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과 수행

[동영상 + 강의안] 제7강 나는 누구인가 ― 초기불교의 인간관, 오온1: 색온

Extra Form
출처 아라마제공,수집자료


 




7 나는 누구인가 ― 초기불교의 인간관, 오온1: 색온

⑴ 오온: (, 무더기, khandha)

  • 물질의 무더기[色蘊, rūpa-kkhandha]
  • 느낌의 무더기[受蘊, vedanā-khandha]

  • 인식의 무더기[想蘊, saññā-khandha]

  • 심리현상들의 무더기[行蘊, sakhārā-khandha]
  • 알음알이의 무더기[識蘊, viññāa-kkhandha]

오온으로 해체해서 보기

인류가 있어온 이래로 인간이 자신에게 던진 가장 많은 질문은 아마 ‘나는 누구인가’일 것이다. 인간과 신들의 스승이신 부처님께서도 당연히 이 질문에 대해서 대답하셨다. 중요한 질문이기에 아주 많이, 그것도 아주 강조해 말씀하셨다. 그러면 부처님께서는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셨을까. 부처님께서는 초기경 도처에서 간단명료하게 ‘나’는 ‘오온(五蘊, panca-kkhandha)’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라는 존재는 물질(몸뚱이, ), 느낌(), 인식(), 심리현상들(), 알음알이()의 다섯 가지 무더기()의 적집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왜 부처님께서는 다섯 가지로 해체해서 대답하셨을까. 그것은 ‘나’ 혹은 자아(아뜨만)라는 고정불변하는 어떤 실체(sara)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이다. 영원불변하는 나를 찾아서 온갖 노력을 다해봐야 그것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얻어진 것처럼 여겨지는 인식(, 산냐)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의 소의경전인 〈금강경〉도 자아니 영혼(壽者)이니 하는 산냐의 척파를 외치지 않았던가.

 

해체해서 보면 무상//무아가 드러난다


부처님께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서 ‘오온’이라고 말씀하신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나라는 존재를 몸뚱이와 느낌과 인식과 심리현상들과 알음알이로 해체해서 보게 되면 이들의 변화성과 찰나성 즉 무상(無常)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상하고 변화하는 것은 괴로움()이다. 우리는 변하는 것을 가지고 행복이라 하지 않는다. 행복이란 것도 변하면, 즉시에 괴로움이 되고 만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행복을 괴고성(壞苦性, 변하는 괴로움)이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우리는 변하고 괴로운 것을 가지고 나라거나 나의 자아라고 하지 않는다. 이처럼 변화를 통찰할 때 괴로움과 무아도 꿰뚫게 된다. 그래서 초기경에서 오온의 무상..무아는 도처에서 아주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어디 초기경뿐인가. 우리가 조석예불에서 정성을 다해서 외는 〈반야심경〉의 핵심도 오온(照見五蘊皆空)이 아니던가.

 

무상//무아를 통해 해탈한다


이처럼 나라는 존재를 오온으로 해체해서 보면 무상과 고와 무아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이러한 무상이나 고나 무아를 철견할 때 불가능해보이던 중생의 해탈은 비로소 성취되는 것이다. 그래서 초기경뿐만 아니라 대승경전에서조차 무상(無常)을 통한 해탈을 무상(無相)해탈이라 하고, 고를 통한 해탈을 무원(無願)해탈이라 부르며, 무아를 통한 해탈을 공해탈이라 천명하고 있다. 실체 없는 자아에 계합하는 것이 해탈이 아니라 무상..무아에 사무쳐야 해탈이다. 불자가 이 사실을 잊어버리면 그 즉시 외도가 되어버린다.

[오온의 무상고무아와 염오-이욕-해탈에 대한 경전적 근거]

“비구들이여, 물질은 무상하고 느낌은 무상하고 인식은 무상하고 심리현상들은 무상하고 알음알이는 무상하다.

비구들이여, 이렇게 보는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물질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느낌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인식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의도적 행위들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알음알이에 대해서도 염오한다. 염오하면서 탐욕이 빛바래고, 탐욕이 빛바래므로 해탈한다. 해탈하면 해탈했다는 지혜가 있다.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梵行)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으며,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고 꿰뚫어 안다.(상윳따 니까야 무상 경(S22:12) §3 ) 

“‘염오(nibbidā)’란 염오의 지혜(nibbidā-ñāa)를 말하는데 이것으로 강한 위빳사나(balava-vipassanā)를 드러내고 있다.(SA.ī.53 ― 의지처 경(S12:23) §4의 주해)

“‘탐욕의 빛바램(이욕, virāga)’이란 도(magga, 즉 예류도, 일래도, 불환도, 아라한도)이다. ‘탐욕이 빛바래므로 해탈한다’는 것은 탐욕의 빛바램이라는 도에 의해서 해탈한다라는 과(phala)를 설하셨다. ‘해탈하면 해탈했다는 지혜가 있다.’라는 것은 여기서 반조(paccavekkhaā)를 설하셨다.(MA.ī.115 = 맛지마 니까야 뱀의 비유 경(M22) 29에 대한 주석)

또 다른 주석서를 인용하자면, “‘염오(nibbidā)’는 강한 위빳사나(balava-vipassanā)이고 ‘탐욕의 빛바램(virāga)’은 도이다. ‘해탈지견(vimutti-ñāadassana)’은 과의 해탈(phala-vimutti)과 반조의 지혜를 뜻한다.(AA.īi.228) 이 주석서에서는 있는 그대로 알고 봄[如實知見]을 얕은 단계의 위빳사나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과거/현재/미래 경1(S22:9) 등 온 상윳따(S22)의 도처에서는 오온의 무상//무아를 통찰하여 염오-이욕-소멸을 실현하는 것을 설하고 있다. 여기서도 당연히 염오는 강한 위빳사나요, 이욕은 도요 소멸은 아라한과라고 주석서들은 밝히고 있다.

