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浮石寺)에서 김삿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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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浮石寺)

김립(金笠)


출처 : http://blogs.chosun.com/hbjee/2009/07/23/%ea%b9%80%ec%82%bf%ea%b0%93%ec%9d%80-%eb%b6%80%ec%84%9d%ec%82%ac%ec%97%90%ec%84%9c-%eb%ac%b4%ec%97%87%ec%9d%84-%eb%8a%90%ea%bc%88%ec%9d%84%ea%b9%8c/



부석사김삿갓시.jpg

평생에 여가 없어 이름난 곳 못왔더니(平生未暇踏名區)

백수가 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白首今登安養樓)

그림 같은 강산은 동남으로 벌려있고(江山似畵東南列)

천지는 부평 같아 밤낮으로 떠있구나.(天地如萍日夜浮)

지나간 모든 일이 말타고 달려온듯(風塵萬事忽忽馬)

우주간에 내 한몸이 오리마냥 헤엄치네(宇宙一身泛泛鳧)

백년동안 몇번이나 이런 경치 구경할까(百年幾得看勝景)

세월은 무정하다 나는 벌써 늙어있네.(歲月無情老丈夫)

부석사무량수전현판.jpg

<부석사 무량수전 현판>

지난 7월11일 한 모임에서 영주 부석사를 가게되었는데,한 회원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자칫 놓치기 쉬운 이 시를 읽게 되었다. 안양루 오른쪽 벽에 걸려있는 이 목판은주변 경치에 눈을 빼앗겨 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안양루는 부석사 무령수전 앞에 있는 누각으로, 계단을 올라오려면 반드시 고개를 숙여야 한다.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량수전 안의 부처님께 절을 하는 셈이다. 이 시는 김립이 벼슬을 버리고전국을 떠돌던 시절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김삿갓으로 더 알려진김병연(1807~1863)은과거시험에서 자신이 비판한 전 선천부사 김익순이 자기의 조부라는 것을 알고, 스스로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 여겨 항상 삿갓을 쓰고 다녔다고 한다.김익순은 홍경래의 난 때 반란군에 항복한 인물이다. 김립은 20세때집을 떠나 56세 때 전남 화순에서 객사할 때까지 전국을 떠돌며 많은 시를 남겼다.

칠언율시 형태의 이 시는 區,樓, 浮, 鳧, 夫 등이 압운을 맞추고 있다. 그가언제 영주 부석사를 방문하여 이 시를 남겼는지는알 수 없으나,약 150여년전조선의선비가 느낀 감정이요즘 바삐 살아가는 범부들의 그것과크게 다를바 없음을알 수 있다. 전국을 떠돌던 김삿갓은 안양루에 올라 눈 아래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대자연 앞에 보잘것 없는인간의 존재와권력의 무상함을 다시한번느꼈으리라.

부석사안양루에서본풍경.jpg

<부석사 안양루 기둥 너머로 보이는 풍경. 김삿갓도 아마 이쯤에서 산하를 굽어보며 시를 썼으리라>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부석사는 ‘화엄종’을 처음 설파하던 곳이라고 한다. 불교의 ‘화엄’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되, 부석사에서 내려다보는 산하가 곧 ‘화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가슴이 확 트이는장관이다.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최순우 선생이 쓴 책 제목이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이기도 하다. 부석사 기둥에 기대서서 바라보는 경치와 귀로 들리는 풍경소리가 최고라는 뜻이다.

인문서적으로 전무후무한 히트작인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는부석사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이라고 평하고, "무량수전에 이르면 태백산맥의 줄기가 한 눈에 들어오며, 그곳은 곧 극락세계에 들어가는 서막을 보여주는 듯하다"고 썼다./지해범 기자hbj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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