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31 . 째링마 여신과 무드라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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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 째링마 여신과 무드라 수행 



정유년(丁酉年) 모월(某月) 초여드렛날 늦은 밤. 미라래빠가 머물던 추와르의 고요한 은둔처에 위대한 광명이 비치었다. 미라래빠는 예전에 맡아보지 못했던 감미로운 향기를 맡았고, 멀리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음성을 들었다. 
그가 이상히 여기고 있을 때 '장수(長壽)의 상서로운 귀녀(쩨링마)'가 빛나는 장신구와 화려한 옷을 입고 자매들과 함께 찾아왔다. 한 여인은 갖가지 향을 가지고 왔고, 또 한 여인은 감미로운 음식과 음료를, 그리고 또 다른 여인은 온갖 악기를, 또 한 여인은 화려하고 훌륭한 비단옷을, 마지막으로 한 여인은 탐스러운 꽃을 한아름 안고 찾아왔다. 여인들은 미라래빠 앞에 엎드려 예배드린 뒤 그를 여러 번 돌고나서 신통력으로 얻은 예물들을 바쳤다. 
그리고 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렀다. 

         오, 흠 없이 존귀한 스승이시여! 
         '미소금강(微笑金剛)'은 
         모든 부처님과 스승들이 일컫는 
         임을 부르는 이름이 아닌가요? 
         양친은 '퇴빠가'라 불렀고 
         사람들은 '위대한 수도자 래빠'라 부르지요. 
         그러니 임은 세 가지 놀라운 이름을 지니셨군요. 

         라맨겔모 산 왼편으로는 
         로따한 강물이 흐르고 
         강둑에는 오두막이 있지요. 
         용왕이 마법의 나각(螺角)을 부는 오두막은 
         소원 성취의 궁전이지요. 

         약초 골짝 강둑에서 
         위대한 수도자께서는 
         지고한 가르침을 열심히 수행하시지요. 
         세속 팔욕(八欲)버리고 윤회 사원(寺院)벗어났지요. 

         저희 다섯 여인들은 
         놀라운 신통력을 발휘하여 
         감미로운 언어와 아름다운 음성으로 
         임을 찬탄하는 노래 부르려고 찾아왔지요. 

         저희들은 여성의 네 가지 상징인 
         연꽃과 소라와 징표와 코끼리를 지녔지요. 
         저희들의 기도[請]를 허락하세요. 
         까르마 무드라(성 에너지의 승화행)의 네 가지 행법은 
         이미 알고 계시는 것처럼 
         내림[下降].잡음[保存].돌림[逆轉].펼침[展]이지요. 
         시녀(侍女)들은 이미 준비되었답니다. 
         지금 실행할 수 있어요. 

         지고한 딴뜨라[儀軌]에서는 말하지요, 
         자격 있는 수행자는 천녀나 용녀(龍女)나 
         아수라녀나 인녀(人女)를 끌어온다고. 
         또한 말하지요, 
         모든 봉헌 가운데 
         까르마 무드라가 최상이라고. 
         하여 저희들은 오늘밤 찾아왔어요. 
         오, 위대한 수행자님, 
         벌거벗은 몸, 영광에 넘치는 임이시여, 
         이를 증명하세요. 

이에 미라래빠는 노래로 화답하였다. 

         이 늦은 밤중에 아름다운 선율의 그대들 음성 듣고 
         노래속에 담긴 의미 알았네. 
         그대들이 사는 곳은 
         설산 수정(水晶)봉우리 눈부신 꼭대기가 아닌가! 
         은하수 온갖 꽃으로 수놓은 
         구름장막위에 우뚝 솟아 있는 궁전이 아닌가! 

         수명이 길고 능력이 큼은 
         자애심의 보답이요, 
         부와 재물이 풍부함은 
         아낌없이 베푸는 자선의 보답이요, 
         시종들은 충실하고 순종함은 
         인내심의 보답이네. 

         열성으로 선량한 일을 행함은 
         근면의 징표요, 
         이생에 나를 만남은 
         전생에 선한 소원을 지녔음이네. 
         이 깊은 인연을 드러내려고 나는 노래부르네. 

         나는 생명 에너지와 빈두를 통달한 
         나로빠의 승계자. 
         예물 가운데 무드라는 
         최상의 예물이네. 
         사종(四種)성취 무드라는 찬미받을 만하네. 