 

[진아란 없다]

매년 여름과 겨울에 한국의 유서 깊은 명산대찰에서는 각종 수련대회가 열린다. 몇몇 사찰에서는 아예 주제를 ‘나를 찾는 여행’으로 정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명산대찰에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불교적 대답인 오온을 강조한 곳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오히려 나를 진아로 추앙하고 대아나 주인공으로 경외하여 부르면서 이러한 영원불변하는 참 나를 찾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불교수행이라고 공공연히 외쳐댔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진아니 대아니 하는 대답이 나오는 한 그것은 불교가 아니다. 불자는 나는 누구인가에 서슴없이 오온이라 답할 줄 알아야 하고, 나를 오온으로 해체해서 살펴보아 오온으로 이루어진 나라는 존재가 무상하고 고요 무아임을 통찰해서 해탈열반을 실현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외도이기를 그만두고 진정한 부처님 제자가 될 것인가.

 

⑵ 색온 - 물질 - 근본물질과 파생된 물질

“비구들이여, 그러면 왜 물질이라고 부르는가? 변형(變形)된다고 해서 물질이라 한다. 그러면 무엇에 의해서 변형되는가? 차가움에 의해서도 변형되고, 더움에 의해서도 변형되고, 배고픔에 의해서도 변형되고, 목마름에 의해서도 변형되고, 파리, 모기, 바람, 햇빛, 파충류들에 의해서도 변형된다. 비구들이여, 이처럼 변형된다고 해서 물질이라 한다.(상윳따 니까야 삼켜버림 경(S22:79) §4)

“물질 등은 자아(attā)가 아니고 자아에 속하는 것(attaniyā)도 아니고 실체가 없고(asārā) 주인이 없다(anissarā). 그래서 이들은 공(suññā)하다. 이러한 그들의 성질(bhāva)이 공함[空性, suññatā]이다. 이러한 공함의 특징을 ‘변형됨(ruppana)’ 등을 통해서 ‘보여주시기 위해서’라는 뜻이다.(SA.ī.210)

“‘변형된다(ruppati)’고 했다. 이것은 물질(rūpa)이라는 것은 차가움 등의 변형시키는 조건과 접촉하여 다르게 생성됨을 두고 말한 것이다.(SA.ī.210)

여기서 변형(ruppana, ruppati)은 변화(viparinnāma)와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변형(變形)은 형태나 모양이 있는 것이 그 형태나 모양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물질만의 특징이다. 느낌, 인식, 심리현상들, 알음알이와 같은 정신의 무더기들은 변화는 말할 수 있지만 변형은 없다. 형태나 모양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형은 물질에만 있는 성질이다.

“법들에는 보편적이고 개별적인 두 가지 특징(lakkhaa)이 있다.(중국에서는 보편적 특징을 공상(共相)으로 개별걱 특징을 자상(自相)으로 옮겼다.) 이 둘 가운데서 물질의 무더기를 [변형된다는] 개별적인 특징[自相, paccatta-lakkhaa = sabhāva-lakkhaa]을 통해서 드러내셨다. [변형되는 것은] 물질의 무더기에만 있고 느낌 등에는 없기 때문에 개별적인 특징이라 불린다. 무상//무아라는 특징은 느낌 등에도 있다. 그래서 이것은 보편적 특징[共相, sāmañña-lakkhaa]이라 불린다.(SA.ī.291~292)

즉 변형(變形, deformation)은 형체를 가진 물질에만 적용되는 개별적이고 특수한 성질이다. 그래서 물질을 이런 변형이라는 물질에만 존재하는 개별적인 특징을 가지고 설명하셨다는 뜻이다. 느낌, 인식, 심리현상들, 알음알이는 형태가 없기 때문에 변형은 존재할 수 없다.





표준과정

동국대학교 불교학부와 대한불교조계종 표준과정을 바탕으로 한 불교학 커리큘럼입니다
수정사항이나 문의사항이 있으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Title
List of Articles
카테고리 제목 조회 수
계율학 율학승가대학원 표준과정 17772
세계불교사 스리랑카 불교 법난사 [마성] 1207
논저 [전재성] 왜 빠알리 니까야를 읽어야 하는가 1149
선불교 간화선과 묵조선 이해 file 10938
선불교 [해설, 요약, 개괄] 육조단경의 개요 file 13026
교학과 수행 [동영상 + 강의안] 제9강 나는 누구인가 ― 초기불교의 인간관, 오온3: 상온 1841
교학과 수행 [동영상 + 강의안] 제8강 나는 누구인가 ― 초기불교의 인간관, 오온2: 수온 1765
교학과 수행 [동영상 + 강의안] 제7강 나는 누구인가 ― 초기불교의 인간관, 오온1: 색온 3146
교학과 수행 [동영상 + 강의안] 제6강 초기불교의 진리 ― 사성제: ② 멸성제와 도성제를 중심으로 1929
교학과 수행 [동영상 + 강의안] 제5강: 초기불교의 진리 ― 사성제: ① 고성제와 집성제를 중심으로 1963
계율학 계율(戒律)의 개괄 83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