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도로명주소’ 강제화 역사문화와의 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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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명주소강제화

역사문화와의 단절

權正孝(권정효) 회장, 여론무시, 주민불편 안돼
옛 지명마다 고유의 전통, 역사성 간직

 

 

 [수도권]전면시행 석달 앞둔 도로명주소… 택배기사도 “헷갈려요”

* 일부 도시에서 효율성이 있으나, 총체적인 역사전통 말살

 

우리정신연구회 권정효(權正孝) 회장이 정부가 도로명 주소를 강제하는 것은 역사와 전통문화를 거스르는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강력 주장한다. 권 회장은 이와 관련된 연구논문과 관련 참고자료들을 경제풍월에 제공하고 도로명 주소는 반드시 여론조사를 거쳐 결정하도록 촉구해 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행정편의 보다 주민생활 불편

 

권 회장은 정부가 국민의 거부의사를 알고 있으면서 201411일을 기준삼아 기존 동네주소를 새로운 도로명 주소로 바꾸려는 저의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주소변경 시한이 7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자신의 집과 사무실에는 공공기관 우편물을 제외하고는 기존주소로 택배와 우편물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부는 지명을 바꾸려는 명분이 일제잔재 청산과 우편 및 방문자들이 편리하게 도로주소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대로와 소로에 맞춰 지명을 바꾼다고 하나 대로, 소로, 길 등이 중복되어 글자 수만 늘어나니 오히려 불편하다고 지적한다.
권 회장은 10여년 전에는 행정편의를 이유로 기존 동명을 1·2·3동 등으로 변경했지만 방문객들은 그냥 기존 동명만 물어 찾아오고 전철역도 동네명칭으로 찾게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한글학자들은 한자로 된 지명에 별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무지의 소치라고 반박한다. 권 회장은 우리의 지명에는 지역역사와 문화가 융합되어 있다면서 몇몇 지명에 관한 내력과 역사성의 보존을 주장했다.

 

옛 지명마다 고유의 역사와 문화

 

서울 종로의 팔판동(八判洞)은 판서 8명이 출사한 동네라는 뜻이 담겨 그 역사성이 매우 높다. 강남의 잠실(蠶室)은 뽕나무밭이었으나 88서울 올림픽 때 세계 각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지금은 아파트가 밀집하여 누에고치처럼 살고 있다.
또 약수동(藥水洞)은 예부터 약수가 유명한 곳인데 행정편의라는 명분으로 신당3동으로 바꿔놨지만 사람들은 약수동을 물어 찾아온다. 더구나 동명은 바꿔 놓고 전철역은 약수역이라 부르니 이곳 거주민들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얼마나 불편한가.
인천공항의 용유도(龍遊島)는 현대판 용이 나르고 영종도(永宗島)에는 온세계의 인종들이 드나들고 있다.
경기도 고양의 대화동(大化洞)은 웅대한 킨텍스 전시장이 들어서 일취월장 기상을 보여주고 충청 대덕(大德)은 과학두뇌들이 모인 연구단지로 대한민국 미래의 큰 덕을 쌓아가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이 들어선 광양만은 전국 최고의 부자도시로 성장하고 이곳 금호도(金湖島)에는 세계 최고의 용광로가 황금 같은 산업의 쌀을 생산한다.
새만금(萬金) 방조제는 바다를 메워 여의도의 100배가 넘는 농공단지와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이름 그대로 만금(萬金)을 생산할 채비를 서둘고 있고 광주(光州)는 광산업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있다. 여수(麗水)는 화학단지로 국력을 신장시킨 한 축을 맡고 있으면서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해양EXPO를 펼쳐 해양관광 명승지로 발돋움했다.
경남 거제(巨濟)는 삼성과 대우 등 거대조선소들이 들어서 세계 최대급 배를 건조하고 있으니 지명과 걸맞지 않는가.
강원도 평창(平昌)3수 끝에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었고 대구시 비산동(飛山洞)과 안양의 비산리(飛山里), 광양 비산지(飛山里)는 기존의 산들은 모습을 감췄지만 아파트로 산을 이루고 있다.

 

 

그냥 밀어붙이면 부작용 감당 못해

 

권 회장은 고건(高建) 서울시장 때 세종문화회관 명칭이 여관이나 유흥업소 같다는 이유로 무슨 센터로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회관명칭 개작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을 때 권 회장이 참석하여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었다는 이야기다.
세종문화회관을 무슨 센터로 바꾼다니 앞으로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이 패권국이 된다면 또 그들 나라의 용어로 바꿀 것인가”, “세상에 어느 나라가 기존의 명칭을 강대국의 용어로 바꾼다는 말인가”.
이 같은 반론때문인지 세종문화회관의 명칭은 그대로 존치되어 지금에 이르지만 대회의실은 컨벤션, 소회의실은 컨퍼런스로 개칭하더니 지금은 그들 회의실 자체가 없어졌다고 지적한다. 권 회장은 정부가 지명개작 준비를 위해 3,0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여 이를 변경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주장도 강력 반박한다. 국민의 뜻과 생활문화의 전통을 무시하고 이를 강행하면 감당할 수 없는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다는 경고이다.
권 회장은 우리나라 지명에는 옛 선현들의 예지가 담겨 있는데도 지명개작을 그냥 밀어붙이면 민심이 이완되고 새 주소지에 따른 피해액이 준비예산의 10배가 넘는 조 단위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회장은 또 중국의 비위를 맞추려는 뜻으로 수도 서울을 한자로 수울’(首亐), 서울역을 수울참’(首亐站)으로 표기하는 것이 얼마나 해괴망측하고 황당무계하냐고 반문하며 구태여 서울을 한자로 표기하려면 우리의 어문(語文)에 맞고 국민정서에도 맞는 상스러운 서’(), 땅이름 울()을 합친 서울(瑞蔚)로 표기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새 도로명주소법은 전통문화 파괴”