         화려한 용모와 연꽃은 
         기쁨을 느끼게 하고 
         소라 모양의 에너지 통로는 
         지복[法悅]을 빨리 체득케 하네. 
         깊은 곳의 징표는 모든 낭비를 방지하고 
         코끼리[白象]는 본질을 깨닫게 하네. 

         상서롭고 고상하고 흠 없는 
         그대, 장수 귀녀여, 
         그대의 은밀한 지혜 연꽃 속에는 
         '에(e)' 징표 닮은 종자 만뜨라, 
         '브람(Bham)'이 들어 있네. 
         남성 보옥(男性寶玉 ,男根)은 푸른 종자 만뜨라, 
         '훔(Hum)'을 닮았네. 이것이 
         '빠드(Pad,蓮花,女根)'와 결합될 때 
         '띠레(Thig Le,精氣)'는 안정되네. 
         지혜와 방편이 결합될 때 
         '하나 속 둘'의 지복이 봉헌되네. 

         네 가지 지복과 사시(四時)는 
         사신불의 속성이네. 
         띠레는 거북이가 움츠리듯 
         천천히 아래로 향하여[下降] 
         중앙 에너지 통로에 잡았다가[保存또는 保持] 
         추적하는 짐승처럼 
         머리로 되돌려야 하네[逆轉]. 
         이어 전신에 펼 때는[展] 
         해탈케 하는 무드라를 행해야 하네. 

         '띠(Thig)'는 열반의 도(道)요, 
         '레(Le)'는 평등 지복이네. 
         '라(Las)'는 다양한 행위와 유희요, 
         '찌(Kyi)'는 지복과 공성의 만남[交合]이요, 
         '차(Phyag)'는 이것과 저것을 잡음이요, 
         '갸(rGya)'는 열반과 윤회의 포옹이네. 

         '라'는 맞이하여 거기 행동함이요, 
         '찌'는 지복과 공의 결합이요, 
         '갸'는 더 이상 넘지 않음이네. 
         
         이는 합일의 재빠른 길이요, 
         지복이 충만한 길이요, 
         투명한 공의 절정에 이르는 길이네. 
         무분별의 다르마까야와 
         완전한 쌈보가까야와 
         니르마나까야의 
         현현 공(顯現空)으로 나아가는 길이네. 
         지락(至樂)과 무념(無念)과 '하나 속 둘'의 길이요, 
         신녀(神女)의 도움을 신속히 받는 길이네. 

         그대 아리따운 천녀들은 
         이 길 따라 해탈에 이를지니 
         불생(不生)의 세계에 안주하리라. 
         오, 천부(天賦)의 요정들아, 
         그대들은 참으로 자격이 있나니......
 

  이어 까르마 무드라가 행해졌다. 다섯 여신들은 미라래빠에게 몸[身]과 말[口]과 뜻[意]을 바치고 또한 그를 기쁘게 하려고 풍미한 음식과 음료를 바쳤다. 그녀들은 '장수의 상서로운 귀녀(쩨링마)'와 라치 설산의 조맨쑤레마, 링와작의 맨모, 네팔의 쪼맨마, 욀모 설산의 시닥모 다섯 여신들이었는데 그들 가운데 '장수의 상서로운 귀녀'가 미라래빠로부터 가장 지순한 까르마 무드라 감화를 받았다. 

이 장은 무드라 수행을 통해 여신들까지 감화를 받게 한 위대한 명상자 '금강미소인(金剛微笑人)'이 장수 귀녀를 만난 이야기와, '지복과 공의 지혜 염주'라 불리는 문답송을 기록한 것이다. 
이 이야기를 수집한 두 형제 명상자들은 여신들에게 간구하고 예배를 드린 뒤 반가운 승락의 계시를 받고 기록하게 되었다. 

         경고 : 비밀!비밀!비밀! 
  
미라래빠의 가르침과 다섯 여신들의 간청을 포함한 장수녀와 미라래빠의 이야기는 아짜랴[敎師] 보디라자(갠종래빠)와 시와외래빠가 수집하여 보존한 것이다. 

이 장은 앞에서 계속된 세 가지 이야기들에 이어진 놀라운 비밀 이야기 중 마지막(네 번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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