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21 . 다르마왕축래빠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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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 다르마왕축래빠를 만나다. 
 
 r밀라래빠 (16).jpg


가을 석 달의 마지막 달[十月]초에 미라래빠와 제자들은 보시를 구하러 뿐렌찌탕으로 갔다. 그 마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미라래빠는 그들에게 나아가 말했다. 
"보시자들이여, 우리에게 먹을 것을 좀 주시지 않겠소?" 
이때 그들 가운데 있던 화려하게 차려입은 소녀가 이렇게 여쭈었다. 
"친애하는 분이시여, 선생님은 누구신가요? 선생님의 부모와 형제자매들은 누구시길래 이렇게 구걸하시나요?" 
미라래빠는 노래로 응답하였다. 
 
 
         거룩한 스승들에게 예배드리오니 
         은총과 축복을 내리소서! 
 
         아버지는 '꿍두쌍뽀', 완전자요, 
         어머니는 '조와쌍모', 귀녀(貴女)요, 
         지혜의 왕이 나의 형님, 
         해탈의 등불이 나의 숙모라 
         빛나는 믿음이 나의 누이요, 
         자생지(自生智)가 내 유일한 친구 
         아들은 깨달음이네. 
 
         우주 만물은 경전이요, 
         생명 에너지 의식은 준마요, 
         위와 짱의 사방(四方)은 보시자요, 
         나는 흰 색의 작은 불탑이네. 
         
         나, 미라는 노래 연습을 하지 않네. 
         하지만 그대 위해 자세히 들려주리. 
 
         아버지 완전자는 
         지혜와 수행의 임금(賃金)받아 
         마음속에 세속 잡념이 일어나지 않네. 
         어머니 귀녀는 한결같이 
         진리의 정수로 젖 먹여주나니 
         수행 가르침 섭취한 나는 굶주리지 않네. 
    
         지혜왕은 나의 형님이라 
         방편과 지혜의 검(劍)을 손에 들고 
         그릇된 지견을 쳐부수네. 
         숙모 해탈등(解脫燈)은 습관적 사념에 물들지 않은 
         일심의 투명한 거울이네. 
         빛나는 믿음은  
         티없이 정결한 사랑스런 나의 누이, 
         그녀는 수행의 지참금 많으나 소유치 않네. 
 
         친구 자생지와는 
         언제나 함께 살아도 
         음성을 높이거나 다투지 않네. 
 
         나의 유일한 아들, 깨달음은 
         붓다의 상속자, 
         지저귀 갈아주고 씻겨줄 필요없는 
         불법(佛法)의 계승자라네. 
 
         우주 현상이 경전이 되어 
         의미와 법칙을 나에게 설해주니 
         문자로 기록된 경전, 새삼읽을 필요 있을까? 
 
         생명 에너지 마음은 나의 준마이니 
         어디든 신속히 태워주네. 
         때문에 살고 피 지닌 말은 소용없다네. 
 
         위와 짱의 사방은 나의 보시자이니 
         필요할 때면 언제든 식량을 대어주네. 
         때문에 나는 밀가루 푸대를 저울질한 적이 없네. 
         베풀 때는 삼보를 향하고 
         의지할 때는 스승을 향하네. 
 
         스스로 하얗다고 한 것은 정결한 행위를 수행하기 때문이요, 
         스스로 작다고 한 것은 욕망이 적기 때문이니 
         하여 나는 스스로를 '흰 색의 작은 불탑'이라 하였네 

 
  그러자 소녀가 말했다. 
  "참으로 놀라운 말씀이십니다. 하지만 선생님에게도 윤회계의 친구와 자녀와 가족들이 있을 텐데요." 
미라래빠는 노래로 응답하였다. 
 
 
         윤회계에 태어나 처음엔 즐겁고 기쁘기 짝이 없었지만 
         나중에 그 교훈 배웠네. 
         마침내 악마의 감옥임을 알았나니 
         윤회 세계 떠나기로 결심했네. 
 
         미소띤 천사처럼 보이던 여인도 
         나중에는 분노와 신경질의 화신이 되고 
         마침내는 악마의 모습을 닮아가네. 
         하여 나, 미라는 친구를 떠나기로 결심했네. 
 
         천상의 아기 같이 귀염둥이 자식도 
         나중에는 이웃집 아이와 다투기 일쑤라 
         마침내는 원수 같은 빚쟁이로 보여 
         하여 나, 미라는 아들이며 조카며 모두 포기했네. 
            
         소원 성취의 여의주 같던 돈이라는 것도 
         나중에는 그것 없인 살 수가 없게 되고 
         마침내는 무일푼의 거지인 양 느껴지네. 
         하여 나, 미라는 돈과 재물 떠나기로 결심했네. 
 
