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훈-인도의 불교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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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불교음악

 

세계의 불교음악 학자들이 인도의 불교음악을 연구하고자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을 거듭하고 있으나, 문헌적 기록과 음악의 실체[]가 부족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인도에서조차 자국의 불교음악에 관한 문헌과 그에 해당하는 근거자료가 없어서, 오히려 중국을 비롯하여 다른 불교권의 나라에서 보유하고 있는 문헌이나 음악을 역으로 추적하여 연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각국으로 전래된 불교음악들도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자국의 불교음악으로 토착화됐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방법도 결코 타당하다고는 할 수 없다. 1장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불전상의 기록을 통하여 단편적이나마 당시의 음악적 상황을 점검해 보는 것이 현재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이미 제1장에서 한역경전을 통해 불보살을 찬탄하고 공양했던 인도의 불교음악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살펴보았다. 부처님 생존시에 범패를 비롯하여 '기악' 등이 존재했던 것을 알 수 있었고, {십송율}(十誦律)을 인용한 "비구여, 발제(跋提)가 범패 소리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라는 기록을 통하여 석존시대에 이미 범패가 불렸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범패뿐만 아니라 기악(伎樂)이 중심을 이루는 총체적 불교음악이 연주됐음을 여러 경전의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었다. 다만 그러한 음악은 현재 인도에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음악의 실체는 알 길이 없다.

이 절에서는 이러한 경전의 기록 중에서 인도의 불교음악에 해당되는 내용을 점검해 보고, 그 음악이 중국으로 전래된 과정을 살펴보겠다.

{수행본기경}(修行本起經){보요경}(普曜經)의 기록에 의하여 석존이 탄생할 때, ()()[]()()() 등으로 연주됐던 음악이 있었음을 알 수 있고, {불설덕광태자경}의 기록에서는 덕광태자를 위하여 궁중에서 아름다운 채녀들이 북을 치고 노래불렀던 음악들이 연주됐음을 알 수 있다.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에서는 출가하려는 태자를 막기 위하여 궁중에서 몇천 명의 관현악기가 연주됐던 기록과 수많은 종류의 악기 이름이 전하고 있다. 그리고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의 기록에는 석존이 열반하신 후 다비식에서 불렸던 '가패'(歌唄)와 석존의 공덕을 찬탄했던 음악들에 관한 내용이 있다. 그리고 {장아함경} {증일아함경} {마하승기율}(摩訶僧祇律) 등에는 부처님께서 수도승들에게 기악을 금하라고 말하는 내용이 있는데, 그 기록 속에 당시 인도의 세속적인 음악[伎樂]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어 간접적이나마 인도의 세속음악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많은 경전에 찬탄공양장엄의식 등에 관한 음악적인 내용을 가진 기록이 보이는데, 대부분 실질적인 음악보다는 불보살의 공덕을 찬탄하고 공양하는 음악들이 소개되어 있다.

불전에는 중국의 고승들이 불법을 배우기 위해서 인도를 비롯하여 서역지방을 여행하면서 보고 들은 내용에 관한 많은 기록이 있는데, 그 속에 음악적인 내용이 기록되어 있어 관심을 끈다. 이러한 기록은 음악의 실체와 연주형태, 그리고 내용에 이르기까지 음악에 관한 실질적이며 직접적인 기록이기에 더욱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의정(義淨635713)이 인도의 남해 제국을 여행하면서 당시에 연주됐던 불교음악에 관한 기록을 남겼는데, 그 내용은 {남해기귀내법전}(南海寄歸內法傳)에 있다. 이 불전에는 불교음악뿐만 아니라 당시 인도에서 있었던 불교계의 중요한 사항들이 기록되어 있어 귀중한 자료로 꼽히고 있다.

의정이 소개한 불교의식과 그에 수반된 음악의 기록을 요약해 보면, "대중들이 탑을 세 번 돌고 향과 꽃을 놓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는 송() 10, 또는 20송을 찬탄하였다. 예불을 할 때 부처님의 상호를 찬탄하는 부분은 곧은 소리로 길게 찬탄하는 것을 함께 하거나, 혹은 10송이나 20송을 하였다. 그리고 패를 할 수 있는 사람에게 150찬과 400찬을 독송하게 했다. 한편으로는 가영을 모아서 관현악기에 맞추어 부르도록 하여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하였고, 춤이 후대에 퍼지도록 하였다"고 한다.

이상의 기록을 통해서 미약하나마 인도의 불교음악에 관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인도의 불교음악에 관해서는 앞으로 문헌이 발견되는 대로 더욱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은 중국의 불교음악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은 불교가 전래되기 이전부터 이미 자국의 찬란한 음악문화가 있었기 때문에, 불교가 전래된 이후에는 더욱 화려하고 풍성한 새로운 불교음악문화가 형성되었다. 다음은 이러한 과정에 의해 탄생한 중국의 불교음악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

 

[박범훈의 불교음악역사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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