"  

그녀의 물음에 미라래빠는 다시 노래하였다 

   

         외적인 가르침은  

         듣고 생각하고 행함이요 

         내적인 가르침은  

         깨어있음의 지순한 명정성(明淨性)이요 

         최상의 가르침은  

         체험과 실재가 다르지 않음을 깨달음이라 

         나는 이 세가지 가르침을 성취했나니  

         여기, 이 가르침을 성취하려는 자 있느냐 

   

빼다붐은 소리쳤다 

"이 가르침은 흠집 하나 없는 거울 같아서 만상(萬像)을 모두 비추어내는군요."  

미라래빠가 대답했다 

"이 가르침을 성취하려거든 외딴 곳으로 가서 수행해야 하리라."  

그러자 소녀가 물었다 

"제게 수행 방법을 일러주세요."  

미라래빠는 노래로 대답했다 

   

         외따로 떨어진 오두막에서 혼자서 살아가는 것은  

         외적인 수행이요 

         몸을 아끼고 돌보지 않으면  

         내적인 수행이요 

         혼자서도 넉넉하고 완전하면  

         그것이 절대의 수행이네 

         이 세 가지 나는 모두 성취했으니  

         여기, 이 가르침 따르려는 제자 있느냐 

 

이 노래를 듣고 소녀는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수행은 하늘을 나는 커다란 독수리와 같군요. 뭇 새들은 겁에 질려 꼼짝도 못하겠어요."  

그녀는 계속 말했다 

"'패 행법'이라는 것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수행자의 명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 이 행법에 관해서 말씀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미라래빠는 노래로 응답하였다 

   

         바깥으로 산란한 마음에 '패 행법'행하면  

         마음은 수렴되고 

         안으로 졸리는 마음에 '패 행법'행하면  

         깨달음이 각성되네 

         본래 타고난 마음[眞我]에 안주하면  

         지고한 '패 행법'이 되네 

         나는 세 가지 행법을 성취했나니  

         여기, 이 행법을 알려는 자 있느냐 

   

빼다붐은 탄복하며 외쳤다 

"패 가르침은 참으로 놀랍군요! 마치 제왕의 칙어(勅語)처럼 깨달음을 재빨리 성취하겠군요. 그런데 이 행법을 행하면 어떤 체험을 하게 되나요?"  

이에 미라래빠는 노래로 응답하였다 

   

         패 행법 통달한 명상자는  

         만물에 편재하는 위대한 무위(無爲)의 뿌리를 체험하고 

         다함없이 투명한 무위와 정도(正道)를 체험하고 

         위대한 마하무드라인 무위의 열매를 따게 되리 

         나는 이 모든 것을 증득한 명상자 

         여기, 이를 바라는 제자가 있느냐 

 

이때 빼다붐은 다시 말씀드렸다 

"이 세 가지 체험의 가르침은, 마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높이 뜬 태양이 누리를 환히 비추는 것 같군요. 참으로 놀라운 가르침이네요. 그런데 선생님은 이 수행을 통해서 어떤 확신을 얻으셨나요?"  

미라래빠는 다시 노래로 응답하였다 

   

         하늘나라도 없고 지옥도 없음은  

         정견(正見)의 확신이요 

         명상도 없고 산란심(散亂心)도 없음은  

         정행(正行)의 확신이요 

         희망도 없고 두려움도 없음은  

         대성취의 확신이네 

         나는 이 세 가지 확신을 얻었나니  

         여기, 이런 확신 구하는 사람 있느냐 

 

노래를 듣고 난 소녀의 마음에 스승을 향한 큰 신심이 솟아났다. 그녀는 미라래빠의 앞에 엎드려 절한 방으로 안내하여 음식을 차려드렸다 

그리고 간청하였다 

"스승이시여, 저는 지금까지 무명[無知]에 가려 올바른 가르침을 받지 못했습니다. 큰 자비심을 베푸사 저를 제자로 받아주세요."  

이어 빼다붐은 자만심이 가득 찼던 과거의 잘못을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다음과같이 노래하였다 

   

         , 견줄 데 없는 스승이시여 

         뭇 사람들 중 가장 완전한 분이시여 

         붓다의 하신이시여 

         나는 어리석고 눈멀고 무지합니다 

         이세상은 죄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시원한 구름을 흩어버리니  

         나에게는 쉴 만한 그늘도 없습니다 

         한겨울 추위가 아무리 심해도  

         꽃은 여전히 자란다지만  

         내 눈에는 꽃이 보이지 않네요 

         못된 생각의 습관에 길들여진 나는  

         당신이 위대한 완성자임을 알지 못했어요 

   

         스승이시여, 들어보세요 

         죄 많은 이 몸은 여자로 태어나  

         악에 물든 이 세상의 거죽만 보고  

         나 자신과 붓다가 하나임을 몰랐어요 

         부지런하지 못하여  

         붓다의 깊은 가르침을 흘려듣고 말았지요 

         진리에 뜻을 두고도  

         게으르고 어리석어 세월만 보냈지요 

   