 

나는 체부동(體府洞)에 살고 싶다

 

권 회장은 서울대 국학자인 로버트 파우저교수가 나는 체부동에 살고 싶다고 강조한 중앙선데이 316호 글을 소개했다. 한국의 고유전통과 문화를 잘 모르는 외국인 학자도 기존의 지명에 애착을 느끼고 있는데 왜 국민의 뜻과도 다른 도로명 지명을 고집하느냐는 뜻이다. 로버트 파우저 교수의 글을 요약 소개한다.
지난 2월 중순 종로구 계동에서 체부동으로 이사하면서 종로구청에 주소변경 신고를 했더니 외국인 등록증 뒷면에 새주소로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5가 길이라고 적어 주었다.
나의 새 집은 체부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체부동이 없어졌다는 말인가. 알아보니 법적으로 없어졌다고 한다. 이웃동네인 통의동, 통인동, 누하동, 필운동 등도 마찬가지였다.
새 주소제도에 따라 옛지명에 담겨 있는 역사와의 단절이 너무 아쉽다. 체부동은 조선조말 유명 지리학자인 김정호(1804~1866?)수선전도’(1824)에도 나와 있는 지명이다. 일제강점기에 그린 1930년대 말의 지도에도 남아있었다. 그 뒤 일본식의 체부정’(體府町)으로 잠시 바꿨다가 해방 후에 다시 체부동으로 되살아났다. 그러니까 체부동은 일본식이 아니라 조선시대에서부터 2012년까지 수백 년간 존재했던 전통지명인 것이다.
자하문로의 경우 경복궁역에서 자하문 터널까지 큰길 이름으로 자하문이 기본바탕이다. 자하문은 한양도성 사소문(四小門)의 하나인 창의문(彰義門)의 속칭으로 국토지리정보원이 만든 한국지명유래집에는 창의문이 자핫골인 지금의 청운동에 있으므로 속칭이 생겼다고 소개했다.
사정이 이러니 체부동을 자하문로로 바꾼 것은 부자연스럽다. 자하문로는 체부동 동쪽 끝에 있고 자하문은 북쪽에 있는 청운동에 있기 때문에 모두가 공식명칭인 창의문을 부르는 추세이니 자하문로는 더욱 부자연스럽다.
새 주소제도의 명분 중 하나는 선진제도 도입이라고 하나 선진국 등에 전국적으로 주소제도를 도입한 나라는 많지 않다. 지명은 그 지역의 역사를 반영하고 주소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형성된다. 사회의 모든 것을 규격에다 억지로 맞추려 하면 다양성과 활기를 잃는다.
나는 인공적 주소인 자하문로 5가길이 아닌 역사와 소통하는 체부동에 살고 싶다. 예전에 흥미롭게 읽었던 책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의 제목을 빌려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서울에 정통주소를 허하라’ (로버트 파우저 교수는 미시간대 동양어문학 석사, 아일랜드 트리니치대 언어학 박사로 일본의 교토대, 가고시마대를 거쳐 서울대로 부임했다)

 

개국 국명 한국(桓國)으로 고치자

 

권 회장은 지난 20089월 어느 월간지에 기고한 우리나라 명칭에 관한 고찰에서 우리나라 국명 대한민국은 선현들의 지극정성과 도력(道力), 예지, 혜안이 담긴 깊은 뜻이 있다고 했다. 또 우리땅은 인체의 단전(丹田)과 같은 곳으로 시작과 끝을 맺는 도()의 나라라고 해석했다.
그렇지만 역대 위정자들이 외세의존, 축소지향으로 국력을 쇠퇴시키고 자학적 역사관으로 움츠렸다고 비판하고 앞으로 확대지향의 진취적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 회장은 이를 위해 제일먼저 국명을 대한민국에서 개국 명칭인 한국’(桓國)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민국 국명 속의 한()나라는 고조선 말 왕검(王儉)이 지금의 하얼빈에 도읍을 정한 뒤 나라이름을 조선(朝鮮)이라고 정하고 관할지역이 넓어 3(三韓)으로 나눠 통치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을 환국’(桓國)으로 고쳐 축소지향적인 사관을 확대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우리의 옛 고유 명칭을 되살려 자긍심과 자강력(自强力)을 갖출 수 있도록 한인정신’(桓人精神)을 길러야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독립기념관명칭도 36년간 일본의 지배를 기준 삼을 것이 아니라 5,000년 민족사를 대변할 수 있게 한인(桓人)역사관으로 고치던가 아니면 남산이나 북한산 명당에 새로운 역사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덕수궁에 있는 세종동상은 당초 계획대로 세종로로 옮겨 세우고 충무로 동상은 충무로, 율곡동상은 율곡로, 다산동상은 다산로, 을지문덕 장군상은 을지로, 권율 도원수 장군상은 행주로에 세워 청소년들의 산 교육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도로명주소 강제화, 역사문화와의 단절

 

http://www.econotalking.kr/xe/index.php?document_srl=94916&mid=specialist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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