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에 애욕을 떠난 이를 ‘스님’이라 하고, 세속의 삶을 그리워하지 않음을 ‘출가’라 하느니라
수행자가 비단옷을 걸치는 것은 개가 코끼리 가죽을 뒤집어쓰는 것과 같고
도 닦는 사람이 연정을 품는 것은 고슴도치가 쥐구멍에 들어가는 것과 같느니라
재주와 지혜가 있더라도 마을 사람들과 섞이어 살면 모든 부처님께서 그를 걱정하시고
도 닦는 실천이 없더라도 산중에 살면 성현들께서 기쁜 마음을 내느니라
재주와 배움이 있더라도 계행이 없으면 보물이 있는 곳을 알면서도 일어나 가지 않는 것과 같고
부지런하더라도 지혜가 없으면 동쪽으로 가려 하면서도 서쪽으로 가는 것과 같느니라
슬기로운 이가 행하는 바는 쌀을 쪄서 밥을 짓는 것과 같고
슬기롭지 못한 이가 행하는 것은 모래를 쪄서 밥을 짓는 것과 같느니라
모두 밥을 먹어 굶주린 창자를 달랠 줄은 알면서도
부처님 법을 배워 어리석은 마음을 고칠 줄은 모르는구나
지혜와 실천을 모두 갖추는 것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고
스스로를 이롭게 하면서 남도 이롭게 하는 것은 새의 양 날개와 같느니라
죽을 받아 축원하면서도 그 참뜻을 알지 못하면 시주자의 정성에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으며
공양 받고 염불하면서도 그 이치를 알지 못하면 이 또한 성현에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느냐
사람들이 깨끗함과 더러움을 가리지 못하는 구더기를 미워하듯이
성현들은 깨끗하고 더러운 일을 가리지 못하는 스님을 싫어하느니라
시끄러운 세간의 일을 버리고 허공을 오름에 계는 훌륭한 사다리가 되니
계를 파하고 다른 이의 복전이 되는 것은 날개 꺾인 새가 거북이를 업고 하늘로 오르는 것과 같느니라
실천 없는 빈 몸뚱이, 길러도 아무런 이익이 없고
무상한 뜬 목숨, 아끼고 사랑해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니라
부처님의 훌륭한 덕을 우러러 오랜 고통도 참아내고
사자좌에 오를 날을 기약하여 애욕과 즐거움을 영원히 등져야 할지니라
도 닦는 이가 탐내는 것은 눈 푸른 수행자의 수치이며
출가자의 재물은 세상 사람들의 웃음거리니라
사대육신의 이 몸뚱이 홀연 흩어지면, 오래 보존되지 않으니
부서진 수레는 굴러가지 못하고, 늙은이는 닦을 수 없느니라
누우면 게으름만 생기고 앉으면 어지러운 생각만 일어나느니라
얼마나 많은 생을 닦지 않고 헛되이 밤낮을 보냈거늘
빈 몸뚱이 얼마나 더 살리겠다고 평생을 닦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