         이런 경험 생각할 때 
         어찌 진리를 수행하지 않을 수 있으리. 
         진리를 생각할 때 
         어찌 사람들에게 전하지 않을 수 있으리. 
         죽음이 닥쳐와도 
         나는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 
 
 
  노래를 듣고 소녀의 가슴속에는 신심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미라래빠와 제자들을 집으로 초대한 뒤 예물을 드리고 봉사하였다. 이리하여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대도(大道)로 나아가게 되었다. 
그후 미라래빠와 제자들은 제쩨 설산으로 향했다. 어느날 많은 신도들이 찾아왔다. 그들 가운데 자질이 뛰어난 귀족 청년이 있었다. 그는 미라래빠에 대한 신심이 대단하였다. 청년은 스승에게 말씀드렸다. 
"친애하는 스승이시여, 선생님의 모든 언행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랍습니다.하지만 저희들이 항상 실행할 수 있는 가르침을 허락하시지 않겠습니까?" 
미라래빠는 이에 다음과 같이 노래를 불러주었다. 
 
 
         들으렴, 믿음이 깊은 신도들이여! 
 
         그대들의 지각을 마음의 본질과 일치시킬지니 
         이것이 걸으면서 자아를 해방시키는 길이네. 
 
         앉았을 때는 긴장을 풀고 편안히 쉴지니 
         이것이 어떻게 앉는가에 대한 마음의 가르침이네. 
 
         잠잘 때는 평정심(平靜心)으로 잠들지니 
         이것이 대광명(大光明)속에서 잠드는 법이네. 
 
         먹을 때는 텅 빈 경지에서 먹을지니 
         이것이 집착 없이 먹는 법이네. 
 
         마실 때는 방편과 지혜의 생수 마실지니 
         이것이 그침 없이 마시는 법이네. 
          
         걷고 앉고 잠잘 때는 한결같이 그대들의 마음을 주시할지니, 
         이것이 걸림 없고 멈춤 없는 귀중한 수행법이라네. 
 
 
신도들은 노래를 듣고 외쳤다. 
"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오죽이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저희같이 무능한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심오한 가르침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미라래빠는 이렇게 응답하였다. 
"이 가르침을 어떻게 행할지 모르겠다고 하는 그대들의 말은 행하지 않겠다는 의미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대들이 전정 실행하기로 결심했다면 그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될 것이며 또한 그것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러면 가르침의 이익을 들어보도록 하렴. 
 
 
         자질이 많은 보시자들아, 
         덧없는 육신 안에는 
         본래 불신(佛身)이 살고 있네. 
         대광명을 밝히면 
         안팍의 법신(法身)은 환히 빛나리. 
 
         번뇌의 윤회 둥지 속에는 
         보리심의 독수리 새끼가 사네. 
         지혜와 방편의 양날개 펼치면 
         전지(全知)의 광대한 하늘로 솟아오르네. 
 
         장엄한 진아(眞我)의 설산에는 
         의식의 새끼사자 사네. 
         여섯 가지 의식[六識]에 집착하지 않고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윤회와 열반을 모두 뛰어넘네. 
 
         윤회계의 검은 대양 위에 
         육도(六道)의 상선(商船)이 분주히 왕래하네. 
         삼신에서 떠나지 않은 이는 
         성난 바다를 틀림없이 건너리. 
         오독(五毒)의 그림자 같은 집에 
         자유를 방해하는 도둑들이 살고 있네. 
         방편의 포승줄로 굳게 잡아매면 
         짓궂은 무법자들 정복하리. 
 
         초월체(超越體)인 법신은 끝없는 하늘 같으니 
         소원 성취의 여의주는 거기 있도다. 
         명상에 전념하는 자는 
         삼신의 불타 경지 필연코 성취하리. 
 
         윤회하는 삼계(三界)도시에는 
         육도 세계에 우리를 옭아매는 쇠사슬 있네. 
         스승의 가르침 따라 사슬을 끊은 자는 
         대 자유의 길로 당당히 나아가리. 
 
         보옥과 같은 소중한 참 스승은 
         핵심 가르침이 솟아나는 용천수 
         불변의 신심 지녀 샘물을 마신 자는 
         영원토록 목마름을 여의게 되리라. 
 
 
노래를 듣고 신도들은 모두 변치 않은 신심을 지니고 떠났다. 그때 귀족 청년은 진리에 헌신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어느날엔가 내 다시 돌아와 이분의 시자가 되리라.' 
한편 스승과 제자들은 거기 머물며 사람들과 천인(天人)들이 바치는 예물과 봉사를 향유하고, 신도들을 위하여 일하였다. 
  늦은 봄까지 거기서 지낸 후 그들은 설산으로 돌아가려 할 때였다. 큰 잔치가 베풀어진 자리에서 미라래빠에게 큰 신심을 지녔던 귀족 청년이 말했다.  
"자애로운 스승이시여, 진리를 수행하시는 선생님은 '지견과 수행과 정행과 성취' 에 관한 가르침을 지니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들을 위하여 이에 관한 선생님의 체험을 말씀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미라래빠는 노래로 응답하였다. 
 
