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13. 깨달음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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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깨달음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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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래빠는 망율의 '행복한 마을'에서 냐낭마을로 돌아왔다. 신도들은 모두 기뻐하면 냐낭에 계속 머물도록 청하였다. 그 마을에는 거목 아래 에 복부형(腹部形)의 바위가 있고 그 아래쪽에 동굴이 하나 있었다. 미라래빠은 그곳을 거처로 정하였다.

이때 샤까구나와 냐낭에 사는 신도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미라래빠가 지금까지 다른 곳에 머물는 동안 어떤 깨달음을 체험했는지 여쭈었다. 미라래빠는 노래로 대답하였다.

 

 

         경전을 옮겨주신 마르빠께 경배를 올리나니

 

         다른곳에 사는 동안 나는 깨달았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과거와 미래의 상재성에서 벗어나

         여섯 세계(六道)의 비실재성을 알았네.

         생사에서 벗어나

         만물이 평등함을 알았네.

         하여 행복과 슬픔에도 집착하지 않나니

         보고 듣는 모든 것 환상임을 깨달아

         취함도 버림도 없네.

         차별 없는 진리 실상 체득했나니

         윤회 세계 열반 세계 모두 벗어났네.

         수행도 방편도 단계마져도

         허깨비 같음을 깨달았나니

         내 마음에서는 기대와 두려움이 사라졌네.

 

 

신자들은 미라래빠에게 다시 여쭈었다.

"그밖에 또 어떤 것을 체험하셨는지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미라래빠는 대답하였다.

"그렇다면 그대들에게 유익한 노래를 한 곡조 불러주겠다."

 

 

         부모가 외적인 원인과 조건을 준비하면

         우주의 씨앗 의식(아뢰야식)이 그 안에 스며들어가

         지순한 인간의 몸이 만들어지나니,

         이 세 가지 부여받아 인간은 삼악도를 벗어나 태어나네.

         세상에 태어나는 이런 과정 자세히 살피면,

         버림에의 열망 솟아나고, 진리에의 믿음이 안에서 자라나네.

         여기에 더하여, 부처님의 가르침 마음에 새기면

         세속의 친척, 원수 모두 떠나리.

 

         밖으로는 육도 세계 모든 중생을 생각하고

         안으로는 한없는 자비심이 빛나니

         이 두 가지 서로 도와 명상 체험 증득되네.

         하여 제한된 사랑의 울타리는 녹아버리네.

 

         밖으로는 삼계(三界)에서 풀려나고

         안으로는 본래의 지혜 광명 훤히 밝으니

         이 두 가지 서로 도와 깨달음에 대한 믿음 확고히 선다.

         하여 근심과 두려움은 자취를 감추네.

 

         밖으로는 다섯 가지 욕망 명백하게 보이고

         안으로는 무집착의 지혜가 빛나니

         이 두가지 서로 도와 한결같은 맛(一味)을 알게 되네.

         이리하여 행하면서도 행함이 없음을 알고

         안으로 두려움과 기대가 떠나는 것을 보네.

         이 두 가지 서로 도와 공연히 애써서 생기는 병에서 떠나게 되네.

         하여 선이니 악이니 분별하는 마음 없어라.

 

 

게송(偈頌)을 듣고 라마승 샤꺄구나는 미라래빠에게 말씀드렸다.

"선생님의 마음은 오랫동안 지순한 경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저는 이전부터 선생님을 알았지만 아직까지 결정적인 가르침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제 저를 입문시키고 가르침을 베풀어주시지 않겠습니까?"

스승은 그의 요구에 응하여 가르침을 베풀었다.

 

얼마 후 샤까구나 라마승은 영적인 체험을 하고는 미라래빠를 찾아와서 여쭈었다.

"선생님, 만약 윤회하는 현상 세계가 비실재 하는 것이라면 진리를 수행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또한 마음이 비실재하는 것이라면 스승조차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만약 스승이 필요없다면 어떻게 진리를 체득할 수 있겠습니까? 이를 설명해주시고 마음의 본질을 밝혀주십시오."

미라래빠는 노래로 응답하였다.

 

  

         나타난 세상은 본질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니

         어떤 일이 생겼다고 보면 그것은 집착에 지나지 않네.

         윤회의 현상 세계 실체 없나니

         실재 있다 믿음은 환상에 지나지 않네.

