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규] -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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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규

살펴보면 나는
나의 아버지의 아들이고
나의 아들의 아버지이고
나의 형의 동생이고
나의 동생의 형이고
나의 아내의 남편이고
나의 누이의 오빠이고
나의 아저씨의 조카고
나의 선생의 제자고
나의 제자의 선생님이고
나의 나라의 납세자고
나의 마음의 예비군이고
나의 친구의 친구이고
나의 적의 적이고
나의 의사의 환자고
나의 단골술집의 손님이고
나의 개의 주인이고
나의 집의 가장이다

그렇다면 나는
아들이고
아버지고
동생이고
형이고
남편이고
오빠고
조카고
아저씨고
제자고
선생이고
납세자고
예비군이고
친구고
적이고
환자고
손님이고
주인이고
가장이지
오직 하나뿐인
나는 아니다

과연
아무도 모르고 있는
나는
무엇인가
그리고
지금 여기 있는
나는
누구인가

문학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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