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를 불교神으로(중학교 역사부도·지학사) 쓴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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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를 불교神으로(중학교 역사부도·지학사) 쓴 교과서

 

가부키와 경극 설명 반대로… '로빈슨 크루소' 작가 잘못 써
교육과정 수시로 바뀌면서 교과서 제작 기간도 짧아져
집필 교수는 이름만 걸고… 참여한 교사도 실력 제각각

최근 3년간 교과서를 수정한 사례를 보면 사실관계 오류 등으로 내용을 보완한 경우가 매년 1800여건씩 발생했다. 그 내용을 보면 '어떻게 이런 내용을 틀렸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실관계 등 보완만 매년 1800건

교학사 중학교 사회 교과서는 1987년인 '제9차 개헌 연도'를 1997년이라고 표기하고, 헌법 제1조2항에 나오는 '국민 주권주의'를 헌법 제1조 1항에 나온 것으로 써놓았다.

또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금성)는 '잉글리시호른'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오보에'라고 하거나, '경극은 우아하면서도 슬프고 서정적인 것이 특징, 가부키는 음악이 대체로 화려하고 경쾌하다'고 경극과 가부키를 뒤바꿔 설명하기도 했다. 중학교 역사부도(지학사)는 '대승불교가 석가를 신으로 숭배'한다고 썼다가 "불교는 유일신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불교계의 지적 등으로 수정했다.


	검정 교과서 수정 사례 표
천재교육이 발행한 중학교 사회1 교과서는 싯다르타가 태어난 곳을 '인도 북부의 룸비니'로 썼다가 '네팔의 룸비니'로 고쳤고, 같은 출판사의 고교 기술가정 교과서는 세종대왕의 승하 연도를 1405년, 데일 카네기의 출생·사망 연도를 1835~1919년으로 잘못 썼다가 각각 1450년, 1888~1955년으로 바로잡았다.

디딤돌출판사의 중학교 국어1-1(김)은 '로빈슨 크루소'의 저자를 조너선 스위프트('걸리버 여행기'의 저자)라고 했다가 대니얼 디포로 수정했다. 두산동아의 중학교 미술책은 국보 제98호인 청자상감 모란무늬 항아리를 제96호로 표기했다가 2012년 3월 인쇄 때 바로잡기도 했다. 또 고등학교 미술(천재교육) 교과서는 신윤복의 작품 '미인도'의 크기를 '4.2×45㎝'에서 '113.9×45.6㎝'로 수정했다.

6개월 만에 만드는 교과서

교과서는 정부가 정하는 교육과정을 구현한 학습 교재로 학생들이 공부하는 책인 만큼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이렇게 오류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지적되는 문제는 교과서 제작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정부는 새 교육과정을 발표한 뒤 '교과서 검정 실시 공고'를 내고 출판사들은 그때부터 교과서를 만든다. 공고부터 제출까지 기간은 보통 1년 6개월. 하지만 실제 집필 기간은 1년이 안 된다. 일부 교과서는 6개월 만에 속성으로 만든다. 교과서 개발에 참여했던 한 교사는 "사실 여부를 꼼꼼히 확인할 시간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집필자들의 역량이 부족한 탓도 크다. 교과서는 출판사가 교수 1명을 대표 집필자로 정하고, 제자인 현직 교사나 친분 있는 교수 등으로 팀을 꾸리는 경우가 많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수는 이름만 걸어놓고 집필은 거의 현직 교사들이 한다"며 "교사들의 실력도 제각각이라서 단원별로 난이도나 서술 방식 등이 다르다"고 말했다. 교과서 검정 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국립대 교수는 "앞뒤 연결이 안 되고 잘못된 내용을 실은 교과서가 많아 '이걸 왜 우리가 모두 바로잡아 줘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교과서 검정 기관 관계자는 "교과서를 빨리 만들면서 저렴하고 오류는 없길 바라는데 모든 것을 충족하긴 어렵다"며 "긴 안목으로 교과서 제작 시스템을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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