 

         마음의 본질은 '하나 속 둘'인 데 있으니

         이것이다, 저것이다 분별하는 마음 일으키면

         그것은 애착과 탐착이라네.

 

         훌륭한 스승은 진리의 대열에 선 사람,

         자기만의 스승을 만드는 건 어리석은 일.

 

         마음의 본질은 하늘과 같나니

         때론는 사념의  구름이 하늘을 가리네.

         스승의 심오한 가르침은 바람 같아서

         떠다니는 구름을 흩어버리네.

 

         하나 사념의 구름 자체는 깨달음과 다를 바 없네.

         깨달음의 체험은 햇빛처럼 달빛처럼 자연스러운 것,

         그러면서 공간과 시간을 초월한 것.

 

         어떠한 언어로도 형용할 수 없는 깨달음의 체험,

         그러나 가금속에서는 확고한 믿음이 자라나니

         뭇별이 빛나듯 내 안에 반짝거리면

         위대한 열락(悅樂)이 용솟음치네.

 

         모든 언어 유희 초월하는 진리의 몸(法身)이여,

         육근(六根) 육경(六境)에도 전혀 물들지 않네.

         그것은 모든 것을 초월하고,

         수고로움도 없으며, 지극히 자연스러워

         '나'도 '나 아님'도 없나니

         그안에서 영원토록 머무름은

         어느것에도 매이지 않는 지혜라네.

         놀랍도다, 삼위일체의 법신.보신. 화신이여!

 

 

미라래빠는 라마승 샤까구나에게 쾌락과 명성과 세상에 집착하지 말고, 남은 생애를 진리에 헌신하며 자신과 남을 위해 살도록 당부하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노래를 들려주었다.

 

 

         내 말을 들어라, 그대 타고난 지혜를 지닌 자여,

         금생(今生)은 불확실한 미망(迷妄)이 아닌가?

         쾌락과 즐거움은 신기루 같지 않은가?

         윤회하는 이 세상 어디에 안식이 있는가?

         거짓된 행복이야 꿀처럼 실재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칭찬과 비방은 메아리처럼 공허한 것이 아닌가?

         모습 가진 모든 것은 마음의 나타남이 아닌가?

         내 마음과 붓다, 무엇이 다른가?

         붓다와 진리의 몸(法身)은 같은 것이 아닌가?

         진리의 몸과 진리는 같은 것이 아닌가?

 

         깨달은 사람은 만물이 마음의 소산임을 아네.

         그러니 밤낮으로 마음을 관()하라.

         마음을 지켜본다면 그대는 아무런 실체가 없음을 보게 되리.

         그러니 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경지에 그대 마음 머물게 하라.

 

         미라래빠는 마음속엔 '나'라는 실체가 어디에도 없으니

         내가 곧 마하무드라(大法印)라네.

         하여 정적인 명상이나 동적인 명상이나 아무 차별이 없나니

         진리로 가는 대도(大道)에 이 단계 저 단계가 따로 있을 필요 없네.

         어떤 현상 나타나든 그 본질은 공이니

         관조(觀照)를 하더라도

         나에게는 집중도 집중 아님도 따로 없네.

 

         나는 무아(無我)의 향기로운 맛을 음미하나니

         이는 지고의 가르침.

 

         생명 에너지, 에너지 통로, 빈두의 요가 수행과

         까르마 무드라와 만뜨라(眞言)요가,

         그리고 붓다를 마음에 그리는 수행과 사념처(四念處)관법(觀法),

         이것들은 대승의 제 1단계지만

         정욕과 증오를 완전히 뿌리뽑지는 못했네.

 

         그러니 내  노래를 마음에 새기라,

         만상은 내 마음의 현현이요, 텅비어 있는 것.

         공의 체험과 깨달음에 머물면

         예배와 계율의 모든 수행, 저절로 완성되니

         온갖 공덕과 경이가 바로 여기에 있네.

 

 

이와 같이 미라래빠는 노래하였다. 샤까구나는 그후 명상에 전념하여 비범한 이해에 도달하였다. 이리하여 그는 미라래빠의 친애하는 아들 제자가 되었다.

 

이 장은 냐낭의 '복부형 동굴'에서 라마승 샤까구나를 완성의 길로 인도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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