         나, 미라는 정견(正見)의 실체를 아나니 
         상대 개념이 녹아 없어졌네. 
         나와 남이라는 이원(二元)의 개념이 어찌 나에게 있을손가. 
         한계와 차별이 없음이 바른 견해. 
 
         수행에 정진하여 선악에 관심 없으니 
         선과 악은 자아 해방에 걸리적거리는 방해물일 뿐, 
         지금 나에게 행복과 고통이라는 두 갈래 사고 사라졌으니 
         감각적인 느낌과 체험에 사로잡히지 않음이 바른 수행. 
 
         정행(正行)을 행하면 
         싫어함은 저절로 사라지네. 
  어찌하여 좋아함과 싫어함에 물들 수 있을손가. 
         집착에 사로잡히지 않은 마음의 행이 바른행위. 
 
         대자유야말로 무르익은 열매이니 
         열반이며 윤회는 모두 대 자유의 방해물일 뿐. 
         어찌하여 얻음과 잃음이 있을 수 있을 손가. 
         두려움도 바람도 없음이 위대한 수행이 열매라네. 
 
노래를 듣고 난 귀족 청년은 미라래빠에게 청하였다. 
"자애로운 스승이시여, 저는 진리 수행에 자신을 바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과 친척의 허락 없이 실행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들의 허락을 받고자 하오니 부디 저를 시자 제자로 받아주십시오." 
미라래빠는 이에 응답하였다. 
"진리를 수행하려는 사람은 먼저 윤회계의 비애를 생각해야 하리라. 다른 사람의 권고나 허락을 받을 정도로 결심이 확고하지 못하다면 결코 깨달음을 얻지 못하리라. 자, 들어보렴." 
미라래빠는 노래 부르기 시작했다. 
 
         진리를 수행하려는 경건한 자가 
         바깥의 영향을 끊지 못한다면  
         어떻게 다른 이의 지배를 벗어날 수 있으랴. 
 
         무집착의 보시물로 살지 못한다면 
         어찌 명예와 자만심의 창고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랴. 
 
         뭇 존재의 덧없음을 알지 못한다면 
         자족할 줄 모르나니 
         부를 축적한들 어찌 만족할 수 있으랴. 
 
         몸소 체득하지 못했으면서도 
         입으로만 나불거린다면  
         언어를 뛰어넘은 진리, 어찌 설명할 수 있으랴. 
      
         친구들의 악을 멀리하지 않으면 
         비참한 결과를 어찌 피할 수 있으랴. 
 
         이러한 괴로움을 영적 성장의 발판으로 쓸 수 없다면 
         모든 슬픔과 눈먼 욕망을 어찌 정복할 수 있으랴. 
         산란한 마음 자체가 법신임을 어찌 정복할 수 있으랴. 
         산란한 마음 자체가 법신임을 깨닫지 못한다면 
         번뇌를 어찌 극복할 수 있으랴. 
         온갖 관심과 떠맡은 일을 포기도 하지 않고 
         어찌 수행에 전념하랴. 
 
         분주한 활동을 포기하지 않는자가 
         어찌 집착심을 끊을 수 있겠으며 
         이것도 손대고 저것도 맛보면서, 혹은 단순한 생각만으로 
         어찌 진리를 거머쥘 수 있으랴. 
          
         모든 인연의 얽매임을 포기하지 않으면 
         세속의 생각이 일어나 어찌 명상에 전념할 수 있으랴. 
 
         지금 당장 포기하지 않는자가 나중에 그리한다고 
         어찌 믿을 수 있으랴. 
         지금 정진하지 않는 자가 나중에 그리 한다고 
         어찌 믿을 수 있으랴. 
 
         지금 의지를 굳게 하여 결심하지 않으면 
         훗날의 성공을 어찌 기약 할 수 있으랴. 
         희망과 기대만으로는 성공의 샘을 팔수 없으리. 
 
미라래빠의 노래를 듣고 귀족 청년은 큰 감동을 받고 당장 진리를 수행하기로 결심하였다. 그의 양친도 마침내 허락하였다. 그는 시자로 미라래빠에게 봉사한 뒤 입문하고 핵심 가르침을 받았다. 이리하여 대 자유를 성취하였다. 그가 미라래빠의 친밀한 아들들 가운데 한 사람인 고곰래빠다르마왕추자와이다. 
 
  이 장은 미라래빠가 뿐렌 고을에서 다르마왕축래빠를 만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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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20분, 부처님 말씀으로 감로수에 젖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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