         넉넉한 가문에서 태어난 여자는  

         구속과 속박을 받고  

         불우한 가문에서 태어난 여자는  

         친구조차 사귀기 어렵지요 

         여자들은 때로 남편에게 말하지요 

         차라리 죽어버리겠다고 

         자애로운 부모를 떠날 때가 되어도  

         포부만 크고 인내심은 적은 여자들 

         헐뜯기 전문가요, 질책하기 좋아하니  

         헛소문의 원인이지요 

         약혼자의 따돌림을 받기 일쑤이고  

         음식과 돈을 넉넉하게 베풀고도  

         인색하다 중상 받기 마련 

         인생의 무상함과 죽음은 늘 외면하고 살고 

         죄의 그림자는 언제나 안고 살아요 

         이제야 깊은 신심으로 진리를 구하니  

         청컨대 행하기 쉽고 알기 쉬운  

         가르침을 베푸소서 

 

   

빼다붐의 노래를 듣고 미라래빠는 기뻐하며 응답하였다 

 

         축복받은 행운의 소녀야 

         그대의 노래 칭찬할까, 비난할까 

         칭찬하면 자만할 것이요 

         비방하면 화낼 것이네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그대 노래에는 그대의 숨은 결점 드러나 있네 

         늙은이의 노래에 귀 기울일지니  

         진심으로 진리 실천 바란다면  

         얼굴의 더러운 때 씻을지라 

   

         성실하고 진지함은 좋은 것이지만  

         겸양과 겸손은 더욱 좋은  

         남편과 아들을 버리고  

         참 스승에게 의지함이 더욱 나으리 

         세속 생활 포기하고  

         장차의 깨달음 위해 애씀이 더욱 좋고 

         인색과 허욕을 버리고  

         자선을 행함이 한층 나으리 

         현자(賢者)는 이렇게 알도다 

   

         고매한 영혼을 지녔으나  

         그대는 집쥐처럼 약삭빠르네 

         말솜씨 또한 훌륭하지만  

         영원한 진리가 마음에 깃들지 못하였네 

         들판의 암공작처럼 아양떨기 능숙하나  

         헌신하는 자세은 찾아보기 어렵네 

   

         간사하고 교활한 그대여 

         시장터의 장사꾼 같아서  

         진리를 실천하기 어렵겠구나 

   

         붓다의 가르침 올곧게 행하려면  

         그대는 나를 따라야 하리 

         깊은 산 속 동굴에서  

         마음을 모아 명상을 해야 하리 

 

   

빼다붐은 스승의 노래에 응하여 다시 노래하였다 

 

   

         위대한 명상자 스승의 가르침 따라  

         위없는 도움을 받고 싶어요 

   

         낮에는 언제나 일손이 바쁘고  

         밤이면 졸음 겨워 잠에 떨어지기 일쑤이니  

         나는 집안일의 노예랍니다 

         진리를 수행할 시간이 어디 있나요 

 

   

미라래빠는 대답하였다 

"그대가 진리를 실천하고자 열망한다면 세상 일은 적(敵)이나 마찬가지다. 그걸 버리도록 하여라."  

그러면서 스승은 ' 가지 포기' 관한 노래를 불렀다 

 

 

         신심과 재산 지닌  

         그대 행운의 소녀야, 들으렴 

         다음 생은 이번 생보다 더 없이 길고 긴데  

         그대는 양식을 준비했느냐 

         이웃집 개에게 먹이를 던져주듯  

         인색한 마음으로 베풀면  

         도리어 악의 개에게 물리리라 

         인색한 마음을 버리렴 

   

         들으렴, 그대 행운의 소녀야 

         이번 생이 다음 생보다 오히려 짧은데 

         그대 등불을 준비했느냐 

         마음의 빛을 밝히지 못했으면  

         대광명(大光明)을 명상하렴 

         은혜를 모르는 원수를 돕는다면  

         그대는 친구는 커녕 해악만 얻게 되리 

         맹인처럼 행동하지 말고  

         악한자를 떠나렴 

   

         들으렴, 그대 행운의 소녀야 

         다가올 생은 이번 생보다 더욱 험난한데  

         그대의 여행의 안내자를 구했느냐 

         참다운 동행자가 없으면  

         성스러운 진리에 의지하렴 

         친구나 친척들은 진리를 가리고  

         거추장스럽기만 할 뿐 아무 도움 못 되니  

         네 친척이며 친구가 바로 너의 원수임을 아느냐 

         그렇다면 그대는 그들을 떠나야 하리 

   

         들으렴, 그대 행운의 소녀야 

         다음 생의 여행은 이번 생의 여행보다 오히려 거친데  

         불굴의 준마를 준비했느냐 

         만약 준비하지 못했다면, 부지런히 찾고 구해야 하리 

         최초의 흥분과 열망은 사라지기 쉬운 법 

         '게으름'의 원수가 길 잃게 하네 

         서두름과 흥분은 아무 소용 없으니  

         그대의 적은 게으름과 변덕임을 아느냐 

 

   

빼다붐은 미라래빠에게 말씀드렸다 

"존경하는 스승이시여, 저는 지금까지 내생을 위한 준비를 하지 않았어요. 지금부터 준비하도록 하겠으니 저에게 수행법을 가르쳐주세요."  

그녀은 큰 신심으로 미라래빠에게 간구했다. 미라래빠는 기뻐하며 다음과 같이 응답하였다 

"그대가 진정으로 진리에 헌신하겠다고 하니 기쁘구나. 우리의 법통(法統)에서는 이름을 바꾸거나 머리를 깎을 필요가 없다. 속인(俗人)이든 승려든 누구든지 불타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법이다. 자신의 위치를 바꾸지 않더라도 누구든 훌륭한 불제자가 될 수 있다."  

스승은 그녀을 위해 ' 가지 비유와 다섯 가지 의미' 관한 노래를 불러 줌으로써 ' 마음의 수행' 관한 가르침을 주었다 

 

   

         그대 행운의 소녀야, 들으라 

   

         광대 무변한 하늘을 생각하며  

         중심도 없고 주변도 없는  

         무한(無限) 명상하라 

   

         태양과 달을 생각하며  

         어둠도 없고 흐림도 없는 빛을 명상하라 

   

         홀로 우뚝 솟은 산을 생각하며  

         아득하고 심오한  

         명상의 세계에 잠심하라 

   

         하여 그대 자신의 마음을 명상하여  

         의심도 실수도 없이 수행하라 

 

   

그후 미라래빠는 그녀에게 심신(心身) 수행법을 가르쳐주고 명상에 들도록 하였다. 한편 그녀는 의심을 제거하여 장애를 극복하려고 다시 미라래빠를 찾아왔다. 이때 빼다붐은 미라래빠에게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렀다 

 

   

         , 스승이시여, 존귀한 스승이시여 

         위대한 완성자, 화신불(化身佛)이시여 

         하늘을 명상할 땐 좋았어요 

         하지만 구름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치 못했어요 

         어떻게 명상하면 될까요 

   

         해와 달을 명상할땐 좋았어요 

         하지만 별무리 은하수를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치 못했어요 

         어떻게 명상하면 될까요 

   

         변치 않는 산을 명상할 땐 좋았어요 

         하지만 풀과 나무를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치 못했어요 

         어떻게 명상하면 될까요 

   

         큰 바다를 명상할 땐 좋았어요 

         하지만 파도를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치 못했어요 

         어떻게 명상하면 될까요 

   

         마음의 본질을 명상할 좋았어요 

         하지만 끊임없이 흐르는 사념(思念)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치 못했어요 

         어떻게 명상하면 될까요 

 

   

미라래빠는 이 노래를 듣고 매우 기뻐하였다. 그녀가 명상 실제로 이러한 경험을 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스승은 그녀의 의심을 제거하고 깊은 이해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신심과 넉넉한 재산 지닌  

         행운의 소녀야, 들으렴 

   

         하늘은 명상 잘 되었다면  

         구름에 대해서도 그와 같이 명상하라 

         구름은 하늘의 나타냄에 불과한 것 

         그러니 하늘의 무한 속에 곧바로 머물기를 

   

         별무리와 은하수는 해와 달의 반사광에 지나지 않네 

         해와 달 명상하듯이  

         별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명상하라 

         하여 해와 달의 큰 빛 속으로 녹아들라 

   

         수풀과 삼림은  

         산의 나타남에 지나지 않는 것 

         산의 명상이 훌륭히 이루어진다면  

         나무들에 대해서도 그와 같이 명상하라 

         하여 산의 부동성(不動性)에 머물라 

        

         파도는 넓은 바다의 활동에 지나지 않는 것 

         대양의 명상이 훌륭히 이루어진다면  

         파도에 대해서도 그와 같이 명상하라 

         하여 대양으로 녹아들어가라 

   

         어지럽게 흘러가는 생각들은 마음을 나타남이니  

         마음의 명상이 훌륭히 이루어진다면  

         흐르는 생각에 대해서도 그와 같이 명상하라 

         하여 큰 마음의 근원에 너 자신을 녹여버려라 

 

 

그 이후로 빼다붐은 마음의 참다운 본질을 명상하는 데 전념하였다. 이리하여 생애 동안에 완전히 깨달음을 성취하였다. 그녀는 죽음에 임하여 육신 그대로 다끼니 정토(淨土) 흘러들어갔다. 그때 사람들은 모두 그녀가 지니고 다니던 작은 북이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이 장은 미라래빠가 쭝 지방의 개빠레슘에서, 사람의 여자 수제자 사람인 빼다붐을 만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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